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에 즐기는

한옥마을 단풍

가을이 되면 전국이 은행잎과 단풍으로 아름다운 장소가 있지만 전북에도 가을 향기 따라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이 있습니다. 전주한옥마을의 가을 풍경은 한국의 전통미와 계절의 아름다움이 어우러진 마치 한 폭의 그림과 같습니다.

가을이 되면 한옥마을 곳곳에 단풍과 은행잎이 물들어 전통 건축물들과 자연이 조화롭게 어울립니다. 따스한 햇살 아래 붉고 노란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리며 만들어내는 풍경은 한옥의 곡선 지붕과 절묘하게 어우러져 고즈넉한 정취를 선사합니다. 전주한옥마을을 다녀온 날, 전북특별자치도 기자단 워크숍을 마치고 저는 집이 아닌 전주로 향했습니다.

전주한옥마을 주차장은, 특히 가을철 절정이 되면 주차가 매우 힘들 정도로 주차난에 빠집니다. 한옥마을과 수 킬로미터 떨어진 증설 주차장으로 안내 후 셔틀버스를 타고 오는 방법이 있지만 저는 조금 여유롭게 차량 행렬에 줄을 서서 기다려보기로 했습니다.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니 주차에 겨우 성공했습니다! 그만큼 많은 사람이 찾아오는 데에는 분명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전주한옥마을의 가을철 풍경이 한옥과 가을철 풍경이 오묘하게 조화되면서도 아름답다는 뜻이겠지요.

여유롭게 한옥마을 거리를 둘러보기로 합니다. 지난 1월 전북특별자치도 블로그 기자단의 시작을 알린 것도 바로 전주한옥마을과 경기전이었는데 가을 정취가 물씬 풍기는 전주한옥마을의 모습도 제법 나쁘지 않습니다.

어딜 가나 사람들로 늘 북적이고 웃음꽃을 피우며 사진으로 추억을 간직해가는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청명한 가을 날씨에 노랗게 익은 은행나무, 즐거워하는 사람들. 모든 것이 한 폭의 그림처럼 보입니다.

<쓰러지는 빛>, <몌별>, <혼불> 등 걸출한 소설을 남긴 전주 출신 여류 소설가인 故 최명희 작가(1947~1998)의 이름을 따 조성된 최명희길은 생가터와 최명희문학관이 자리한 ‘ㄴ’자형 골목입니다. 주변에 이름만 들어도 알 법한 유명한 장소들이 꽤 있는데 태조 임금의 어진을 모신 ‘경기전’과 동학혁명기념관, 전주전통술박물관 등을 최명희길 중심으로 돌아볼 수 있습니다.

올해는 이상 기온으로 단풍 시기가 2주 정도 늦어져 평년보다 조금 늦은 단풍이 시작되었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완전히 물들지 않은 단풍이었지만 가을 정취가 물씬 느껴지는 전주한옥마을을 만끽하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로 북적거립니다.

한복을 입고 전주한옥마을을 돌아볼 수 있는 한복대여점이 많이 있어 한복을 입은 사람들도 자주 목격되는 편입니다. 특히, 한복을 입고 추억을 남기는 외국인들의 모습에 여유로움과 즐거움이 느껴졌는데 전주한옥마을의 한복 체험은 연인 또는 가족끼리 꼭 체험해 봐야 하는 필수 코스와도 같습니다. 부디 대한민국에서 좋은 추억 남겨 가시길 바랍니다.

이색 카페와 디저트를 판매하는 가게, 볼거리, 즐길거리 가득한 전주의 ‘힙’한 장소들은 바로 전주한옥마을에 몽땅 모여 있습니다. 마치, 기다랗게 이어진 규슈 지역의 유후인 마을에서 보던 개성 있는 상가를 둘러보는 것과 비슷한 경험을 전주한옥마을에서 할 수 있다고나 할까요?

4인이 탑승할 수 있는 전동차량 역시 대여해서 전주한옥마을 주변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빌려 한 번쯤 체험해 보고 싶었는데 저 홀로 한옥마을을 찾았기에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기로 합니다.

