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에 가본 논산의 제5경 쌍계사
단풍이 절정을 지나긴 했지만 아직 아름다움의 잔영을 볼 수 있는 늦은 가을 양촌면으로 향하는 길에 쌍계사의 이정표를 보고 따라가 대둔산 줄기의 계곡에 자리 잡은 논산의 5경으로 수려한 경관에 둘러 싸인 쌍계사(雙溪寺)에 다다랐습니다.
쌍계사 입구에 세워진 봉황루 주위에 낙엽이 떨어져 스산한 가을을 느끼게 하지만 쌍계사를 둘러싼 대둔산 줄기의 불명산과 울창한 나무가 주는 고풍스럽지만 단아한 모습이 천년 고찰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입구인 봉황루까지 가기 전에 도로 위로 쌍계사 부도(浮屠)가 세워진 모습을 보았습니다. 부도는 승려들의 사리나 유골을 안치하는 작은 탑인데 여기에는 9기의 부도가 현존하고 있어 문화재 자료 제80호로 보존하고 있습니다.
이 부도들은 판독이 어렵지만 이 중에 고려초에 이 쌍계사를 건축한 것으로 알려진 혜명대사의 부도가 있다고 합니다. 제작 양식에 따라 조선시대의 것으로 보이며 부도양식을 연구하는데 귀중한 자료가 된다고 합니다.
쌍계사를 둘러싼 담에 늘어진 단품나무가 유난히 붉고 아름다운 단풍잎을 보이고 있습니다. 울긋불긋 단풍들이 시들어가기 시작하지만 아직은 단풍이 남아 있어 쓸쓸한 가을의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도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정문같이 세워진 봉황루를 지나니 넓은 경내가 펼쳐지고 멀리 대웅전이 보입니다. 찾아온 사람이 없이 그저 조용하기만 한 경내가 늦가을의 쓸쓸함을 더해 주네요.. 그래도 '조용한 절간'같다는 의미를 되새기며 논산 5경의 비경을 누리기엔 좋은 환경으로 여겨집니다.
대웅전으로 다가가기 전에 오른쪽으로 큰 범종이 매달려 있는 종각이 있습니다. 범종루(梵鐘樓)라고 쓰인 현판이 붙어 있는데 서울의 종각에서 매년 새해를 알리는 종이나 경주의 에밀레종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대웅전에 가까이 갔습니다. 대웅전은 불교의 사찰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건물로 '대웅'이라는 명칭은 법화경에서 석가모니를 '대웅'이라고 지칭한 데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쌍계사 대웅전은 보물 제408호로 지정되었습니다.
문이 잠겨 안에 들어가 볼 수 없어 아쉬웠습니다.
조용한 경내를 둘러보며 작은 전각들의 건물이 있는데 '명부전'과 '나한전'이라는 현판이 있는데 각각의 의미는 잘 모르겠는데 개인의 기도처 인듯 합니다. 쌍계사가 소원을 빌기 좋다는 소문이 있어 많은 불자들이 찾아오는 사찰로 유명하기도 하답니다.
쌍계사 대웅전은 언제 지어졌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대웅전 내부에 있는 불상을 선조 38년(1605)에 조성하고 쌍계사 2층 전각에 봉안하였다는 기록이 있어 대략적인 연대를 짐작할 수 있답니다. 지금의 대웅전은 임진왜란 때 불에 타 없어진 건물을 영조 15년(1739)에 다시 지은 것이라고 합니다.
대웅전의 기둥은 칡덩굴나무로 자연스러운 형태가 그대로 드러난 모습으로 남아있어 독특한 자연 모양의 기둥이 유지되고 있는 특이한 기둥입니다. 전설에 의하면 이 기둥을 윤달이 든 해에 안고 돌면 무병장수하며 저승길에 고통 없이 간다고 하여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파랑새가 붓을 입에 물고 대웅전 탱화를 그렸다는 전설도 전해졌다고 합니다.
대웅전 문을 장식하고 있는 꽃무늬 문양은 창마다 다른 문양으로 아름답게 새겨 붙인 것으로 그 예술성을 높이 평가받고 있답니다. 그리고 꽃무늬 문양에는 신비한 힘이 깃들어 있어 법당 안으로 햇빛이 잘 투과한다고 합니다.
대웅전을 옆으로 돌아 뒤쪽으로 작은 언덕 위에 관세음보살 상이 세워져 있는데 비가 내려도 얼굴부분은 젖지 않는다고 합니다. 가까이 가서 보니 어깨 부분에 흘러내린 옷은 비에 젖은 듯 색이 변했는데 정말 얼굴부분은 뽀얗게 깨끗한 모습이 신기했습니다.
돌아 나오면서 넓은 경내를 둘러보니 들어올 때 보지 못하고 지나쳤던 큰 나무가 보입니다. 천년의 인연을 나타내는 연리근(蓮理根)이랍니다. 가까이 자라는 두 나무가 서로 만나 합쳐지는 현상으로 연리목이라고 하는데 연리나무가 나타나면 희귀하고 경사스러운 일이 나타나는 길조로 여겨 여기에 마음속의 바라는 소원을 빌었다고 합니다.
쌍계사를 둘러싼 불명산의 기운은 풍수학적으로 가뭄이 심해도 이곳은 물이 마르지 않는다고 합니다. 조선 후기에 기록된 쌍계사 중건기에 따르면 쌍계사는 백암사라고도 불렀으며 쌍계사가 고려 후기에 지어졌다고도 하고 관촉사를 지은 혜명스님과 관계가 있는 절이라는 설도 있어 고려 초기에 세워진 것으로 추측하기도 한답니다.
어쨌든 현재의 대웅전은 1739년(영조 15)에 중건된 것으로 기록에 남아있습니다.
쌍계사는 역사가 오래 되었을 뿐만 아니라 예술성까지 갖춘 이름난 절입니다. 논산의 관광 명소 11경 중 5경으로 지정되어 주변의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쌍계사에서 건축미를 감상하고 역사의 숨결을 느껴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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