2024 고택, 종갓집 활용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된 "옛집, 좋은 날에 만나다" 외국인 전통혼례식에 다녀왔습니다. 논산에서 열심히 일하며 코리안 드림을 꿈꾸는 스리랑카 부부 누완 씨와 수랑지 씨가 명재고택에서 전통혼례를 했는데요. 어떤 모습인지 생생한 현장 속으로 한 걸음 더 들어가 볼까요?

"옛집, 좋은 날에 만나다" 전통혼례식은 우리의례연구소 홍승목 소장님의 집례로 시작했습니다. 구경하러 온 방문객들에게 우리의 전통혼례에 대해 소개도 해주시고, 입담이 좋으셔서 중간중간 혼례식장의 분위기를 띄우는 역할까지 해 주셨습니다.

전통혼례의 첫 순서는 신랑이 신부 집에 기러기를 드리는 "전안례"입니다. 신랑은 기럭아범을 앞세우고 신부 집으로 가는데요. 기럭아범의 인물이 출중해서 하객들은 영화배우 아니냐며 사위 삼고 싶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신랑 누완 씨가 전안상에 놓인 기러기를 향해 큰절을 두 번 하는 모습인데요. 집사 역할을 해주신 양희자, 강정순, 신두경 님 도움 덕분에 한국에 와서 처음 해 보는 큰절을 예행연습도 없이 멋지게 해냈답니다.

두 번째 순서는 촛불을 밝히는 "점촉례"입니다. 옛날에는 혼례식을 저녁에 했기 때문에 촛불을 밝히는 예를 행했다고 하는데요. 낮에 전통혼례식을 거행했지만 옛 풍습을 재현하는 의미를 가졌답니다. 친부모님은 모두 고향에 계시기 때문에 외국인들을 가르치는 교수님들이 스리랑카 부부의 부모님 역할을 해주셨습니다.

▲ 전통혼례식을 위해 입장하는 외국인 신랑과 신부의 모습

본격적인 혼례에 앞서 손을 씻는 "교배례"를 진행했습니다. 신랑과 신부가 손을 씻음으로써 몸과 마음을 청결하게 한 후 인사를 나누는 예입니다. 신부의 손을 닦아주는 집사의 모습에서 마치 친딸을 시집보내는 것 같은 어머니의 다정함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집례의 안내에 따라 "합근례"가 시작되었습니다. 천지신명에게 행복한 부부가 될 것을 맹세하는 "서천지례", 부부가 되어 백년가약을 맹세하는 "서배우례", 남녀로 따로 태어났다가 다시 합해 부부가 되었음을 선언하는 "근배례"까지 엄숙하면서도 흥미로운 전통혼례였습니다.

전안례부터 합근례까지 마친 후에 외국인 부부의 전통혼례를 축하하는 자리가 마련되었습니다. 집례를 맡은 홍승모 소장님은 축하공연이 다채롭게 준비되어 있어서 신랑과 신부가 서있기 힘들 거라며 의자에 앉도록 했는데요. 전통만을 고집하지 않고 외국인 부부를 배려하는 마음이 고마웠습니다.

▲ 전통혼례의 흥을 돋우는 사물놀이 공연

<큰댁어울국악단>의 축하공연은 언제 봐도 신명 납니다. 우리나라의 전통 정악인 '영산회상 유초신지곡', 국악가요 '선녀와 나무꾼', '열두 달이 다 좋아'가 이어지는 동안 혼례식장은 분위기가 한층 달아올랐는데요.

옛날 혼례식에서는 불가능했을 신랑과 신부의 사랑스러운 춤사위도 펼쳐졌답니다. 고향 스리랑카를 떠나 논산까지 일하러 온 아내의 수고를 위로하는 듯 신랑 누완 씨는 잡은 손을 놓지 않고 함께 춤을 췄습니다.

혼례가 끝나고 하객의 축하를 받으며 행진하는 신랑과 신부의 모습니다. 스리랑카 친구들과 명재고택을 찾은 방문객들이 찹쌀과 붉은 팥을 뿌리며 행복을 기원해 줬습니다. 찰떡처럼 금실 좋게, 팥처럼 활기 넘치게 논산에서 행복한 가정을 꾸렸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명재고택 본채로 옮겨 "폐백례"를 진행했습니다. 친부모님이 계셨다면 정말 좋았을 텐데요. 부모 역할을 해주신 교수님들이 덕담도 해주시고 대추와 밤도 던져 주셨습니다. 외국인 부부의 2024년 소망은 아이를 갖는 것이라고 하니 그 꿈이 머지않아 이루어질 것 같습니다.

논산에는 유학생, 결혼이민자, 외국인 근로자 등이 많은 외국인들이 논산시민들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논산시와 국가유산청, 충청남도, 명재고택이 마련해 준 "옛집, 좋은 날에 만나다" 전통혼례식을 통해 외국인과 논산시민이 서로 소통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충청도를 대표하는 종갓집 명재고택에서는 "옛집, 좋은 날에 만나다" 외에도 1박 2일 체험 프로그램 "옛집, 선비의 하루를 보내다(4월~11월)", 한복 패션쇼 "월하: 달빛 아래 산책( 9월 7일(토) 19:00)", 국가유산과 관광자원을 활용한 코레일 여행 프로그램 "옛집, 매력에 취하다(5월~10월)" 등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행사 일정을 참고하여 충청도 선비의 생활을 엿보는 시간을 가져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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