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제주도의 숨은 또 하나의 보석인

조천리용천수탐방길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이곳은 제주도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며 여유롭게 산책할 수 있는 특별한 걷기 코스 중 하나죠.

천천히 걸으며 제주도의 자연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조천리용천수탐방길을 지금부터 함께 걸어 보실까요?

조천리 용천수탐방길 Tip

궤물에서 시작해 큰물 방향으로 걸어보신다면,

여정의 끝자락에 연북정에서 노을과 휴식을 만끽하실 수 있어요!

조천은 한라산이 남쪽에서 불어오는 태풍을

막아주는 위치에 있어 오랜 기간

제주의 포구 역할을 해온 지역이라

부산, 인천과 함께 조선시대부터 근대 초기까지

제주 문물 교류의 중심지 역할을 하였던 곳이죠.

뿐만 아니라 조천은 풍부한 물이 끊임없이 샘솟는

용천수가 많은 마을 중 하나였기에 번화한 마을로

성장할 수밖에 없는 곳이었어요.

마을 어르신들의 기억과 기록에 따르면

과거에는 41개나 되는 용천수가 있었지만

현재는 지하수 개발과 해안 도로 개설 등으로

22개의 용천수만이 남아 더더욱 소중한 보물이에요.

그럼 우리가 관심을 더 가지고 지켜야 할

조천리 용천수탐방길을 하나하나 소개해 드릴게요.

조천리 용천수탐방길

공항 → 연북정

자가용·택시: 41분 소요 / 버스: 50여 분 소요

(제주국제공항 출발~조천리사무소 도착)

조천리 용천수탐방길

제주시 조천읍에 위치해 있으며,

총 길이는 2km가 채 되지 않는

짧고 걷기 쉬운 길이랍니다.

조천리 용천수탐방길 안내표지판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 표지판은

시작점인 궤물앞에 있지 않고 마지막 코스인

큰물 길목에 세워져 있었어요.

1. 궤물(궷물)

수풀이 우거져 있어 내려가 보지는 못했지만

풍경 하나는 끝내주네요.

용천수 1호 궷물

신촌과 조천리의 경계지점에 위치하고 있어요.

멀리 오리와 두루미들도 모여 있어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했어요.

2. 절간물

절간물 자리는 한때 읍사무소로 사용된 적도 있고

두부공장으로 사용된 적도 있다고 해요.

두부를 만들 때 많은 물이 사용되고

콩물을 굳혀 두부를 만들 때 바닷물 간수를 사용하면

쓴맛 대신 고소하고 단맛이 나기 때문에

이곳의 용천수가 제격이었던 거죠.

이곳에서 만든 두부는 멀리

김녕까지 납품을 하곤 했대요.

또,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한지민 씨의 집으로 나오는 곳

바로 앞 바닷가에 있어 찾아보는 재미도 있었답니다.

3.4. 수룩물여탕(수덕물)·남탕(수룩물)

수룩물 여탕

수룩물아이를 낳지 못하는 사람이

이 물로 덕을 닦았다고 하여

수덕물이라 부르기도 했대요.

조천마을 여인들은

그침 없이 풍부하게 솟아나는 생명과

풍요의 물 앞에 달걀과 생선 등의 제물을 차려놓고

소지를 올리며 아이를 낳게 해달라고 기도했다고 해요.

여탕은 남탕보다 오소록하게 깊고 위쪽부터 먹는 물,

씻는 물, 빨래하고 목욕하는 물 등으로

칸이 나누어져 있어요.

이곳에는 돌게도 엄청 많이 살고 있었어요.

남탕은 너무 개방되어 있어 앞에서만 찍어보았어요.

이곳은 여탕과는 달리 물칸이 나누어져 있지 않았어요.

아마도 살림보다는 목욕을 위한 공간이었던 것이죠.

5. 앞빌레물

넓고 평평한 빌레(암반) 사이에서 솟아 나오는 물이어서 '앞빌레'라고 이름 지어졌대요.

잔치에 필요한 돼지를 잡을 때는 물이 많이 필요한데,

넓은 빌레에서 나오는 빌레물이

가문 잔치에 쓸 돼지를 잡을 때 딱이었다고 해요.

사진의 아래쪽으로 용천수가 솟아나는 곳이 작게 있어요.

6. 수암정알물(빌레물)

수암정알물은 주택가와 가까운 용천수였어요.

윗물에서는 채소를 씻고 아랫물에서는 주로

빨래를 하는 생활용수로 사용되었대요.

지금도 이 물을 사용하고 있다고 해요.

암반이 넓고 평평한 빌레물이라

이곳에서도 돼지를 잡는 일이 이루어졌다고 하네요.

7. 엉물남탕

조천리의 대표적인 노천탕으로

조천 용천수 중에 엉물 남탕 여탕만

비가림막이 설치되어 있어 매우 아늑하답니다.

특히 남탕에서 보는 바다 풍경은

세상 근심 걱정을 모두 녹여 없애줄 정도로 멋져요.

한편으로 비가림막이 없는 작은 탕이 하나 더 있었어요.

8. 엉물여탕

엉물 여탕은 아늑한 구조로 되어 있어요.

9. 엉물빨래터

여탕 바로 옆에 위치한 엉물빨래터에는

예전 제주 어머니들이 빨래를 하는 모습의 석상

실감 나게 조각되어 있어요.

물이 많은 밀물 때는 이 모든 것이 잠기기도 해요.

10. 제주자리물

이곳은 큰 비가 온 뒤에는 사방에서 물이 솟구치며

하늘로 치솟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고 해요.

물이 솟구칠 때는 자연 분수가 따로 없이

아름다웠다고 전해진답니다.

