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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전
암산마을에서 만나는 겨울철의 여행지 안동 고산서원
제가 사서오경 중 주역에
처음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21살 때였습니다.
누가 가르쳐 준 것은 아니지만
책을 읽다 보니 세상과 만물의 변화를 담았다는
주역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하늘의 명을 알게 되었다는 나이 지천명인
50에 주역을 만났다는 공자는
“내게 주어진 수명이 조금 더 있다면
공부를 완성해 큰 허물을 면할 텐데…”라며
한탄했다고 합니다.
겨울에 와보니 고산서원으로 들어가는
입구의 강이 이렇게 얼어 있다는 것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지난 1월 이곳에서는
2025 안동암산얼음축제가 열렸습니다.
이 마을은 안동암산 농촌테마마을입니다.
얼음이 얼어 있을 때에는 이곳에서
썰매를 타는 사람들도 보입니다.
암산이라는 천혜의 절경을 보고
다시 위쪽에 자리한 고산서원으로 가봅니다.
조선 후기의 문신인 이상정을
추모하기 위해 창건한 서원인
고산서원은 이상정을 기리는 공간입니다.
연일 현감 부임 당시 이상정은
날이 가물어 민심이 어지러웠으나
부임하자마자 비가 내려 현민들이
그 비를 사군우(使君雨)라 불렀다 할 정도로
많은 이야기가 내려오고 있습니다.
고산이라는 서원의 이름은 시경에 있는데
"높은 산을 보고 큰 도를 행한다"라는 구절에서
따온 것으로 이상정의 고상하고 숭고한 덕행을
기리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곳의 왼쪽에는 이상정이 후학을 가르치기 위해
영조 44년(1768)에 세운 고산정사가 있습니다.
지금의 서원은 1977년에 고쳐
지은 것이라고 합니다.
고산 서원의 건물로는
3칸의 묘우, 신문(神門), 10칸의 강당,
3칸의 전사청(奠祀廳), 9칸의 백승각,
9칸의 동재, 3칸의 정사, 정문인 향도문(嚮道門),
14칸의 주사(廚舍) 등이 남아 있습니다.
정문인 향도문(嚮道門)을 거쳐지나 만나는 강당은
중앙의 마루와 양쪽 협실로 되어 있으며,
원내의 행사 때 유림의 공론 장소로 사용되고 있으며
동재는 향사 때 제관들의 숙소로 사용되고,
전사청은 향사 때 제수를 마련하여 두는 곳이며,
백승각에는 서원의 유물을 보관하고 있습니다.
이상정은 독서는 공맹정주(孔孟程朱)의 글을
주로 하였고 때론 밤새워 사색하고
혹은 여러 날을 침잠하여 반드시 깨우친 뒤에야
그쳤으며 마음에 체득한 바는 반드시 몸으로
행하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독서는 즐겨 하되 진심으로 해야
길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합니다.
겨울이어서 그런지 날은 춥지만 더욱더
시야가 탁 트이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이상정은
퇴계 학맥의 중요한 계승자인
이재(李栽)의 외손으로 일찍부터
그 문하에 나아가 수학하여
이황(李滉)-이현일(李玄逸)-이재로 이어지는
영남학파의 학통을 계승한 사람입니다.
왜 아인슈타인이나 노벨상을 받은
학자도 주역에 관심을 가졌을까?
미래라는 것은 참여하는 순간 바뀌는 것이기에
정해져 있기도 하고 정해져 있지 않기도 합니다.
주역은 사물의 요동을 피해 먼 거리에서
미래를 측량하는 기술로 평범 속에 담긴
날카로운 통찰과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합니다.
이상정은 세상 사람들이 모두
인간적인 삶을 유지했으면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율려(律呂: 음악), 역법(曆法),
산수(算數)에 모두 통달했으며,
선기옥형(璇璣玉衡: 혼천의), 심의(深衣),
상복(喪服) 등의 제도에 관심이 많았던
이상정은 백성들의 삶에 관심이 많았다고 합니다.
안동 고산서원에 모셔진 이상정은
1711년 1월 29일 안동부(安東府)
일직현(一直縣) 소호리(蘇湖里, 현 경상북도 안동시 일직면 망호리)에서 태어나
1735년(영조 11)에 증광시에 병과로 급제하여
승문원부정자, 전적, 병조정랑, 사간원정언,
사헌부감찰, 병조참지, 예조참의를 역임했습니다.
공부라는 것이 무엇일까요?
옛 선비들은 공부를 지극히 했었다고 합니다.
온 세상이 예의 바르다면 사회에 질서가 생기고
그런 사회는 위대한 사회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학문을 함에 있어서 이상정이 바라
보았던 세상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겨울이라도 쓸쓸하지 않고 이상정이라는
사람의 행보에 대해 생각해 보니
또 다른 공부의 길이 보입니다.
고산서원에서 나와서 아래쪽의 풍광을
보면서 걸어봅니다.
2월이라는 시간이 지나가고 있는
지금도 변화는 분명하게 일어납니다.
어떻게 시간을 보내던 어떤 일을 결정하듯이
미래를 알고자 하는 마음 자체가 미래를 다르게
만들기도 합니다.
높은 산과 큰 도를 행한다는
고산서원의 이름이 어울리는 마을이었습니다.
📍 고산서원
주소
경북 안동시 남후면 광음리
본 내용은 최홍대 안동시
SNS 기자단 개인의 의견으로,
안동시 공식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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