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문턱

솔향과 잣나무 산림욕의 콜라보

충남 천안시 동남구 안서동 171-3


▲ 천안시 안서동 태조산 잣나무 숲의 산림욕장.

세월 앞에 장사가 없듯 폭염경보는 이제 주의보로 떨어지고 얼마 지나지 않으면 여름이 그렇게 더웠냐는 듯 선선한 가을날이 찾아오고 정열의 여름을 회상하게 될 것입니다. 가을의 문턱에서 천안 태조산 왕자봉의 잣나무 숲에서 뿜어나오는 피톤치드로 즐기는 힐링을 소개합니다.

▲ 천안시 안서동 태조산의 왕자봉.

태조산은 해발 421m로 그다지 높지 않지만, 시민들의 각별한 사랑을 받는 천안의 진산입니다. 고려의 태조 왕건과 연관이 깊어 이름조차 그의 왕명을 붙였습니다. 태조 왕건은 서기 930년 이곳에 올라 지세를 살피고 천안대안(天下大安)의 뜻을 이룰 수 있도록 천안도독부를 설치하고 후삼국 통일의 전진기지로 삼았다고 합니다.

▲ 소나무로 덮인 천안시 안서동 태조산 등산로.

그런데 역사적으로 지명에 편안할 안(安)자가 들어가는 것을 그리 좋다고만 할 수는 없습니다. 군사적 반란이나 외세를 방어하기 위해 세우거나 점령지에 군사와 행정의 복합체로 조성한 도시이기 때문입니다. 천안은 충북 청주의 동쪽과 충남 예산과 전북 익산의 서쪽, 충남 공주의 남쪽, 경기 안성의 북쪽 등 한반도 중부권 동서남북 모두 지역을 평정하기 위한 군사도시(도독부)였다가 오랫동안 풍수해 등 자연재해를 입지 않는 지역에서 지명이 굳어 하늘아래 편안한 지역 천안(天安)의 역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 천안시 안서동 태조산 등산로 2. 산책로처럼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태조산 등산로는 각원사, 태조산공원, 청명사 등 여러 곳에서 오를 수 있지만 오늘은 각원사 주차장에서 오솔길을 오르는 코스를 선택했습니다. 무료 주차장인데다 사람이 많지 않아 한적한 산행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 천안시 안서동 태조산 주차장 인근 호수의 나무데크 둘레길.

연일 폭염이 이어지다 전날 소나기 한줄기를 시원하게 쏟아 부은터라 숲 속은 생각보다 청량감이 좋있습니다. 나뭇잎 사이로 촉촉함을 머금은 산바람이 얼굴을 부드럽게 감싸안아 산행을 하기에 더욱 좋았습니다. 나무 그늘에서 새파란 하늘이 계속 보여 기분이 정말 좋았습니다. 수령이 오래된 소나무가 우거진 숲에서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올때면 향긋하고 은은한 솔향이 등산객의 기분을 좋아지게 합니다. 특히 왕자봉 근처의 잣나무 숲은 피톤치드를 한껏 머금은 숲향기를 즐기기에 그만입니다.

▲ 천안시 안서동 태조산 등산로 풍경 3.

이곳에는 산림욕을 즐길 수 있도록 나무로 만든 안락의자가 여러 곳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거추장스러운 배낭과 등산화를 벗고 산림욕을 즐기는 이가 많습니다. 한 시간여 빠르게 비탈진 산을 올라 적당히 땀이 빼고 숨이 차올 때 잣나무 산림욕은 힐링 성지 태조산의 진가를 높여줍니다. 잠시 의자에 앉아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스르륵 낮잠에 빠져들기도 합니다.

▲ 천안시 안서동 태조산 잣나무 숲에서 산림욕을 즐기는 시민들.

왕자봉에서는 한눈에 펼쳐지는 천안시 동남구 안서동과 도심 풍광도 정말 멋집니다. 저 멀리 아산시로 펼쳐지는 산들의 연속은 마치 국토의 들숨과 날숨처럼 연속성을 보여줍니다. 뻥 뚫린 시야가 천안 시내를 관통하니 그 모습에 속이 다 시원해지는 풍경입니다. 400여m의 높지 않은 산이 이렇게 멋지고 탁 트인 풍경에 한동안 멍하니 바라봅니다. 언제봐도 훌륭한 경치를 선사하는 자리입니다. 이처럼 가벼운 산책로이면서 힘든 계단과 오르막도 있고 휴식처가 많은 태조산은 어느 코스를 이용해도 2~3시간이면 충분하니, 마치 동네 산책을 하는 듯합니다.

▲ 천안시 안서동 태조사 왕자봉에서 바라본 천안시가지.

하산은 각원사로 했는데요, 왕자봉에서 각원사로 향하는 길의 자연 암석에 관세음보살 마애불 부조가 눈길을 끕니다. 이 마애불은 각원사가 1990년 조성한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오래된 것은 아니지만, 태조산의 정기를 받는 기도처로 많은 이들의 소원이 기원 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면 역사적으로 문화유산이 될 것 같습니다.

▲ 천안시 안서동 태조산의 관세음보상 마애불.

마애불 양편에는 관세음보살을 모시는 보살과 마치 절간의 칠성각처럼 산신을 모시는 자그마한 감실도 있습니다. 주변 바위에서 샘물이 솟아나지만 많은 사람이 방문하다 보니 식수로는 사용하지 못합니다. 마애불에서 각원사 사이에는 석탑과 돌탑도 여러 곳 보입니다. 등산로는 정비가 잘되어 있어 마치 산책로처럼 편안합니다.

▲ 천안시 안서동 태조산의 관세음보상 마애불과 보살.

▲ 천안시 안서동 태조산의 산신지위.

▲ 천안시 안사동 태조산 마애불 인근의 암반샘.

각원사는 동양 최대 청동좌불로 명성이 높았던 곳입니다. 지금도 여전히 거대한 청동좌불상이 인자한 미소로 방문객을 맞아 줍니다. 하산길에 우렁차게 울어 젖히는 매미 소리가 파란 여름 하늘과 멋지게 어울리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정열의 여름은 완숙의 가을에 자리를 내줄 것입니다. 세월에 장사가 있나요.

▲ 천안시 안서동 태조산 각원사 청동대불.

▲ 천안시 안서동 태조산 각원사 대웅보전.

폭염경보는 주의보로 떨어졌는데요, 이른 아침이나 느긋한 오후 가볍게 올라 탁 트인 천안의 도심을 전망할 수 있는 태조산에서 향긋한 솔 내음과 피톤치드 가득한 잣나무 형을 느껴보세요, 한여름 지친 심신을 힐링하기에 그만입니다. 가을의 길목에서 태조산으로 오세요.

태조산

충남 천안시 동남구 안서동 171-3

○ 주차장 : 무료

○ 입장료 : 무료

○ 취재일 : 촬영 2024년 8월 17일, 원고취재 2024년 8월 23일

※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 장군바라기님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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