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정부 수립 때 초대 문교부 장관을 역임한 안호상 박사의 생가를 방문하다!

의령군 블로그기자 조윤희

의령 안호상 고택(宜寧 安浩相 古宅)

-주소: 경상남도 의령군 입산로2길 13-6

-문화재자료 제439호(2008년 2월 5일 지정)

자연의 시간을 따르는 사람들의 열심은 계절만큼이나 부지런하여 얼마 전까지만 해도 청보리가 보기 좋다던 밭이있었고 양파가 심긴 밭이었던 곳에 정해진 구역을 따라 물을 대고 모를 심어 논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논을 사이에 둔 도로 위를 삼륜 바이크가 시간과 공간을 가로질러 여름으로 달려가는 것처럼 보여 살갗에 닿는 따가운 햇살을 잠시 잊게 할 정도로 제게는 반갑게 다가와 멀리서 담아보았네요.

의령군 부림면 입산리의 탐진안씨 종택과 안준상 고택, 안호상 고택, 안범준 고택 등 4채가 경상남도 문화재로 지정되었는데 그중 오늘 제가 찾은 곳은 안호상 고택이랍니다.

입산리에 처음 와서 그런지 내비게이션에서 가리키는 안내를 따라 도착해서 본 곳은 제가 둘러보려고 한 안호상 고택이 아니고 대종택이더라고요.

비록 잘못 찾아오긴 했지만 너른 면적에 여러 채의 건물이 들어선 것을 보고는 경남에서도 이만큼의 부를 건물로 그리고 정원으로 보여주는 곳이 있을까 싶을 만큼 감동을 받았네요.

정원에 만개한 분홍낮달맞이꽃이 어찌 그리도 탐스럽던지...

안호상 선생 고택으로...

다음에 기회가 닿으면 찬찬히 돌아보기로 하고 오늘의 목적지인 안호상 선생의 생가를 향해 걸음을 옮겨 봅니다.

담 하나를 사이에 두고 길은 둘러가라 하는 듯 여유 있게 걸음을 이끌더니 '한뫼 안호상 전사 생가 / 초대 문교부 장관'이라는 글을 새긴 안내석 앞에 서게 합니다.

초대 문교부 장관?

고택에 관심이 있어서 찾아왔다가 인물까지 들여다보게 하는 것 같아 순간 가슴이 뜨거워지더군요. 생가에서 뭔가라도 발견할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과 의령에서 귀한 인물이 나셨구나 하는 마음이 저를 채근하였지요.

입구에 다다랐을 때 막 잔디를 깎은 것인지 풀 향이 나더라고요.

나중에서야 마을 아주머니들을 통해 알게 되었는데 마침 오늘이 경상남도 문화재 관리팀에서 풀 베기를 하러 나왔다고 하더라고요. 물론 제가 도착한 시간은 1시 조금 지나 그분들이 일을 하고 난 뒤여서 깨끗이 정리된 뒤였고요.

안호상(安浩相) 선생

-1902년 1월 23일 ~ 1999년 2월 21일

-민족사학자, 철학자, 저술가, 대종교인, 정치가

-대한민국 초대 문교부 장관

본관은 탐진(耽津), 호는 한뫼인 안호상 선생은 경상남도 의령군 부림면 입산리에서 안석제(安奭濟)와 김야동 부부의 독자로 태어나 어려서부터 한학을 수학했고, 집안 어른인 홍문각 교리를 역임한 항일운동가 안효제(安孝濟)와 독립운동가이자 실업가인 안희제(安熙濟)의 뜻에 따라 신학문의 길을 걸으셨다고 해요.

대한민국 문교부 장관 직무대리(1948년 7월 17일 ~ 1948년 8월 3일), 대한민국 문교부 장관 임시 서리(1948년 8월 3일 ~ 1948년 8월 15일), 초대 문교부 장관(1948년 8월 15일 ~ 1950년 5월 3일) 등을 거친 안호상 선생은 1934년 보성전문학교 교수로 재직 중 이광수의 소개로, 문인 모윤숙(毛允淑)과 결혼, 그러나 뒤에 이혼하였다고 알려져 있네요.

1942년 조선어학회 사건에 연루된 바 있으나, 병중(病中) 이어서 체포는 면하였던 선생은 홍익인간의 이념을 근간으로 하는 교육 이념을 토대로 한국 교육의 방향을 설정했으며, 국민교육헌장의 사상을 박종홍과 함께 구축했다지요.

개인의 자유보다 국가 이익을 우선한 안호상은 문교부 초대 장관으로서 민족종교에 근거한 민족국가를 형성하려 했던 그는 대종교 최고지도자인 총전교를 역임해 북한의 대종교인들과 동란 후 최초로 소통을 했고, 단군릉 조성 사업에 큰 역할을 했다고 알려져 있답니다.

