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에 살아요_<영월수필>
영월에 살아요, <영월수필>
편안할 영(寧)과 넘을 월(越)
책이 나왔다! 내가 이곳 달달영월 블로그에 처음 글을 시작한 때가 2021년. 당시 영광스럽게도 군청에서 블로그 연재를 제안해 주셨다. 영월에서 나고 자라 성년이 되어 도시로 떠났다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청년의 이야기. 동네서점을 운영하며 취미로 글을 쓰는 나에게 ‘영월에서 사는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게끔 블로그에 연재를 해보자 권유해 주셔서 시작하게 된 일이 벌써 햇수로 4년이 되었다. 나는 등단 작가도 아니고 이름 있는 상을 받아본 적도 없지만, 꾸준히 글을 쓰다 보니 책으로 엮을 만큼의 분량이 되었고 그렇게 세상에 나온 책이 몇 권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내 글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계셨기에 희망과 용기를 갖고 여전히 쓰고 있는 중이다.
며칠 전, 한강 작가님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대한민국이 발칵 뒤집혔다. 여전히 뜨거운 축제의 열기가 출판계와 서점가, 더 크게 보자면 한국 문화예술계 전체가 기쁜 흥분으로 달아올랐다. 요 며칠 우리 서점에도 찾아 주시는 손님들이 많이 늘었다. (첩첩산중에 있는데!) 4년 동안 <영월에 살아요>에 연재한 글을 선별해서 다듬고 편집하고 교정/교열을 마친 뒤 책으로 엮어내서 받은 직후에 벌어진 일들이라, 나는 기뻐하는 마음과 안도하는 마음을 함께 품을 수 있었다. 사실 <영월에 살아요>를 책으로 엮자는 제안은 영월문화도시센터에서 해주었는데, 처음 몇 번은 거절을 했었다. 나는 영월 동네서점 사장일 뿐, 아직 스스로 작가로서의 역량을 제대로 갖추었다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이유는… 사람들이 글을, 책을 읽는 것에 친숙하지 않다는 점이 제일 컸다. 이야기를 엮어 책으로 만들었지만 아무도 읽어주지 않는다면 슬픈 일이니까 말이다. 그렇게 고사를 했었는데, 마음을 바꾼 계기는 센터의 설득 덕분이다. 그간 영월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작가분들과 함께 영월을 알리는 ‘영월 한 달 살기 시리즈’를 발행했는데, 그들은 모두 영월에 잠시 들렀다가 간 사람들, 즉 ‘외부인이 짧게 지낸 영월의 이야기’라는 점이라는 거다. ‘실제로 영월에서 사는 군민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는 말에 그럼 한번 잘해보겠다고 결심을 했다.
그렇게 다듬고 고치고 뚝딱뚝딱 책으로 엮어져 세상에 나왔다. 이 책이 어디로 누구에게 어떻게 읽힐지는 모르겠다. 열풍이라고 할 법한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그대로 사람들에게 옮겨와서 책 붐, 독서 붐이 지속적으로 유지되기를 바라고 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독서의 재미를 알게 되고 그렇게 책과 친숙해지다 보면, 이런 시골 동네서점 사장이 쓴 영월에 사는 이야기도 누군가는 재미있게 읽어주지 않을까. 문화강국! K드라마와 K팝, K영화과 K음식에 이어 K문학까지도! 널리 널리 알려져 모두가 문화와 예술을 자연스레 만끽하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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