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주 아담하고 정겨운 사찰 성혈사

타지에 사는 지인께서 영주의 한곳을 소개해달라는 부탁을 해오셨습니다. 시간이 많지 않으니 어디를 소개할까? 고민하다가 순흥에 있는 성혈사를 소개하기로 했는데요, 모두에게 유명한 성혈사 나한전 꽃살문을 소개하고 싶었는데, 다행히 꽃살문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없다고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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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 곳은 쉬이 길을 내주지 않는다고 했던가요? 구불구불 좁다란 오르막길을 한참 올라 성혈사 주차장에 도착합니다. 오르는 길 내내 새들이 지저귀고 있었고 바람 소리가 더없이 청량한 저녁 시간이었습니다. 도착한 주차장에서 바라보는 가파른 계단 넘어 올려다본 성혈사의 분위기는 마치 높은 성을 오르는 느낌이었어요. 성혈(聖穴)은 사찰 남쪽에 있는 성스러운 바위굴을 말하는데 옛날 이 바위굴에서 덕이 높은 스님이 나와서 성혈사라 이름 지었다고 합니다.

계단을 올라선 대웅전 마당에서 우연히 스님을 만났습니다. 스님께서는 이곳을 소개해 주시겠다며 사찰을 안내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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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 정면에 대웅전이 있고, 그 대웅전 뒤에 큰 소나무가 있는데 이 소나무를 만지송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만가닥의 가지가 있는 소나무로 200년의 세월을 비와 바람과 뜨거운 볕을 이기며 살아온 보호수로 지정된 소나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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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전에는 1775년(영조 51) 년에 그린 부처님의 가르침인 불법을 수호하는 여러 신을 그린 불화 신중탱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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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문화재로 지정되었다고 합니다. 낡은 그림으로 질곡의 세월을 견딘 흔적이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이어 산신각을 지나 나한전으로 오르는 맞은편, 봄에 본 산수유나무가 생각나 산수유 꽃이 참 예뻤노라고 했더니 250년 된 산수유 나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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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가 크지 않아서 그리 오래된 줄 몰랐는데 다시 자세히 보니 마딘 세월을 다부지게 살아온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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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전에 왔습니다. 나한전의 나한은 산스크리스트 아라한의 준말이라고 합니다. 또한 성혈사 나한전에는 영원불멸의 진리를 상징하는 비로자나불을 봉안하고 그와 함께 16 나한을 모셨다고 합니다. 나한전은 꽃살문도 유명하지만 그 지붕을 받치고 있는 각기 다른 보살들의 양각이 더 돋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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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나한전 꽃살문은 총 6쪽으로 만들어져 있는데 보기 드문 꽃살문이라고 합니다. 보물 832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화려하고 아름다운 꽃무늬 문양의 꽃살문으로 유명합니다. 부귀를 나타내는 목단꽃과 꽃살문에 각 동물, 곤충, 새, 물고기들이 양각되어 있어 찾는 재미도 있습니다. 나한전은 하나하나 뜯어보는 재미가 좋은 곳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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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보호수로 지정된 만지송 소나무입니다. 주차장에서 계단을 올라 대웅전을 바라보면 대웅전 바로 뒤에 잎이 푸른 소나무가 마치 대웅전 지붕을 수호하는 듯한 소나무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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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만가닥의 가지로 되어있다는 만지송입니다. 정말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가지가 있었는데요, 어쩌면 사람이 살아오면서 내는 길도, 그 길에서 선택하는 기회도 이 소나무의 가지만큼 많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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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기준으로 200년 된 소나무라는 보호수 안내 표지판이 있었습니다. 크고 늠름한 모습, 사진 하나에 전체를 담아내기가 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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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전 마당으로 내려와 바라보는 산새가 정말 좋았습니다. 사방에서 부드러운 봉우리가 성혈사를 포근하게 감싸 안고, 저 멀리 부드러운 산의 곡선과 탁 트인 허공 너머로 하늘이 시원하게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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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 계곡에서 흘러나온 물이라고, 안심하게 먹어도 된다는 산수를 한 모금 마시니 속까지 맑게 정화되는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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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혈사를 돌아보는 내내 고즈넉한 느낌이 참 좋았습니다. 큰 산의 품에 꼭 안긴 편안한 느낌이라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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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유려한 솜씨로 조각한 꽃살문은 볼 때마다 특히 인상적입니다. 오늘은 영주여행 꼭 가볼 만한 곳, 성혈사를 소개합니다. 톺아보는 재미를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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