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본도서관 시니어 문학강좌 "나도 시니어작가"

6월 18일에 발을 뗀 산본도서관 문화강좌 이름입니다. 3개 파트로 진행하는데 주 1회씩 총 24주에 걸친 장기 프로그램으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타이틀만으로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구성입니다. 1부에서 자신의 글을 쓰고, 2부에서 작가가 쓴 책을 바라보는 시간을 갖고, 마지막 3부에서 자서전을 쓴다는 플롯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내 글을 쓰고, 남의 글을 읽고, 내 글을 완성한다는 흐름이니 말입니다.

산본도서관에서 주관하는 이 프로그램은 상주작가 지원사업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하는 이 사업은 문학관, 도서관, 서점 등의 문학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시설에서 상주작가를 채용하여 그걸 통해 지역주민에게 문학 프로그램 향유의 기회를 확대하고, 문인들에게는 안정적인 창작 여건을 제공한다는 취지의 사업입니다. 산본도서관에서는 오은희 작가를 선정하여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잠깐 오은희 작가에 대해 알아봅니다. 오은희 작가는, 2009년 평화신문 신춘문예에서 ｢아버지의 섬에서 길찾기를 종료하다｣를 통해 등단한 후 꾸준히 소설집을 내며 작품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현재는 군포를 중심으로 경기도 내 여러 도서관, 문학관에서 독서 및 글쓰기 강의를 병행하고 있는데요. 지난 2022년에는 ｢군포 예술｣ 편집위원을 역임했고 현재는 (사)한국문인협회 군포시지부장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문외한이 보기에도 찰떡궁합인 산본도서관과 오은희 작가의 앙상블이 빚어낸 프로그램이 바로 앞서 말씀드렸던 “나도 시니어 작가”입니다.

7월 16일, 취재차 들른 산본도서관은, 항상 그러하듯 정갈한 모습으로 시민들과 소통하고 있었습니다. 조금 일찍 갔는데 강의실이 아직 개방되어 있지 않아서 여유롭게 도서관을 둘러보았습니다. 지하 카페에서 커피 한 잔 마시고 올라갔는데 그 사이 강의실이 꽉 차 있더군요. 원래의 취재 계획은, 뒷자리에서 강의 분위기만 살짝 엿보고 수업에 방해되지 않게 물러서 나오는 거였는데 열여섯 분이 이미 정자세로 수업할 자세를 갖춘 터여서 빈자리가 없었습니다. 강사님이 친절하게도 앞자리로 안내하며 “함께 수업받으세요” 하셨습니다. 하여 강사님 바로 코앞에서 한 시간 동안 수업을 참관하게 되었습니다.

강의실은 전자칠판을 갖춘 초현대식이어서 강사와 수강생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환경이었습니다. 수업은 기성작가의 작품에서 발췌한 단문을 읽고 짧은 글의 배경과 의미에 대한 각자의 해석을 나누면서 시작되었습니다. 발췌해 온 단문의 다양함에서 강사님의 준비성이 느껴졌고, 한 꼭지씩 따라 읽으며 자신의 해석을 진지하게 발표하는 수강생들의 몰입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발표가 막히면 부드럽게 순서를 넘기고 편하게 대화를 끌어내는 스킬로 시니어 수강생들을 배려하는 강사님의 모습이 퍽 인상적이었습니다. 당일 수업은 5회차로, 자기 주변 인물에 대해 표현해 보는 시간이라고 들었는데 아쉽게도 참관을 끝까지 함께하지 못해 수강생들의 글솜씨는 감상하지 못했습니다.

본래 이 사업은 작가의 꿈을 가진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3개 파트의 프로그램이고, 각각의 파트는 독립된 프로그램으로 매 파트마다 수강생을 따로 모집한다고 합니다. 취재를 마치고 기자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1부의 수강생들이 끝까지 이어갈 확률이 매우 높지 않을까 하는 생각. 글에 대한 열정이 느껴지는 수강생들의 모습과 강사의 전문성과 프로그램 구성의 탄탄함 때문입니다. 기회가 닿으면 후속 취재를 통해 확인해 보고자 합니다. 연말에 수강생 모두의 손에 자서전 한 권씩 들려 있는 모습을 그리며 취재를 마칩니다.

*본 게시글은 군포시 블로그 기자단이 작성한 글로, 군포시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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