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카나의 새벽을 무대에 올린 오페라의 제왕, 푸치니를 책으로 만나다
한낮 기온이 35도를 넘나드는 8월입니다.
이렇게 더운 날에는 시원한 곳에서 책 읽기만큼 좋은 것이 없지요.
보통은 집에서 책을 읽다가,
한 번은 무악재역 바로 앞에 시니어 카페가 새로 생겼기에 책을 들고 나가서 2시간 정도 읽고 왔는데,
조용하고 시원한 공간에서 원목테이블에 앉아 책 읽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서너 번 정도 그렇게 카페에서 읽은 책이 유윤종의 <푸치니>입니다.
20여 년 전 1월, 이탈리아를 여행했던 기억이 새롭게 떠올랐습니다.
아말피해변, 베네치아, 로마, 피렌체 등 이탈리아의 여러 곳이 기억에 남아 있는데
그중에서 두오모 성당 앞에서 건축물의 아름다움에 오래도록 마음이 닿았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그 두오모 성당에서 오페라의 거장인 푸치니의 장례식이 치러졌다는 것을 책을 통해 알게 되었지요.
유윤종의 푸치니를 통해 그의 생애와 음악에 대한 열정, 그의 삶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그가 무대에 올린 역작들
<빌리> <에드가> <마농 레스토> <라 보엠> <토스카> <나비부인>에 대하여 그동안 알고 있었던 것은 조족지혈이었답니다.
문화전문기자가 쓴 글이어서 매끄럽게 읽혔고 이해하기도 편했어요.
푸치니의 발자취를 찾아 이탈리아를 여행하며 책을 쓸 수 있는 것도 문화전문기자가 누릴 수 있는 행복이었겠지요?
푸치니의 출생, 그가 살았던 아름다운 이탈리아의 마을과 호수, 음악원 입학과 작곡가로서의 삶,
수많은 오페라 걸작들, 일찍 미망인이 되었으나 아들의 교육에 헌신적인 뒷바라지를 해온 열정과 헌신의 어머니,
동급생의 아내였던 엘비라와의 굴곡 많은 결혼생활 등 그의 삶을 읽으면서 참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한 사람의 일생은 그 자체가 역사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릴 때부터 담배를 손에 댔던 푸치니가 10대에 교회의 오르간을 연주하며
파이플를 떼어 담배를 샀다는 부분은 매우 푸치니다운 행동었지요.
<마농 레스코> <라 보엠> <토스카>의 대성공으로 엄청난 부를 이루고 자동차를 사들이고 보트를 즐긴 푸치니는 감각 있고
세련미가 돋보이는 멋있는 남자였지요. 그래서인지 그는 여성 편력도 심했다고 해요.
함께 살면서도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법적인 아내가 될 수 있었던 아내 엘비라의
시기심과 질투는 자신을 얼마나 힘들게 했고 또한 슬픔에 잠기게 했을까요.
엘비라의 의심으로 인하여 결국 목숨을 잃게 되는 하녀 ‘도리아 만프레디’이야기는 뜨거운 여름날, 저를 매우 슬픔에 젖게 했습니다.
엘비라의 끝없는 의심을 받고 그녀에게 맞아서 내쫒긴 도리아.
푸치니는 견딜 수 없어 집을 나가고 도리아는 자신의 결백을 편지에 남기고 약을 먹고 닷새동안 고통 속에서 죽어간 과정을 그려보았습니다.
그래도 한 가지 마음의 위안이 된 것은 도리아가 훗날 풋치니의 오페라 속으로 돌아왔다는 것입니다.
새벽을 사랑한 푸치니. 그렇기에 많은 작품의 배경이 새벽이라고 하지요.
지금은 여행지에서의 기억이 희미해졌지만 20년 전에 여행했을 때 민박집에서 새벽산책을 하면서 느꼈던 행복감은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그때 푸치니에 대한 책을 읽고 갔었더라면 더 의미있는 여행이 되었을 것이란 아쉬움이 남습니다.
올해는 푸치니가 세상을 떠난 지 100년째 되는 해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를 기리는 오페라를 여러 곳에서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9월에는 <토스카>, 11월에 <라 보엠>, <푸란도트>, 12월엔 <서부의 아가씨>를 준비하고 있다하니
그중에서 한 편의 오페라를 꼭 보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음악을 사랑하는 분들, 오페라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께 <푸치니>를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그의 발자취를 따라 책으로 이탈리아 여행을 떠나보세요.
<사진, 글 : 서대문구 블로그 서포터즈 '유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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