1902년 1월 23일에 태어나 1999년 2월 21일에 사망한 안호상 선생의 97년의 시간은 대한민국을 향한 그의 민족주의 사상과 집념의 시간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았습니다. 사회장으로 국립묘지에 안장된 선생의 시절은 비록 지나갔지만 생가에 와서 그를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큰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사랑채 겸 곡간채

조선말큰사전을 편찬한 조선어학회 수난의 주역이신 이우식·이극로·이윤재 선생을 비롯한 서른세 분의 숭고한 얼과 한글 전용을 시행한 한뫼 안호상 박사의 우리말 글 사랑 정신을 기리며, 대한민국 시 낭송 문화의 저변 확대와 역량 있는 시 낭송가를 육성하기 위해, 작년 한글날에 제1회 한뫼 안호상 전국 한글 시 낭송대회를 개최했다는 소식을 윤동주 시낭송대회에 참석했다가 들었던 터라 안호상 선생의 생가에 왔다는 것은 어쩌면 한글을 사랑하는 제게는 당연한 발로가 아닌가 싶어지기도 했고요.

안채 정면 모습: 정면 5간, 측면 1간의 일(一) 자형 건물

경상남도 의령군 부림면 입산리의 탐진안씨 집성 마을에 있는 안호상의 가옥은 일단 첫인상이 참 소탈했습니다. 문화재로 지정받은 주변의 가옥보다는 말이지요.

의령 안호상 고택은 안채, 사랑채 겸 곡간채, 평대문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가운데 1911년에 건립한 안채만이 그 원형을 잘 보존하고 있어 문화재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지요.

안채는 정면 5간, 측면 1간의 일(一) 자형 건물로, 전후좌우에 퇴가 발달한 홑처마 맞배집이랍니다.

안채 뒷 모습

안채를 끼고 건물 뒤쪽으로 오면 숲이 둘러서 있고 넓은 공간이 있었는데 여기도 잔디가 깨끗이 정리되어 있었답니다.

1911년에 지은 안호상 고택은 하얀 집담을 한 조선 후기에서 근대 초기로 이어지는 형식도 얼핏 보이기도 하면서 부자이면서도 절제된 모습을 엿보기도 했네요. 물론 지극히 주관적인 제 생각이지만 말이지요.

안채에서 바라본 대문채

안호상 고택에서 건축사적 가치를 가진 것은 1911년에 건축한 안채뿐이며, 안채를 제외한 아래채, 협문 등은 건축연대가 늦고, 건물 배치 및 외부공간의 구성면에서 볼 때 사랑채와 대문채 및 기타 부속건물은 6.25 전쟁 때 화재로 사라졌다고 하는데, 지금 볼 수 있는 협문과 아래채는 화재 이후 지어진 것이라고 해요.

X자형 평난간

안채는 왼쪽부터 방 1칸, 대청(큰 마루) 2칸, 안방 1칸, 부엌 1칸 순으로 배치되어 있으며 각 방마다 좁은 누마루를 두었는데 특히 왼쪽 작은방 앞의 누마루형 툇마루 앞은 X자형 평난간을 쳐 낙상을 예방한 것처럼 보이더라고요.

누마루란 다락처럼 높게 만든 마루를 말한답니다.

함실아궁이: 부뚜막이 없이 불길이 바로 방을 데울 수 있도록 만든 아궁이

그리고, 평난간을 두른 왼쪽의 좁은 마루 아래에는 함실아궁이 즉, 부뚜막이 없이 불길이 바로 방을 데울 수 있도록 만든 아궁이가 있는데 그을음이 있는 걸로 봐서는 요즘도 사용하는가 싶어지더군요.


안호상 가옥에서 건축사적 가치를 가진 것은 1911년에 건축한 안채를 제외한 아래채, 협문 등은 건축연대가 늦고 학술적 문화재적 가치가 부족하지만, 사면(四面)에 퇴가 발달한 평면구성 및 첨차형 부재를 사용한 견실하고 과시적인 구조 수법, 정면성 강조, 여러 형식을 복합한 창호 형식 등이 특징적인 근대 초기 경남지방 부농 주택인 안호상 고택을 둘러보고 부모님이 기다리고 계시는 곳으로 걸음을 옮기면서 입산리의 목가적인 풍경을 담아봅니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때 초대 문교부 장관을 역임한 안호상 박사의 생가

안호상 고택을 보기 위해 부모님과 동행한 의령 여행은 2024년 6월의 추억이 되어 제 가슴속에서 진동될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문화재로 지정받은 다른 고택도 둘러봐야겠습니다.

더운 날 기운 잃지 마시고 더욱 평안 가운데서 기운차게 걸어가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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