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어지는 낚싯대

물 반 고기 반 탄성 절로

충남 당진시 석문면 장고항리 625-40


▲ 초여름을 맞은 당진시 장고항. 우럭과 노래미 낚시가 한창이다.

얼떨결에 주꾸미 낚시를 따라 나섰다가 배 타는 재미를 들인 초보 낚시꾼이 이번에는 우럭과 노래미 낚시에 도전했습니다. 잔잔한 바다에서 우럭과 노래미가 올라올 때마다 낚싯대가 확 휘어지는 텐션과 릴을 감을 때 느껴지는 그 묵직한 손맛, 주꾸미와는 또 다른 느낌입니다. 가끔 두 마리씩 한꺼번에 올라오면 기쁨은 두 배입니다.

▲ 당진시 장고항 바다낚시에 우럭과 노래미가 한꺼번에 잡혔다.

우럭과 노래미 낚시에 나선 곳은 충남 당진시 장고항. 항구가 전통악기인 장고와 닮아 붙여진 이름의 전형적인 어촌으로 바다 물결이 잔잔하고 우럭 노래미 등 횟감은 물론 주꾸미와 갑오징어가 많이 잡혀 선상낚시 성지로 불립니다. 주차장 등 편의시설을 잘 갖춰 차박 마니아들에게 인기입니다.

▲ 당진시 장고항은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차박성지로 인기다.

선착장 맞은편 '노적봉'의 기암괴석과 소나무가 잘 어우러져 일몰 포인트로도 유명합니다. 특산물로는 봄철 ‘실치축제’가 열립니다. 우럭과 노래미회와 통구이는 초여름 별미입니다. 가을철에는 붉은 노을을 바라보며 먹는 ‘전어회’와 ‘전어구이’는 집 나간 며느리조차 불러들입니다. 이밖에 겨울이면 개불이 유명해 미식가들 사이 장고항은 연중 풍부한 먹거리로 더욱 유명합니다.

▲ 당진시 장고항 노적봉 전경

▲ 당진시 장고항 수산물 판매장 전경.

우럭과 노래미 낚시는 물결이 잔잔한 새벽부터 시작됩니다. 오전 7시 도착한 장고항은 이미 환하게 밝아져 바다낚시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한낮은 벌써 30도로 치닫지만, 항구의 새벽은 쌀쌀해 비바람을 막아줄 기능성 의류가 필수입니다.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선장님에게 안전 사항을 설명받습니다. 낚싯대와 미끼를 걸어 조업 준비를 마치고 600마력의 힘찬 엔진이 전 출력으로 바다로 향합니다.

▲ 당진시 장고항 방파제의 붉은등대와 흰등대.

우럭과 노래미 낚시는 특별한 기술 없이 손쉽게 참여할 수 있습니다. 장비도 낚싯대(2.0m)와 릴, 추, 바늘 등 비교적 간단합니다. 전문 낚싯배는 약간의 실비를 받고 빌려주는 장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저 역시 장비구매가 부담스러워 일행에게 부탁해 빌렸습니다. 낚싯대는 한 개만 사용하고 미끼는 갯지렁이와 오징어를 사용하는데 항구 근처에서 손쉽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 당진시 장고항 바다낚시의 첫 포인트.

▲ 당진시 장고항에는 초여름 우럭 낚시가 한창이다

낚시는 조황에 따라 여러 포인트를 옮겨 다닙니다. 포인트에 배가 도착하면 선장님은 경적 구호에 따라 낚시를 담그거나 걷어 올립니다. 그런데 첫 포인트에서 낚싯대를 드리우자, 옆자리에서 ‘어’하는 탄성이 울립니다. 올라 온 물고기는 노래미인데 크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저 역시 노래미를 잡았습니다. 반대편에서도 노래미가 올라옵니다.

▲ 당진시 장고항. 초여름 노래미낚시가 한창이다.

▲ 당진시 장고항. 초여름 우럭낚시가 한창이다.

전문가 포스를 풍기던 선수의 청년은 처음부터 30㎝가 넘는 우럭을 건져 올리더니 연속해 우럭만 잡습니다. 가끔은 우럭과 노래미가 한꺼번에 2마리씩 걸려 올라오기도 합니다. 이분은 불과 2시간 동안 20마리가 넘는 우럭과 노래미를 건져 올렸는데 하나 같이 씨알이 굵습니다. 어차피 작은 것들은 잡아도 모두 놓아줍니다.

▲ 당진시 장고항의 초여름 바다낚시 풍경.

점심때가 다가오자, 선장님이 우리가 잡은 노래미를 일부 걷어가 회를 칩니다. 능숙한 솜씨로 노래미 회가 한 접시 수북이 쌓이자, 우리는 초장을 찍어 먹다가 선장님의 권유로 마치 초밥처럼 김밥과 함께 먹었는데 모두가 새로운 맛에 탄성을 지릅니다. 우럭을 넣고 끓인 라면은 횟집의 매운탕과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감칠맛을 냅니다.

▲ 낚시로 잡힌 노래미 즉석에서 회쳐지고 있다.

▲ 깁밥에 노래미회를 엊은 초밥.

그런데 그 맛에 놀라(래)서 일까요? 노래미를 흔히 ‘놀래미’로 부릅니다. 횟집의 차림표에서도 놀래미가 더 대중적입니다. 예전에는 자연산만 있어 양식 광어보다 인기가 높았습니다. 저 역시 선장님이 가르쳐주기 전에는 놀래미로 알았습니다. 두산백과사전을 찾아보니 경골어류 쏨뱅이목 쥐노래밋과의 바닷물고기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임연수어와 유사하게 생겼고 서식 환경에 따라 다양한 채색하고 있다고 합니다.

▲ 선상에서 즉석 횟감용으로 선별된 노래미.

자산어보(玆山魚譜)에도 노래미로 기록되어 있는데 서해안은 노래미, 부산은 게르치, 동해안 지역은 돌삼치, 평안도에서는 석반어로 불립니다. 매운탕, 구이, 튀김 등 다양한 요리 재료로 이용되지만 단단하고 고소한 육질과 지방이 많아 주로 회를 떠먹습니다. 사시사철 맛이 좋지만, 겨울 산란기보다 늦봄에서 초여름에 맛이 더욱 좋다고 합니다.

▲ 당진시 장고항 우럭낙시. 30~40cm 크기의 우럭이 올라왔다.

신선도를 고려해 이날 횟감은 노래미 일부만 사용하고 우럭은 다듬어 왔는데 우리 일행 6명은 20여 곳의 포인트를 돌며 70여 마리의 우럭과 노래미를 잡았습니다. 선장님이 특급 포인트로 지목해 준 수심이 25m 이상 깊은 바다에서 잡은 것들의 씨알이 특히 굵었습니다.

▲ 당진시 장고항 최여름 선상낙시 풍경.

최근에는 인공어초를 설치한 곳에 좌대를 만들어 바다낚시를 즐기도록 하는 방법도 인기입니다. 선상낚시와 좌대 낚시 모두 인터넷에 장고항 낚시를 검색하면 전문 낚싯배의 친절한 안내가 올라와 있습니다. 초여름 탁 트인 바다를 바라보며 바다낚시 도전을 추천해 드립니다.

장고항 노적봉선착장

충남 당진시 석문면 장고항리 625-40

※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 장군바라기님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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