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곤충은 살아있다

충남 예산군 대흥면 상중리 470-1


▲ 공존의 법칙

봉수산(鳳首山)은 예산의 대흥면과 광시면, 홍성군 금마면에 걸쳐있는 산으로 예산의 명산이다. 산에 인접한 봉수산수목원을 찾았을 때 추석을 하루 앞둔 9월 중간의 날씨는 한여름 무더위와 습한 기운으로 후텁지근했다. 그럼에도 연휴를 맞은 사람들이 대부분 가족단위로 방문했는지 수목원 곳곳에서 나타났다. 어디선가 나비 한 마리가 팔랑대며 날아갔다.

▲ 하늘데크로 가는 길

▲ 벚꽃나무길

▲ 등나무터널

주차장에서 봉수산수목원 방문자센터까지 가는 길에는 ‘벚꽃나무길’과 ‘하늘데크가는 길’이 있다. 경사진 길을 오르면서 언뜻 예당호가 보였다. 꽃 지고 이파리가 무성한 등나무터널은 지나갔다 싶으면 또 이어졌다. 올라온 길을 내려다보니 왠지 까마득했다. 날씨가 너무 더워 계단을 오를 땐 숨이 턱에 닿았다. 장미원이 있는 근처에도 한 무리의 사람들이 부채를 부치며 지나갔다. 등나무와 장미꽃이 한창일 때라면 보랏빛 등꽃과 다양한 장미꽃을 봤겠지만 꽃이 없어도 좋았다.

▲ 봉수산수목원 방문자센터

▲ 수석전시관에서

▲ 수석작품들마다 제목과 짧은 글들이 있어요.

무당벌레 세 마리가 건물에 붙어있는 수목원 방문자센터 수석전시관에 들어서자 한 순간에 더위가 싹 가셨다. 게다가 공기청정기까지 가동되는 중이라 무척이나 쾌적했다. 수석 한 작품마다에는 수석의 형상에 적절한 제목이 붙고 짧은 내용이 덧붙여졌다.

▲ 벽을 오르는 사슴벌레

▲ 하늘데크길의 황새탑과 풍경들

▲ 하늘데크길

하늘테크에 오르니 방문자센터건물 옆면에 사슴벌레 두 마리가 천천히 움직이는 것 같았다. . 테크길을 조금 더 걷자 황새둥지탑의 황새 두 마리가 있는 높이 13미터의 조형물이 예산을 상징하듯 서 있다. 황새는 천연기념물 제199호로 환경부에서 지정한 멸종위기종 1급이다. 한때는 환경오염으로 멸종되었던 황새를 시에서 지속적인 방사활동을 통해 점차 개체수를 늘렸다고 한다. 테크길 역시 뜨거운 날씨에 계속 걷는 게 무리여서 다시 왔던 길을 내려와 곤충생태관으로 향했다.

▲ 곤충생태관에서 체험하는 엄마와 아이

▲ 직접 만져볼 수 있어요! 징그럽지만 귀엽기도...:)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수많은 곤충들. 우리가 사는 세상의 곤충은 얼마나 많을까. ‘곤충’이란 머리 가슴 배로 나뉘며 다리는 보통 가슴 부위에 6개 혹은 4개로 전체동물 가운데 4분의 3을 차지한다. 그 수가 많고 지금까지 알려진 종류만 해도 약 100만종이 넘고 알려지지 않은 것도 많다고 하니 도대체 얼마나 많은 걸까. 곤충은 저마다의 독특한 삶을 산다. 땅 속이나 물속에 살기도 하며 어떤 것은 날아다닌다. 사람들은 곤충과 관계를 맺고 살면서 해충과 익충으로 구분한다. 하지만 곤충은 그저 자기가 살던 대로 살아갈 뿐이다.

- 꿀벌이 사라지면 인류도 4년 내 멸망한다. (알버트 아인슈타인)

- 세계 식량의 63%는 꿀벌의 수분으로 열매를 맺는다. (유엔식량농업기구)

- 2050년 지구인구는 90억 명을 넘을 전망이고 이들의 생존을 위해서는 지금의 2배가 되는 식량이 필요하다. 인류가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식량 생산량은 한계에 이르고 있다.(UN)

곤충생태관에서 만난 위의 글은 작지만 무한한 곤충의 위력을 깨닫게 한다. 우리가 계절마다 먹는 온갖 과일과 채소들이 꿀벌의 움직임으로 열매를 맺는 다는 걸 새삼 환기시키고, 곤충들이 지닌 무한한 능력과 그것을 활용한 미래의 가치탐구가 얼마나 필요하고 절실한지를 알려준다. 생태관에는 실제 살아있는 벌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고 ‘밀웜’이라는 곤충의 애벌레를 만져볼 수 있다. 거뭇거뭇한 벌레가 꾸물꾸물 움직이는 게 처음엔 징그러웠는데 이게 먼 미래의 식량이 된다고 생각하니 왠지 소중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런 체험을 통해 벌레가 징그럽다는 인식의 틀이 벗겨지는 계기가 됐다.

▲ 하늘빛이 찬란하게 비치는 가운데 하늘로 이어질 것 같은 하늘데크길

‘곤충에서 찾은 미래기술’ 과 ‘곤충이 멸종되면’ 어떻게 되는지 구체적인 내용과 도표 등은 자세히 설명이 되어 있다. 유아나 어린아이들이 직접 체험하고 학습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곤충이 우리에게 어떤 존재인지를 인식할 것 같다. 곤충들이 사람들과 오랫동안 관계를 맺고 지속적인 공존을 하기 위해서 지금 우리는 어떤 것을 해야 할까. 당장에 1회용품 덜 쓰기를 해보는 것으로도 실천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

▲ 양산을 쓰고 수목원을 탐방하는 사람들

▲ 제 도끼는 쇠도끼입니다!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 수목원에 오를 때 지나쳤던 ‘금도끼 은도끼’ 설치물 앞에 잠시 섰다. 은도끼 금도끼를 들고 나타난 산신령에게 나무꾼은 강물에 빠진 자신의 도끼는 쇠도끼라고 정직하게 말해서, 결국은 그 마음을 알아본 산신령이 은도끼 금도끼 모두를 주었다는 전래동화가 표현된 조형물이다. 예당호가 내려다보이는 풍경이 뒤에 있으니 조형물이 더 그럴 듯 하다. 곤충과 사람의 공존을 위해서는 은도끼 금도끼에 욕심을 부리지 않았던 나무꾼의 미덕이 필요하다. 아직 곤충은 살아있다.

봉수산수목원

○ 하절기(3~10월) 09:00 ~ 18:00

○ 동절기(11~2월) 09:00 ~ 17:00

○ 휴관일 연중무휴

○ 입장료 무료

○ 041-339-8936/7

* 취재일 9월16일(월) 오후 1시30분

※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 황토님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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