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산마을에서 만난 탐진안씨 종택에서 7월을 만났습니다.

의령군블로그기자 조윤희

지난달 부모님과 함께 안호상 생가인 줄 알고 들렀었던 대종가를 한 달이 지난 뒤에 찾았네요. 그때만 해도 아직 꽃이 피지 않았었는데 이번에 도착하니 원추리들이 예쁘게 펴서 맞아주더군요.

부림면 입산 마을에 도착하면 눈에 띄는 것들은 한옥이 많다는 점과 그 규모가 모두 상당하다는 점 그리고 고택들이 가까이 있어서 집 하나 건너 또 다른 볼거리가 가득해서 아이들이 있는 가정은 의령의 역사 여행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오늘의 목적지인 탐진안씨 대종가의 표지석이 길을 안내해 주듯 길모퉁이에 무심히 세워져 있었습니다.

의령 탐진안씨 종택(宜寧 耽津安氏 宗宅)

-주소: 경상남도 의령군 입산로2길 15-5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437호(2008.2.5. 지정)

-대한제국시대의 종택

의령 탐진안씨 종택(宜寧 耽津安氏 宗宅)은 안영제가 1906년에 지은 탐진안씨 헌납공파의 종가로서, 정감 어린 돌담을 낀 골목을 따라 들어가면 언제라도 방문해도 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곳이었답니다.

종택이 있는 부림면 입산 마을은 탐진안씨(耽津安氏) 집성촌으로 1600년대 초. 순흥 안씨 탐진군파 헌납공 안기종(1556~1633)이 입향조랍니다. 안기종의 본관은 탐진, 자는 응회, 호는 지헌(止軒). 어려서부터 기골이 장대하고 힘이 세서 장사라는 칭찬을 들었다지요.

선비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책 읽는 것보다 무술을 연마하는 데 주력했던 안기종은 원래 총명한 기질인 데다 한번 시작하면 그칠 줄 모르는 끈기 때문에 문무를 겸비한 재목으로 성장했다고 해요.

또한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항병을 이끌고 홍의장군 곽재우 휘하로 들어가서 유곡·영천·화왕산성 등지에서 수많은 전공을 세웠던 그가 의령군 부림면 입산 마을에 터를 잡았을 때는 어떤 계기가 있었지 싶네요.

집 내부를 들여다보면 사랑채가 대문채와 안채 사이를 연결하는 것 같으면서도 구별시키는 형식으로 지은 것이 특이하더라고요.

건물의 간격이 넉넉하여 바라보는 데 있어서 갑갑함이 없어 좋더라고요.

정면 6칸, 측면 2칸에 우진각지붕을 얹었고, 좌·우측 툇간과 어칸에 방을 두고, 어칸방 좌우에는 대청마루를 배치한 사랑채는 처음 본 것 같아 한참을 기웃거렸네요.

팔작지붕과 맞배지붕을 혼합한 양식인 우진각지붕을 얹은 사랑채는 사실 6·25전쟁 때 불타 없어진 것을 다시 건립한 것이라죠.

탁 트인 사랑채에서 바라본 앞면 7칸 반이며 홑처마 팔작 기와집인 안채의 모습입니다.

오른쪽부터 부엌 2.5칸, 안방 2칸, 대청 2칸, 작은방 1칸 순으로 배치돼 있으며 전 후퇴가 설치돼 있고, 부엌 뒤쪽에는 작은 찬방이 있고 작은방 앞 툇마루 앞쪽에는 평난간을 설치했으며, 툇마루 아래에 함실아궁이가 있답니다.

높은 기단 위에 막돌 초석을 놓고 기둥을 세워 처마도리와 대들보를 받치고 있는 안채는 전통적인 건축 형식과 근대의 합리성, 효율성이 조화된 건물이며 일제강점기 이전에 경남지방에 있었던 부농 주택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고 해요.

1906년의 시간으로 조심스럽게 발을 들여놓았는데 집안에는 인기척이 없어서 궁금한 것을 질문도 못하고 개인적인 관점으로 바라보고 돌아섰던 것이 많이 아쉽더군요. 벽시계와 양문 냉장고를 보면서 고전소설을 읽다가 현타가 온 것처럼 혼자서 놀랐더랬어요.

