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 고택 봄나들이 무산사를 소개합니다.

함안군 제13기 블로그 기자단 이도윤

긴 겨울이 끝났나 싶은 한 낮은 따뜻한 봄 햇살이 살포시 메마른 나무 위에 내려앉더니 이내 노란색 산수유꽃이 피었습니다.

봄이 오는 길목, 함안군 칠서면으로 떠나는 고택 여행지, 함안 무산사(武山祠)로 봄나들이를 떠나볼까요?

함안군 칠서면 무릉길 75에 위치하고 무릉동회관을 마주 보고 있는 한옥예절교육관 앞 무료 주차 가능합니다.

담장 안쪽으로 '주세붕' 선생의 업적이 적혀 있는데요, 조선시대의 유학자이자 우리나라 최초로 소수서원(紹修書院)과 백운동서원(白雲洞書院)을 세웠으며 유학자를 많이 배출하였습니다. 1591년(선조24)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동림서원을 세워 봉향하였습니다.

동림서원이 임진왜란으로 소실되고 1676년(숙종2) 그의 후손들이 다시 재건, 덕연서원이 되었으나

고종 때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폐철된 뒤 주세붕 선생의 영정을 종가 사당에 모셨다고 합니다.

무산사 입구에 서서 잠시 안내문을 읽어 보시고 안으로 입장하시면 좀 더 빠른 주세붕선생에 관하여 알 수 있습니다.

무산사 입구 문은 자물쇠를 자유로이 여닫을 수 있게 걸어 놓기만 해서 출입이 쉬워 고택 여행지로 둘러볼 만한 곳입니다.

안으로 들어서면 독특한 바위가 담장 아래 있습니다.

관리사 건물 안을 지나고 내삼문을 열고 다시 들어서면 주세붕선생을 좀 더 가까이 만날 수 있답니다.

서원철폐령 이후 1919년 주세붕선생의 영정이 옮겨 모셔진 사당 옆으로 영각을 세우고 영정을 봉안하고 그 옆에 무산서당이 세워졌습니다. 웅장하고도 고풍스러운 고택의 아름다움이 한눈에 정면으로 들어옵니다.

이 서당은 6.25전쟁 시 불에 탔었고 목조 단층 건물의 팔작지붕 아래로 가로 정면 5칸, 측면 2칸의 고풍스러운 건축물로 다시 지어졌어요. 오래전에 서당으로서의 기능은 사라졌지만 후손들과 방문객들에게 옛 고택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습니다.

무산서당의 왼편으로 들어서면 청덕각에 소장되어 있는 경상남도 유형문화유산인 주세붕선생의 시문집 <무릉잡고>와 그의 아들 주박의 시문집 <귀봉집>, 고손자 주맹헌의 시문집 <수구집>간행을 위한 목판이 보관되어 있습니다.

주세붕선생과 아들, 고손자에 걸친 문집의 목판은 흔하지 않고 함안 지역의 역사와 지리를 연구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무산서당을 둘러 보다가 뒤편으로 가면 특이하게 한자 '경(敬)'이 새겨진 바위를 마주할 수 있는데요, 영주시의 소수서원 앞에 흐르는 죽계천의 바위에 붉은 글씨로 새겨진 한자로 신재 주세붕 선생이 새겼으며, 경(敬)자 바위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무산사의 고풍스러움과 더욱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하는 계절은 한여름이기도 한데요, 선비의 절개를 느낄 수 있는 분홍색 백일홍꽃나무는 아쉽게도 이 계절에는 아직 겨울잠을 자는듯 껍질을 다 벗은 채 무산사를 지키고 있습니다.

조선시대의 전형적인 서당의 공간 구성으로 전학후묘의 모습인 서당 뒤로 사당이 배치 되어 있어서 높은 돌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광풍각 사당 안에 주세붕 초상이 봉안되어 있다고 합니다. 사당의 태극무늬와 색감이 고택 건물의 아름다움이 돋보이네요.

주세붕 초상은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142호로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58세 때의 모습의 초상화 원본을 1919년 후손들이

다시 그린 것이며, 12대손 주학표가 세웠다고 하네요.

주세붕(1495~1544)선생의 영정과 유품을 모시는 무산사는 세월의 흔적을 느끼게 하는 기와 담장에 붙은 이끼는 마치 조선시대를 방문하는 풍경과 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백일홍 꽃나무의 아름다운 자태가 궁금해지는 올여름 풍경의 무산사도 기대되지만 주변을 감싸고 있는 자연과 함께 어우러지는

고택의 고즈넉함이 묻어나는 계절의 변화를 즐기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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