사적 제288호이자 경기전과 같이 전주한옥마을을 대표하는 랜드마크인 ‘전동성당’입니다. 신해박해 당시 윤지충 바오로와 권상연 야고보가 최초로 순교했던 터로서 1889년(고종 26년) 프랑스 파리외방전교회 소속 보두네 신부(Baudounet, Francois Xavier, 1859-1915, 한국명 윤사물)가 부지를 매입하고 경술국치 이후인 1914년 프와넬 신부가 설계하여 완공한 성당입니다.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성당답게 옛 양식을 간직한 꽤 아름다운 성당이라서 전주한옥마을을 찾는 사람들의 주요 포토 스팟이 되기도 합니다.

이제 경기전 쪽으로 가까이 가보겠습니다. 경기전에는 은행나무가 많이 식재되어 있어 계절의 변화가 가장 뚜렷한 곳입니다. 카메라로 온전히 담기기 힘들 정도로 커다란 은행나무가 반갑게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지난 1월 전북특별자치도 블로그 기자단 발대식 이후 다시 찾는 경기전이라 왠지 모르게 반가운 느낌이 들었지만, 계절이 다르니 다가오는 느낌이 사뭇 다르게 느껴집니다. 마치 같은 경기전인데 다른 옷을 입은 느낌이랄까요.

이날에는 목공예 체험을 비롯한 각종 체험을 할 수 있는 문화행사도 열리고 있었는데요. 가을을 맞아 전주한옥마을에서는 각종 행사를 진행했었던 모양입니다.

경기전 밖에서도 마치 노랑과 청록의 그라데이션을 보는 듯한 아름다운 은행나무를 볼 수 있겠지만 이제 내부로 들어가 경기전 고유의 아름다움을 다시금 느껴보도록 하겠습니다.

경기전의 가을 정취. 사람들이 경기전 아래서 저마다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경기전(慶基殿)은 태조 이성계의 어진을 모신 곳입니다. 태종(이방원) 때 조선 각지의 다섯 곳에 어용전(태조 왕의 어진을 모신 곳)을 세우게 했는데 그렇게 하여 전주, 평양, 경주, 개성, 영흥에 설치되었는데요. 이때 경기전이 세워졌습니다. 경기전이 있는 전주는 전주 이씨의 발원지이기 때문에 다른 지역보다도 더 특별한 곳입니다.

이날 전통 제례악 행사가 같이 열리고 있었는데요. 마치 경기전 관람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대취타 소리가 들리길래 담장 너머 카메라를 쭉 뻗어 취타대와 행진 행렬을 사진에 담아 보았습니다. 그럴 줄 알았으면 경기전에 조금 더 머물 걸 그랬습니다.

돌아가는 길에 커피와 디저트를 주문했는데요. 저는 요즘 말하는 ‘아샷추’를 주문했는데 처음에 “아메리카노 샷 추가를 말하나 보다.” 해서 진하게 마실 요량으로 아샷추를 시켰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아이스티에 샷 추가”였던 것입니다. “아뿔싸!” 하고 마치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기분이었지만 달콤한 복숭아 티에 은은한 커피향이 스며드는 오묘한 맛이 제법 나쁘지 않았습니다.

경주 황리단길을 기점으로 유행해 전국으로 번진 ‘십원빵’을 전주한옥마을에 가보고서야 처음 맛보게 됩니다. 지금은 전국의 지역 어디에도 맛볼 수 있는 별미 중 하나지만 무슨 우연인지 몰라도 이제야 맛보게 되더라고요. 이날 저는 쭉쭉 늘어나는 모차렐라 치즈 십원빵을 주문했는데 입안에서 쭈욱 늘어나는 치즈와 팬케이크를 연상케 하는 촉촉한 식감의 조화가 나쁘지 않습니다.

이렇게 해서 노랗게 물든 가을날 전주한옥마을의 풍경을 취재해 보았습니다. 꼭 취재가 아니더라도 전주한옥마을은 개인적으로 자주 찾는 곳인 만큼 연인의 데이트 장소나 가족끼리 방문하더라도 좋은 곳이며, 심지어 반려동물 동반이 가능하므로 반려견과 함께 추억을 남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저희 집 반려견과 함께 전주한옥마을을 찾아볼까 합니다.





글, 사진= 조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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