잔디가 깔린 바닥에 빗물이 고이지 않게 기왓장을 사용해 물이 내려갈 길을 만든 것을 보면서 지혜로운 장인의 모습도 엿보았고요.

정면 4칸, 옆면 1.5칸의 중사랑채는 안채의 오른쪽에 위치해 있었는데 일제강점기 후반부에 건립된 것으로 추측이 된다고 하네요.

곡간채 역시 기단 위에 지어서 안채와 부엌에서 이동을 용이하게 만든 점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곡간채의 문이 굳게 닫혀 있는 것을 보면서 예전에는 엄청난 양의 곡식들이 우리 민족과 나라를 위해 아낌없이 지원했을거라는 생각에 혼자서 감사의 기도를 드렸네요.

안채의 뒤쪽에 재실처럼 보이는 건물이 있었지만 가까이 다가갈 수 없도록 거미줄이 결계를 쳐 놨더라고요. 그래서 멀리서 창틀만 담아 보았네요.

안채의 벽에 걸린 마늘들이 여인의 머리처럼 길게 드리우고 종택의 구성원처럼 벽면 예술처럼 걸려있길래 담아보았어요. 곳곳에 집을 돌보는 어른의 손길을 엿볼 수 있는 장면 중 제게 감흥이 이는 구역이기도 했답니다.

탐진안씨 종택의 뜨란에는...

입산 마을에 대대로 살고 있는 안씨 종택은 전통적인 상류 주택의 건축 양식을 바탕으로 사용자가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지은 점과 멋진 건축 양식등이 지금의 시간을 살고 있는 사람이 바라봐도 부러울 정도인 고택을 둘러보고 나오는데 대문채로 갈수록 초록 풍경이 저를 이끌더군요.

물까치의 현란한 몸짓도 볼 수 있었던 뜨란에는 여러 가지 과실수와 꽃들이 공간을 채우고 있어서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담아보았네요.

종택의 뜰에서 만날 수 있는 꽃과 꽃말을 알려드릴게요.

1. 루드베키아

원추천인국이라고도 부르며 꽃말은 '영원한 행복'이랍니다. 관상용으로 심어 가꾸며, 꽃은 꽃 차로 활용되기도 하는 루드베키아가 종택 곳곳에서 방글거리는 것이 마치 작은 해바라기를 바라보는 것 같이 다가오더군요.

2. 산수국

'변하기 쉬운 마음'이라는 꽃말을 가진 산수국이 기와 담장과 어우러져 보기가 참 좋더군요. 산골짜기나 돌무더기의 습기가 많은 곳에서 자라는 산수국은 우리나라 중부 이남에서 자라는 낙엽관목으로 1m 내외의 키를 가지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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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풀협죽도

풀협죽도를 여기에서 보다니요. 몇 해 전 우연히 알게 된 풀협죽도는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인데요. 향기가 라일락 같답니다. 꽃이 협죽도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풀협죽도의 꽃말은 '주의, 방심은 금물'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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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능소화

그리움의 대명사가 된 능소화가 담장을 타고 긴 줄기 따라 꽃이 매달려 있더군요. 여름을 향한 길잡이 같은 능소화는 여러 시대에 걸쳐 예술에 흔적을 남겨지기도 하고, 심미적으로 아름다운 식물일 뿐만 아니라 우정과 기쁨이 결합된 우아한 아름다움과 관련된 깊은 상징적 의미도 가지고 있어 사랑을 표현하고 싶을 때 말 대신 선물용으로도 사용되곤 한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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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배롱나무

간지럼나무라고도 불리는 배롱나무에 꽃이 살짝 폈더라고요. 지혈, 대하, 소아의 태독에 효능이 있는 꽃이라 그런지 마침 구름 속에 나온 햇빛에 반짝이는 것이 보석처럼 예쁘게 보여 얼른 담았지요. '부귀'라는 꽃말을 가진 배롱나무가 종택에 있다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럽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뜨란의 구성 식물들도 풍성하더군요.


아이들의 손을 잡고 둘러볼 만한 탐진안씨 종택의 7월은 꽃도 피고 새들도 찾아오며 사람들의 걸음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르신을 만나면 인사도 시키고, 예절을 가르칠 수 있는 곳이기도 하겠기에 소개를 드립니다.

충효의 고장 의령의 가볼 곳 탐진안씨 대종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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