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문화 예술] 꺼지지 않는 예술혼 '대향 이중섭 레플리카展'
우리나라 미술계의 큰 별 이중섭 화백의 작품들을 접할 수 있는
‘이중섭 레플리카展’이 열리고 있다기에
경북 고령군 대가야읍 왕릉로 30, 대가야문화누리 전시실로 가 봤습니다.
문화누리 건물 2층 출입구에 ‘이중섭 레플리카展’을 알리는 소 그림이 붙어 있네요.
레플리카란 원화와 똑같은 크기, 질감, 색감으로 복제한 모작을 뜻하는데
모으기 힘든 이중섭 화백의 수작들을 한꺼번에 감상할 기회를 갖게 되었네요.
대가야문화누리 특별전인 ‘꺼지지 않는 예술혼 대향 이중섭 레플리카展’은
8월 9일(금)부터 9월 18일(수)까지 열리는데, 관람료는 무료이며,
관람 시간은 10시~17시이고, 월요일은 휴관입니다.
그리고 하루 세 차례 안내자의 해설도 들을 수 있습니다.
(오전 11시, 오후 1시 30분, 오후 3시 30분)
휴대폰으로 큐피커 앱을 다운로드하면
오디오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면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서 좋은데,
전시실로 들어가서 일부 작품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입구로 들어서면 대향 이중섭 화백의 일생을 기록한 개인 연대기를 볼 수 있는데
이중섭 화백은 1916년 평안남도 평원의 부농 집안에서 막내아들로 태어났으며 5세 때 부친이 작고했으나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형과 형수, 어머니의 보살핌으로 부족함 없이 자랐으며 1935년에 일본으로 유학을 가서 미술을 전공했고, 1945년 일본인 여성 야마모토[山本方子]와 결혼하여 아들 두 명을 낳았다고 합니다.
‘꺼지지 않는 예술혼 대향 이중섭 레플리카展’은 6개의 섹션(항목)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섹션 1 ‘내면의 표출’은
이중섭 화백이 1953년 통영에 머물 때 그린 ‘소’ 연작에 대한 내용으로
고난과 역경 속에서 투쟁하는 작가 자신의 모습과 내면을 표출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이중섭 화백이 역동적인 선 표현으로 흰 소를 그린 것은 백의민족인 한민족을 표현했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역시 소 연작 중 대표작인 흰 소 작품입니다.
야위고 지친 모습의 ‘소’ 그림은 1955년 작품으로
이 시기에 아내와 아이들을 일본으로 보내고 혼자 남아서
어렵게 지낸 시기의 작가 본인의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합니다.
그리고 2018년 경매 시장에 나온 이 그림은 이중섭 화백의 작품 중
최고가인 47억 원에 낙찰되었다고 합니다.
이중섭 화백이 남긴 유일한 시, ‘소의 말’인데
“삶은 외롭고 서글프고 그리운 것”이란 구절을 보니
불우했던 천재 화가 본인의 삶을 표현한 것 같습니다.
섹션 2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입니다.
1946년에 첫아이가 병으로 사망한 이후 군동화(모여있는 아이들 그림)를 그리기 시작했고
홀로 한국에 남아있을 때인 1952년에 어린이들을 소재로 많은 그림을 그렸습니다.
관람객 한 분이 휴대폰 큐피커 앱으로 설명을 들으면서
‘바닷가의 아이들’ 작품을 감상하고 있고,
오른편에는 강렬한 느낌의 ‘황소’ 작품이 보입니다.
‘춤추는 가족’은 1954년 작품으로
아빠, 엄마와 아이 둘이 나체로 손을 잡고 행복한 표정으로 돌고 있는 그림인데,
앙리 마티스의 ‘춤’이 연상되는 작품이라고도 하지만 훨씬 더 역동적인 그림입니다.
섹션 3, ‘잠시 머무른 흔적’ 서귀포/부산
북한에서 살다가 625 전쟁으로 인해 모든 것을 버리고
가족과 함께 남쪽으로 피난 온 이중섭 화백은
서귀포에서 1년 정도 힘든 피난 생활을 했습니다.
‘서귀포의 환상’은 1951년 작으로
서귀포에서 귀한 귤을 처음 보고 그린 작품인데
피난 생활에 도움을 준 분께 답례로 그려 준 그림이라고 합니다.
’판잣집 화실‘ 1953년 작으로
부산에서 혼자 피난 생활을 할 때 범일동 판잣집에서의 힘든 모습을 그린 작품인데,
요즈음 부산 범일동에 가면 ’이중섭 거리‘와 계단, 전망대가 조성되어 있다고 합니다.
섹션 4. ’잠시 머무른 흔적‘ 통영
전쟁의 상흔이 거의 없는 통영에서 1953년 겨울부터 1954년 봄을 지냈는데,
짧은 기간이었지만 그의 대표작인 ’흰 소‘, ’황소‘ ’부부‘ 등을 그리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복사꽃이 핀 마을‘, 1953년 작품
’달과 까마귀‘, 1954년 작품
네 마리의 까마귀는 어둠을 배경으로, 한 마리는 달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암울했던 1954년을 뒤로하고 희망을 주는 새해를 기다리는 작가의 마음을 표현했다고 합니다.
섹션 5. ’잠시 머무른 흔적‘ 서울/대구
이중섭 화백은 서울 지인의 집에 머물며 개인전을 준비했는데,
전시회를 통해 돈을 마련해서 가족을 만나려 했으나 실패했고,
몸이 안 좋아져서 왜관에 있는
구상 시인의 집에 머물며 요양생활과 작품 활동을 했다고 합니다.
’시인 구상의 가족‘, 1955년 작품
’길 떠나는 가족‘, 1954년 작
이중섭 화백이 소의 고삐를 잡고 온 가족을 수레에 태우고 남쪽나라로 가는 그림으로
헤어져있는 가족과 영원히 같이 있고 싶은 염원을 나타낸 작품입니다.
’동촌 유원지‘, 1955년 작
작은 그림이지만 대구 동촌 유원지를 그린 그림도 볼 수 있습니다.
섹션 6. ’불운기‘
서울 정릉에서 화가 한묵, 소설가 박연희 시인 조영암 등과 함께 생활했으며
마지막 작품인 ’돌아오지 않는 강‘ 연작을 남겼고 1956년 9월 40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는데,
부인 야마모토 마사코 (이남덕) 여사는 2022년 101세의 나이로 일본에서 작고하셨습니다.
체험 프로그램으로 ’이중섭의 명화 퍼즐‘이 마련되어 있는데
4개의 작품 위에 자석 퍼즐을 맞춰 보는 코너입니다.
경남 진주에서 오신 분들인데 작품도 감상하고 퍼즐도 맞추면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시네요.
전시장 복도에는 ’내 손으로 만드는 나만의 은지화‘ 체험 코너가 있어서
반짝이는 은박지에 나무 팬으로 윤곽선을 만든 후, 색을 칠하는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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