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 가족과 함께

미륵산 봄 산행 어떠세요?

노령산맥의 지맥에 자리 잡은 미륵산은 해발 430.2m에 불과한 낮은 산이지만 익산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주변에 심곡사, 사자사, 태봉사를 비롯한 사찰과 국립익산박물관과 백제의 미륵사지가 자리하고 있어 등산을 겸한 나들이 장소로 익산시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는 산입니다.

모처럼의 봄 산행을 준비하며 기대와 설렘이 가슴 가득합니다. 봄기운이 완연한 이때, 미륵사지에서 바라보는 미륵산의 모습은 마치 한 폭의 동양화와 같이 포근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합니다.

미륵산의 공식적인 등산 코스는 A부터 J까지 총 10개 코스의 등산로가 있는데요, 그중에서 시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코스는 A, B, C 코스입니다. 오늘 등산할 C 코스를 제외하고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A코스 (전북과학고등학교 출발)

기양저수지 다음으로 많이 오르는 코스로 전북과학고등학교(익산시 금마면 용순리 산 139-5)에서 시작하며 1,900m의 비교적 짧은 거리로 계단이 많은 특징이 있습니다. 계단이 너무 많아 좀 지겹다고 느끼시는 분들도 있지만 서두르지 않고 쉬엄쉬엄 오른다면 안전한 산행을 하실 수 있고 주차여건도 좋은 편입니다.


🌱 B코스(미륵사지 출발)

국립익산박물관 주차장에 주차 후 왼쪽 도로를 따라 올라가는 길인데요, 가는 도중 ‘미륵사지 쉼터’나 ‘화암서원’을 들러 볼 수 있습니다. 공식적으로는 거리가 3,100m로 가장 멀지만 ‘냉정약수터’ 주차장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1,200m 정도의 거리를 단축할 수 있습니다. 이 코스는 돌출 암반이 많아 어린이와 초심자보다는 어느 정도 등산에 익숙하신 분에게 추천드립니다.

A코스, B코스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마치고 기양저수지 출발점인 C 코스에서 오늘 산행을 시작할까 합니다.


C 코스는 가장 선호하는 코스로 미륵산주차장(전북특별자치도 익산시 금마면 기양제길 6)에서 출발하는 데 주말을 맞아 봄 산행을 즐기시는 분들이 많았는데요, 기온이 오르며 두툼한 옷을 벗어던지고 비교적 가벼운 차림으로 오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일찍 산행을 시작하신 분들이 많아 주차장은 이미 만차가 되어 인근 도로변까지 주차가 되어있어 인기 있는 산행코스임을 알 수 있습니다.

쉽게 오르기 쉬운 산일 수록 준비를 소홀하기 쉬운데요, 등산 시에는 사소하지만 지켜야 할 안전 수칙들이 있습니다. 특히 운동화는 경사지에서 미끄러지기 쉬워 낙상의 위험이 있어 가급적 등산화를 착용하고, 갈증에 대비해 물도 반드시 챙겨가야 하겠습니다.

등산 시작점은 주차장 바로 옆에서 시작되는데요. 초입부터 평지를 걷는 정도의 등산로가 약 2km 정도 이어지는데 야자 매트가 깔려있어 사뿐사뿐 가볍게 걸을 수 있을 정도의 평탄한 길이 이어집니다.

기양저수지에서 출발하는 길은 미륵산 둘레길 제2코스(산들길)의 시작점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걷기에 무리가 없는 코스입니다. 산에 오르면서 만난 몇 분께 가볍게 오르지 좋은 코스 추천을 부탁했더니 이구동성 기양저수지 코스를 추천해 주시네요.

등산로 초입에서 얼마 안 가 좌측에 세종대왕의 제1빈인 진주강씨의 묘역이 나오는데 안내문을 자세히 읽어보니 아들 화의군이 단종복위에 가담한 죄로 금산으로 유배되었다가 아들이 사약을 받고 숨지자 같은 날 자진했다는 가슴 아픈 사연이 숨어있네요.

