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울산박물관의 상설 전시실인 역사실을 방문했습니다. 울산박물관은 울산 시민뿐만 아니라 방문객들에게도 도시의 정체성을 깊이 탐구할 기회를 제공하며, 울산의 역사와 문화를 압축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입니다.

이곳은 단순히 유물을 보관하고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울산이 걸어온 시간과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통해 도시의 가치를 재발견하게 하는 곳으로, 한 도시의 품격을 높이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역사실은 선사시대부터 근현대까지의 울산 역사와 문화를 주제별로 구성한 공간으로, 그 안에 담긴 풍부한 이야기를 통해 울산이 걸어온 발자취를 생생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전시실은 울산박물관 2층에 위치하고 있으며,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습니다.

역사실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전시 공간의 정교한 구성과 스토리라인이었습니다.

울산의 선사시대 문화를 시작으로 삼한시대, 삼국시대, 통일신라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 근현대를 거쳐 오늘날에 이르는 전시 구성이 자연스럽게 이어져 있어, 관람객은 마치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선사시대 전시에서는 반구대 암각화 모형과 황성동 유적에서 출토된 골촉 박힌 고래뼈가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반구대 암각화는 울산이 인류 최초의 고래잡이 기록을 간직한 도시임을 알려주는 대표적인 유물로, 선사시대 울산의 해양문화를 상징하는 중요한 유산이었습니다.

특히 뼈로 만든 작살이 박힌 채 발견된 고래뼈는 당시 사람들의 생활상을 생생히 보여주는 자료로서 그 가치를 더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유물들은 울산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발전해 온 도시라는 점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삼국시대와 통일신라시대 전시 공간에서는 울산의 전략적 중요성과 불교문화의 발전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통일신라시대의 대표적인 유물인 태화사지 십이지상 사리탑은 단연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 보물 제441호로 지정된 석종형 사리탑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섬세하게 조각된 십이지신상이 당시 사람들의 종교적 세계관과 예술적 감각을 잘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삼국시대 울산의 방어 유산을 상징하는 갑옷과 불교 유물들은 울산이 당시 중요한 전략적 거점이었음을 느끼게 했습니다.

이와 함께 영축사지에서 출토된 청동 향로는 당시 불교 의식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유물로, 신앙과 예술이 결합된 뛰어난 작품이었습니다.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전시 공간에서는 울산이 경제와 문화의 중심지로 자리 잡았던 흔적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조선시대의 행정 중심지로서의 울산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유물로는 울산부선생안이 있었습니다.

이 유형문화재 제18호는 1598년부터 1906년까지 309년 동안 울산에 부임한 수령과 관료들의 이름과 업적을 기록한 자료로, 울산의 행정과 사회적 구조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 외에도 조선시대 울산의 문화적 깊이를 보여주는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어, 이 도시가 단순히 행정적 역할뿐 아니라 문화와 예술의 중심지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근현대 울산 전시 공간에서는 울산이 산업화의 중심지로 도약한 과정을 생생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 속에서 울산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보여주는 다양한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특히 1962년 울산공업지구 출범 이전까지의 변화를 담은 자료들은 오늘날 울산의 정체성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과거 농업과 어업 중심의 지역에서 대한민국의 경제적 중심지로 성장해 온 울산의 변화와 발전 과정을 통해 이 도시의 잠재력과 비전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역사실은 단순히 유물 전시를 넘어 울산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통로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반구대 암각화 모형, 황성동 유적의 고래뼈, 태화사지 십이지상 사리탑, 장식 간돌검, 울산부선생안 같은 주요 유물들을 감상하며, 울산이라는 도시가 가진 역사적 깊이와 문화적 다양성을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울산박물관은 누구나 쉽게 방문할 수 있는 열린 문화공간으로, 관람료가 무료인 점도 큰 매력입니다.

방문객들은 도슨트 전시해설 서비스를 통해 전시 유물과 배경에 대한 깊이 있는 설명을 들을 수 있었으며, 저 역시 이 서비스를 통해 유물 하나하나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으며 더 풍부한 관람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도슨트 해설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되며, 단체 관람의 경우 사전 예약을 통해 더 체계적인 해설을 들을 수 있습니다.

울산박물관의 역사실은 단순히 과거를 돌아보는 장소가 아니라, 울산이 가진 역사적 자산을 통해 오늘날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고 미래를 상상하게 만드는 공간이었습니다.

울산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울산박물관 역사실을 꼭 방문해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울산의 숨겨진 매력을 발견하고, 이 도시가 가진 역사적, 문화적 깊이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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