11. 새물

새물은 삼각형 형태로 조천초등학교 후문 앞에 있는데,

이 용천수는 물줄기가 가늘어서 붙여진 이름이래요.

제가 간 날은 해초들이 꽉 차서 바닥을 일부분만 볼 수 있었답니다.

12. 상동두말치물

상동에 있는 두말을 한번에 뜰 수 있는

물이 풍부한 용천수란 뜻이겠죠?

13. 개낭개(신남머들) 남탕

이곳은 주변 지역인 원담에서 어로 작업을 한 뒤

몸을 씻는 용으로 만들었다고 해요.

물이 워낙 차가워서 성인들도 2분 이상 참기가 힘들다고 하네요. 더운 여름에는 제격일 듯요.

14. 개낭개엉물

개낭개엉물은 전형적인 제주용천수로,

쓰임에 따라 물통이 세 칸으로 나뉘어 있어요.

복개된 도로 옆 주택 아래에 위치하고 있어서 특이했어요.

15. 도릿물

도릿물수로가 바다 방향이 아닌

마을 방향으로 나 있는 것이 특징이래요.

확실하게 물통이 구분되어 있고 다른 용천수와는 달리

장마 때도 맑은 물이 계속 솟아올라 사랑을 받는 용천수랍니다.

16. 족박물

용천수의 입구 모양이 족박(작은 바가지)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해요.

양진사 절 북쪽 마당으로 들어가면

바다를 보고 한가운데에 우물처럼 자리하고 있답니다.

제가 갔을 때 물은 없었는데 이곳에는 밀물 때만 물이 솟는다고 해요.

17. 빌레물(양진사물)

양진사 절 안에 있는 용천수인 빌레물

먹는 물을 비롯한 생활용수로 사용했었대요.

이중 구조로 되어 있는 것이 독특했고

아래로 깊이 내려가야 하는 구조 또한 특이했는데

이것은 스님들께서 목욕 용수로도 사용을 하셔서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어요.

18. 두말치물

두말치물은 상동두말치물과 마찬가지로

한 번에 두 말 정도의 물을 뜰 수 있을 정도로

수량이 풍부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죠.

예전에는 기둥들이 있었는데

주변 경관을 해친다고 해서 철거 보수했답니다.

탁 트인 경관이 일품이네요.

19. 장수물

조천 마을 야학당이 있던 자리에는

원래 조천성당의 공소가 있었는데

이곳에는 젊은 남녀가 늘 모였다고 해요.

공소에서는 매일 옥수수 가루를 큰 솥에 넣고

죽을 쑤어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는데,

그렇게 하려면 항상 전날 밤에 솥에 가득

물을 채워두어야 해서 장수물에서 물을 길어다 썼다고 합니다.

설문대 할망 전설에서, 할망이 빨래를 할 때 딛던

발판이었던 곳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이제 거의 다 왔네요.

장수물에서 보이는 연북정으로 올라가 보았어요.

제주특별자치도 유형문화유산 연북정

조선시대의 정자연북정, 북쪽에 계신 임금에게

충정을 보낸다는 의미가 있는 연북정은

제주도로 유배 온 사람들이 이곳에서

한양의 기쁜 소식을 기다리면서 한양에 있는

임금에 대한 사모의 충정을 보내던 곳이라고 해요.

이렇듯 오랜 역사를 함축하고 있는 연북정은

시원하고 탁 트인 전망과 쉼터를 제공한답니다.

잠시 연북정 마루에 누워 코끝으로 불어오는 바람을 느껴보세요. 잠이 솔솔 오실지도 몰라요.

20. 생이물

물이 솟아 흘러내리는 모양이 마치 생이(참새)

입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붙어진 이름이래요.

주로 식수로 이용됐다고 하네요.

뒤로 보이는 돌담 위에 연북정이 있어요.

21. 족은돈지물(남탕)

돈지 영감의 이름을 따

족은(작은) 돈지라 불렸던 남탕입니다.

남자들이 목욕할 때만 사용해

공간의 구분 없이 한 통으로 되어 있어요.

22. 큰물(여탕)

주로 여자들이 일상적으로 채소를 씻거나

빨래를 하고 목욕을 할 수 있도록 구분되어 있어요.

조천리 용천수 중에 제일 크고 넓으며 솟아나는 물의 양 또한 많아서 큰물이라고 부른대요.

밀물시간이 되어가자 물이 밀려들어오는 것인지

솟아올라오는 것인지 빠르게 수위가 높아지고 있었답니다.

이렇게 조천리 용천수탐방길을 함께 걸어보았는데

어떠셨나요?

저는 2020년에 제주연구원에서 배포한

'이야기가 흐르는 조천용천수탐방길' 지도를 참고하며 재미있게 걸었어요.

그러나 지금은 이 지도를 구하는 게 쉽지는 않았는데요,

앞으로 탐방길 안내지도도 안내표지판들과

번호를 일치시켜 다시 한번 여러 기관에 비치해 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제주도의 보물용천수가 보전되어

소중한 자연유산으로 대대손손 길이 물려주길

간절히 바라는 맘이 생겼어요.

저부터도 용천수를 아끼고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지켜야겠습니다.

걷기에 평탄하고 쉬워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코스, 조천리 용천수탐방길!

걷다가 힘들면 쉴 곳도, 주차장도 풍부한 길이랍니다.

도시의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조천리 용천수탐방길에서

느릿느릿 걸으며 여유로운 시간을 계획해 보세요.

제주도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발견하실 수 있는

특별한 여정이 되실 거예요.


제주 동쪽 가볼 만한 곳,

▼ 조천리용천수 탐방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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