기양저수지로부터 약 1.3km 지점에 이르러서 둘레길과 마주하게 됩니다. 미륵산 정상보다는 가볍게 산책 삼아 걸으실 분들은 미륵사지까지 가거나 더 욕심을 내 대나무 숲으로 유명한 구룡마을까지 걸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미륵산 정상을 향해가는 유치원생도 아빠와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며 걷는 모습이 정겹게 다가옵니다.

갈림길에서 100여 미터 정도 더 올라가면 죽청마을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순례길로 이어지게 됩니다.

바위를 절단하려고 했었는지 홈이 파여있는 큰 바위를 만나면서부터 경사가 약간 심해지게 됩니다. 하지만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오른다면 초심자도 큰 어려움 없이 오를 수 있습니다.

경사가 심하지 않은 대신 멋진 뷰가 있는 곳은 많지 않습니다만 정상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나무 사이로 경치를 선물하듯 잠시 숨을 돌릴 수 있는 바위가 나옵니다. 이쯤에서 마시는 물맛은 그 어느 맛과 비교할 수 없는 시원함을 선사합니다.

미륵산을 오르며 두어 번 숨을 고른 것 외에 특별히 자리에 앉아 쉬지 않고 올라왔습니다. 파란 하늘이 보이는 것이 거의 다 온 듯합니다. 생각보다 쉽게 올라온 것 같습니다.

미륵산성의 흔적 중 일부인 치성을 지나면 바로 정상에 이릅니다.

주말을 맞아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산행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날씨입니다. 햇볕도 좋고 날씨가 따뜻해 벤치에 앉아 간단한 과일이나 간식을 먹으면서 담소를 즐기는 모습에서 여유가 느껴집니다.

혼자 오신 분들도 많이 계셨는데요. 나 홀로 등산객인 젊으신 분도 셀카 인증샷을 남기며 소중한 추억을 남기는 모습도 멋지네요.

황사로 하늘이 선명하진 않지만, 북쪽으로는 낭산 채석장 넘어 멀리 계룡산과 대둔산까지 조망됩니다.

서쪽으로 군산 앞바다까지 보이지만 오늘은 아쉽게도 보이지 않습니다. 미륵산은 명실상부 익산의 명산으로 시내와 거리가 가깝고 산도 크게 높지 않으면서 코스가 다양해 많은 시민이 산을 찾아오시는 것 같습니다.

정상부에서 약수터와 심곡사, 아리랑고개로 넘어가는 또 다른 길이 있어 드문드문 올라오시는 분들이 계시지만 기양저수지 코스로 올라오시는 등산객이 많았습니다.

이제 다시 하산해야겠죠. 많은 분이 반려견과 함께 오시는 것 같습니다. 종종걸음으로 앞장서다 주인이 올라오기를 기다리는 반려견의 모습도 귀엽기만 합니다. 하지만 목줄 착용은 필수인 거 아시죠?

하산길, 경사가 심해지는 지점에서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 가족을 만났는데요, 연세를 물었더니 83세 되셨다고 합니다. 걱정스러운 마음에 “어르신 가실 수 있겠습니까?” 하고 물었더니 전에 미륵산을 자주 오르셔서 천천히 갈 수 있다며 V자 포즈로 활짝 웃어주시네요. 오래도록 건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휴일을 맞아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연령대의 등산객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산행을 마친 후 등산로 입구에서 200m가량 떨어진 마을로 들어가는 길옆에 있는 기양저수지를 찾아보는 것으로 산행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미륵산은 코스에 상관없이 2시간 이내로 다녀올 수 있는 산입니다. 봄을 맞아 일상에 지친 심신을 힐링하며 재충전의 시간을 갖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산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번 주말은 가족과 함께 미륵산 등산을 해보시는 것은 어떠신가요?



글, 사진=백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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