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전
부처님 오신 날에 가기 좋은 여행지, 쉼이 있는 태안 사찰
불기 2569년을 맞이하며, 우리는 ‘부처님 오신 날’을 통해 다시금 부처의 가르침을 되새기게 됩니다. 본래 ‘석가탄신일’이라 불리던 이날은 음력 4월 8일, 고타마 싯다르타가 룸비니 동산에서 탄생한 날을 기념하는 불교 최대의 명절입니다. 1975년 부처님 오신 날은 법정 공휴일로 지정되면서 공식화되었고, 이번 길고 긴 황금연휴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어 많은 분들이 부처님 오신 날을 기념하여 전국의 다양한 사찰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바다 위에 떠있는 부상탑부터, 고즈넉한 산사, 그리고 900년 된 은행나무가 자리 잡고 있는 사찰 등, 태안의 사찰들은 각각 개성 있고 매력적인 테마를 자랑하고 있다 보니 종교를 떠나 많은 사람들이 찾기도 하는데요, 태안의 사찰들을 방문하여 '부처님 오신 날'을 기념하는 것과 동시에 자비와 지혜, 평화의 메시지를 나누는 뜻깊은 날을 보내시는 것은 어떨까요?
바다 위에 떠있는 수행도량
안면암
충청남도 태안군 안면읍 여수해길 198-160 안면암
태안의 벚꽃 명소로도 널리 알려진 안면암은 자연과 건축미의 조화가 어우러진 태안의 대표 사찰입니다. 산속 고즈넉한 숲이나 계곡에 위치한 일반적인 불교 사찰과는 다르게 서해 바닷가 절벽 위에 자리해 있어 바다와의 조화를 건축적으로 실현하였습니다.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사찰답게 전통 불교문화의 정수와 함께 현대적인 건축미가 융합되어 있어 다소 독특한 외관과 함께 이국적인 면모도 연출하고 있습니다. 특히 자연지형을 적극 활용한 입체적 공간 구성은 해안절벽, 암반, 해수면 위 인공 부상탑과 조화를 이루며, 바람과 파도의 움직임을 수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설계가 돋보이기도 합니다.
해안 절벽을 따라 이어진 사찰의 동선은 단순한 배치가 아닌, 마치 수행을 떠나는 여정과 같기도 하는데요, 절벽 위에 지어진 본당과 선방, 그리고 바다 위로 이어지는 다리 등은 마치 인간이 속세에서 열반으로 나아가는 여정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것만 같습니다.
안면암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해수면 위에 떠있는 부상탑입니다. 덕분에 안면암이 '바다 위에 떠있는 수행도량'으로 불리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전통 불교 형식의 탑을 계승하면서도 부표와 같은 현대적 재료를 접목하여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상징적인 의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바다 위에 홀로 떠있는 부상탑은 마치 속세를 떠나 고된 수행을 통해 진리를 체득하는 불교의 핵심 교리를 표현하고 있는 것 같으며, 바다 위에 떠있는 부상탑을 보면 마음속에 남아있던 망집을 버리고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것만 같습니다. 부처님 오신 날, 마음속 잡념들을 모두 버리고 새로운 깨달음을 싶으시다면 안면암의 절벽을 걸으며 잠시나마 수행의 길에 들어서는 것은 어떤가요?
바위에 새긴 영원의 자비
태을암
충청남도 태안군 태안읍 원이로 78-132
백화산 산기슭에 자리 잡은 산사인 태을암은 국가유산으로 지정된 태안마애삼존불입상으로 유명한 사찰입니다. 백화산을 등산하다 쉽게 마주할 수 있는 이 산사는 서해안에 위치한 지리적 조건 때문에 당시, 앞선 불교문화와 더불어 우리나라 고유의 독자적 불교문화가 두드러지는 곳입니다.
태을암에는 대다수 사찰에 있는 사천왕문, 일주문과 같은 건축물이 없어 산기슭에 자리 잡은 조용한 산사와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웅장한 모습의 대웅전을 마주하면 그 정교함과 방대함에 압도되기도 합니다. 오랜 시간의 흐름에도 번듯한 영원함을 자랑하는 태을암은 시간을 초월한 깨달음과 내면의 평화를 일깨우는 도량으로 부처님 오신 날 많은 방문객들의 발길을 끌고 있습니다.
태을암 대웅전에서 마주한 깨달음과 내면의 평화를 바위에 새겨 놓은 것만 같은 불상이 있습니다. 바로 마애삼존불입상입니다. 구체적인 제작 시기는 자세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6세기 중반 백제 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천년이라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그 영원함을 간직하고 있어 그 역사적 가치가 높아 2004년 국가지정 보물 제307호로 선정되기도 하였습니다.
풍부한 얼굴에 크게 번지는 인자한 미소, 넓게 벌어진 어깨와 장대함을 넘어서 당당하기까지 한 체구는 웅장함과 동시에 은은한 숭고함을 지니고 있기도 합니다. 인자한 미소에서 자비로움을, 장대한 체구에서 수행과 정진의 자세를 느낄 수 있어 우리 삶에서 중심을 잡고, 타인을 품고, 자기 수행을 게을리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같습니다.
자연이 전하는 불법의 상징
흥주사
충청남도 태안군 태안읍 속말1길 61-61
태을암과 더불어 백화산의 또 다른 산사가 있습니다. 바로 흥주사인데요, 900년 된 은행나무가 자리 잡아 신비로운 자연과 불심이 공존하는 태안의 사찰입니다. 한 시대를 넘어 전해진 생명과 자연이 전하는 불법의 상징들이 곳곳에서 흥주사의 정체성을 대변하고 있기 때문에 부처님 오신 날 여행하기 좋은 사찰입니다.
백화산의 정기를 이어 받아 자연과의 조화 속에서 수행하는 전통을 이어온 도량으로 명상과 내면 수행에 최적화된 장소입니다. 크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질박한 전각, 조용한 돌계단, 나지막한 풍경은 무소유의 미학을 전하는 메시지로 읽히곤 합니다. 즉 외형보다 내면이 빛나 조용한 수행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흥주사의 정체성이자 상징인 은행나무는 수령 약 900년, 높이 약 20m, 둘레 8.5m에 이르는 고목으로 외형적 손상 없이 완전해 생육상태가 양호할 뿐 아니라 올곧게 자란 형태도 아름답기 때문에 자연유산으로서의 가치가 있습니다. 가을철에는 은행잎이 노랗게 물들어 관광객들로 붐비는 곳이기도 합니다.
흥주사의 은행나무를 통해 한자리에서 천 년을 지켜낸다는 것은, 깊은 뿌리와 조용한 인개의 결과를 보여주며, 수많은 비바람을 견뎌내면서도 푸르게 살아남은 은행나무처럼 우리 삶도 중심을 잡고 뿌리내릴 때 비로소 흔들리지 않는다는 가르침을 전해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즉 불교의 핵심 사상인 중도, 인내, 자성이 깃든 신비로운 신목과도 같습니다.
무명의 어두움을 걷어내는 지혜, 타인을 품는 자비, 그리고 욕망을 놓아주는 무소유의 마음 등 불교의 교리는 그 신자가 아니더라도 많은 깨달음과 가르침을 전해줍니다. 고요한 태안의 사찰들 속엔 그 가르침이 오롯이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부처님 오신 날, 태안의 사찰에서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연휴에 가기 좋은 몽산포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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