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노을 사진을 촬영하러 논산시 강경읍 황산리에 다녀왔습니다. 황산리에는 죽림서원, 임리정, 팔괘정 등의 문화유산과 금강의 자연 경관을 조망할 수 있는 황산근린공원 전망대, 디저트 카페 금백로45 등등 볼거리가 정말 많은 곳인데요. 저는 죽림서원 → 임리정 → 팔괘정→ 황산근린공원 전망대 → 강경 황산포구 등대 → 황산대교로 이어지는 코스를 산책하며 금강 너머로 저무는 노을 감상에 나섰습니다.

먼저 죽림서원 옆 공용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걸었습니다.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75호로 지정된 죽림서원은 방문할 때마다 문이 잠겨 있어서 안으로 들어갈 수 없는 아쉬움이 큽니다. 황산서원, 육현서원으로도 불렸던 죽림서원은 영남학파(조광조, 이황)와 서인 및 노론계(이이, 성혼, 김장생, 송시열)의 대표인물들이 함께 제향되는 독특한 장소이기도 합니다.

죽림서원의 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라 조금만 언덕길을 오르면 임리정이 있습니다. 죽림서원은 평소에 문이 감겨 있기 때문에 밖에서 외관만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임리정은 언제든 접근이 가능합니다.

임리정은 사계 김장생 선생이 후진을 양성하기 위해 지은 정자입니다. 정면 3칸, 측면 2칸의 팔짝지붕 건물인 임리정은 임리정기비와 함께 금강을 바라보며 나란히 섰는데요. 임리정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아름다워 누가 보아도 강학과 호연지기를 기르기에 좋은 장소임이 틀림없습니다.

임리정의 유래를 알려주는 임리정기비를 둘러보는데 마치 해시계처럼 노을이 저물고 있음을 알려줍니다. 20~30분 정도가 지나면 노을이 질 거 같아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임리정에서 출발지였던 죽림서원 방향으로 내려가지 않고 뒤편으로 향했습니다. 새로 조성한 공원을 지나면 황산근린공원으로 연결되는 길이 있는데 거리상 더 가깝기 때문입니다.

충청남도 유형문화재 제76호로 지저된 팔괘정은 우암 송시열이 세운 건물입니다. 스승인 사계 김장생 선생이 머물던 임리정과 150m 정도의 거리에 위치해 있는데요. 스승과 가까이 하고 싶었던 제자 송시열의 애틋한 마음이 느껴지는 장소입니다.

팔괘정을 지나면 금강과 강경읍내를 조망할 수 있는 황산근린공원 전망대가 나옵니다. 높이에 비해 제법 모양을 갖춘 전망대인데요. 강경의 풍경을 바라볼 수 있는 곳으로 옥녀봉과 함께 추천하고 싶은 장소입니다.

팔각형 모양의 전망대에서는 8개의 풍경과 마주할 수 있습니다. 황산대교, 금강, 옥녀봉, 강경읍내, 채운산 등 바라보는 곳마다 한 컷의 풍경 사진이 되어 줍니다.

사진을 촬영할 수 있도록 전망대 유리창에 구멍을 뚫어 놓았는데요. 금강변의 강경젓갈전시관과 옥녀봉이 보입니다. 사진을 촬영한 후에 문을 닫아줘야 하는데 깜빡 잊고 그냥 가는 분들이 있는 모양입니다. 빗물이 들어오지 않도록 꼭 창문을 닫아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예전에는 강경이 논산보다 컸다고 합니다. 강경포구와 강경시장을 통해 전국으로 물자와 사람이 이동했는데요. 그 영향으로 강경에는 역사와 문화를 자랑하는 근대문화유산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지금은 논산시에서 복원과 개발 사업을 통해 강경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고 있어 조금씩 활기를 되찾아가고 있습니다.

황산근린공원 전망대에서 내려오면 박범신 문학비가 있습니다. 옥녀봉 아래 강경산 소금문학관이 건립되기 전까지 박범신 문학비는 영원한 청년 작가 박범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찾아 인증 사진을 남기는 장소이기도 했습니다.

강경금강둔치를 산책하는 사람들

강경금강둔치에 도착하자 금강 너머로 노을이 저뭅니다. 산책을 나온 사람들의 발걸음처럼 노을은 저물무렵 해걸음의 속도가 가장 빠른 것 같습니다. 서둘러 강경 황산포구 등대로 향했습니다.

노을 사진은 옥녀봉이 최고인데 제가 강경 황산포구 등대를 찾은 이유가 있습니다. 지금 옥녀봉에서 바라보면 노을이 저무는 방향이 금강 상류 쪽이기 때문에 사진 구도를 잡기가 좋지 않습니다. 옥녀봉은 2월~3월, 그리고 9월~10월에 정면에서 바라보는 노을을 촬영할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금강의 노을을 촬영할 때 옥녀봉 정상의 느티나무가 좋은 배경이 되어주는데요. 강경 황산포구 등대도 옥녀봉의 느티나무 못지 않게 멋진 풍경을 만들어 줍니다. 촬영한 사진을 보니 한 걸음만 더 뒤로 물러섰으면 좋았을 텐데요.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나름대로 멋진 노을 사진이라 생각합니다. 여러분도 황산포구 등대를 찾아 노을 사진에 도전해 보시기 바랍니다.

등대에서 가로등으로 거듭난

강경 황산포구 등대

강경 황산포구 등대는 금강 하류에서 강경포구까지 드나들던 어선과 여객선의 뱃길을 안내하기 위해 세워졌습니다. 하지만 뱃길이 끊기면서 등대로서의 기능을 잃어버렸는데요. 옛모습을 복원해 가로등의 역할을 하며 사람들의 발길을 안내하니 보기에 좋습니다.

노을 사진을 촬영한 후에 한참 동안 금강을 바라봤습니다. 하루를 바쁘게만 살다가 오랜만에 금강의 고요한 물결이 주는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코스인 황산대교로 향했습니다.

금강자전거길을 따라

황산대교 주변을 산책하는 사람들

논산시 강경읍과 부여군 세도면을 이어주는 황산대교는 황산벌을 지난다는 의미로 이름 지어졌다고 합니다. 그만큼 논산을 대표하는 다리라 할 수 있습니다. 1987년 6월에 건립되어 오늘에 이르기까지 변함없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데요. 최근에 야간 조명경관등이 설치되어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논산시 강경읍 황산리를 찾아 문화유산과 함께 금강의 노을 사진을 촬영했는데 매우 만족스러운 시간이었습니다. 리모델링 중인 강경젓갈전시관에 디저트 카페 금백로 45가 문을 열어서 차 한 잔과 함께 강경 여행을 마쳤는데요. 여러분도 제가 소개한 죽림서원에서 황산대교까지의 코스를 거닐며 즐거운 강경 야행의 시간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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