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4일 전
완주 가볼만한 곳 - 소양문화생태숲
물, 숲, 카페
3박자가 어우러진 쉼터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요즘 에어컨에 의존하는 시간이 늘어갑니다. 휴대폰에는 실외 활동을 자제하라는 문자가 반복해서 쌓이고 있어 야외활동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답답한 날의 연속입니다. 그런 일상에서 잠시 탈출하기 위해 아침 시간을 이용해서 집 밖으로 나섰습니다. 완주군 소양면에 있는 소양문화생태숲을 찾아 산책도 하면서 진정한 여름의 산수를 느껴보고 싶었습니다.
송광사 여름 꽃
전주 방향에서 소양문화생태숲을 가기 위해서는 완주 송광사를 지나게 됩니다. 지나는 길에 잠시 송광사에 들렀습니다. 철이 지난 줄 알면서도 연꽃이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예상했던 대로 연꽃이 진 자리에는 투박한 연밥이 가득했고 게으른 연꽃 몇 송이만 보였습니다. 연지를 지나 일주문을 들어섰습니다. 길가에 늘어선 화분에는 다행히 아직 연꽃이 한창입니다. 잘 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송광사에는 일주문 외에 여러 개 문이 일렬로 배치되어 있는데요. 그 옆으로 화단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화단 끝부분에는 상사화가 활짝 웃고 있습니다. 상사화와 긴 눈 맞춤을 마치고 경내를 한 바퀴 돌아 오늘 목적지인 소양문화생태숲으로 향했습니다.
소양문화생태숲
송광사를 지나 위봉산성 방향으로 향했습니다. 오르막이 시작되는 지점에 오성한옥마을이 있습니다. 오성한옥마을 입구에서 왼쪽 길로 들어서면 오성제가 보입니다. 소양문화생태숲은 오성한옥마을 오성제 주변에 조성되었습니다. 종남산(608.3m)에서 흘러 내려온 산자락의 자연스러움과 인공 조림이 어우러져 만들어진 숲입니다.
오성제를 따라 안으로 들어서면 저수지 끝부분에 있는 한옥 건물이 눈에 들어옵니다. 오성영농조합법인에서 운영하고 있는 한옥문화센터입니다. 다리를 건너 한옥문화센터로 들어갈 수 있는데요. 다리의 디자인이 독특합니다.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배치해서 한국적인 멋을 표현한 오성한글다리입니다.
한옥문화센터에서는 한옥 숙박과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마을 주민들로 구성된 오성영농조합법인이 오성마을의 아름다운 자연 경관과 문화를 알리기 위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오성제 바로 앞에 카페도 문을 열었습니다.
소양문화생태숲은 한옥문화센터를 기점으로 오성제 제방 방향으로 조성된 숲을 말합니다. 오성제는 농업용으로 만들어진 저수지이지만 지금은 관광자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주변 산과 어우러져 멋진 경관을 자랑하기 때문이지요.
한옥문화센터를 출발해서 숲길로 접어들었습니다. 바깥은 벌써 더워지기 시작했는데 숲길은 시원해서 걷기에 무리가 없습니다. 먼저 저수지와 가까운 길을 이용해서 제방 방향으로 향했습니다. 나무가 무성해서 시원한 반면에 저수지 풍광을 볼 수 없는 것은 아쉬웠습니다. 대시 숲속에서는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걸었습니다.
오성제 제방까지 거리는 500여 m입니다. 잠시 걷다 보면 저수지 제방이 보입니다. 제방 입구에는 목교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목교를 건너 제방 위에 섰습니다. 햇빛이 부담스럽지만 오성제 풍경은 절대 놓치기 싫은 매력이 있습니다. 파란 하늘과 어우러진 풍경도 그렇지만 뭉게구름 반영까지 드리운 저수지 풍경은 자연이 선사한 걸작품입니다.
저수지 풍경을 감상하고 다시 숲길로 돌아왔습니다. 숲길은 중간중간 교차해서 코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짧은 코스는 30분 정도면 걸을 수 있는 거리이고요. 숲길을 천천히 걸으며 1~2시간 운동과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코스입니다.
오늘은 가장 긴 코스를 선택해서 걸어보고 싶습니다. 산책로 위에는 매트가 깔려 있어 발걸음이 편안합니다. 걸으며 마주치는 다양한 나무들이 예쁜 숲을 이루고 있습니다. 조금 가다 보면 숯가마 터도 보입니다. 이곳에 살았던 옛 선조들이 석축을 쌓거나 가마를 만들어서 참나무를 베어 숯을 굽던 장소를 말합니다.
어느 구간은 자작나무 숲입니다. 나무줄기의 하얀 껍질이 독특한 나무이지요. 자작나무는 추운 지방에서 사는 나무라서 주변에서 보기 어려운 나무인데요. 소양문화생태숲에서 자작나무를 볼 수 있어 반가웠습니다. 자작나무 숲 사이로 좁은 산책길이 있어 걸어볼 수 있었습니다.
자작나무 숲을 지나 길을 따라 오르면 조금 위쪽에 있는 임도를 만납니다. 임도는 숲을 관리하기 위해 만든 길이라서 차가 다닐 정도로 넓지만 대신 그늘이 없습니다. 오늘 같은 맑은 날씨에 임도를 걷기에는 부담스러웠습니다.
임도를 걷는 것은 잠시뿐 중간에 만난 숲길로 다시 들어섰습니다. 숲길은 오성제 제방 입구에서 갈라집니다. 걷지 않은 길을 선택해서 한옥문화센터 방향으로 향했습니다. 조금 위쪽으로 오르자 오성제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쉼터가 있습니다. 잠시 쉼터에 앉아 목을 축였습니다.
쉼터에서 땀을 닦고 다시 걷기를 계속 이어갔습니다. 숲길에서 다양한 나무들을 만납니다. 소양문화생태숲을 걸으며 나무들과 교감을 나누는 것은 특별한 체험이었습니다.
얼마 가지 않아 한옥문화센터가 시야에 들어옵니다. 센터 바로 앞 숲에는 여러 시설들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네, 마루와 같은 쉼터와 함께 작은 도서관도 보입니다. 책 읽기 좋은 계절에는 이곳에 머무르면서 책을 읽는 것도 좋겠습니다.
소양문화생태숲 산책을 마치고 한옥문화센터에 있는 카페를 찾았습니다. 한옥과 현대식 건물을 절충한 구조의 카페 건물입니다.
유리창을 통해 보이는 저수지 뷰가 아름다운 카페입니다. 하루 종일 앉아 바라보고 싶은 풍경입니다. 산책 후 시원한 카페에서 즐기는 휴식은 꿀맛입니다. 오성제 주변에는 이런 카페가 다섯 곳이나 있어 카페 체험을 즐겨보는 것도 괜찮겠습니다.
오성 한옥마을
소양문화생태숲 산책 마무리를 하기 전에 마을 길을 따라 한 바퀴 돌아보았습니다. 오성한옥마을은 오성제 주변의 오도재(五道峙)마을과 위봉산성 아래 계곡을 따라 들어선 외성리(外城里)마을이 합해져서 된 마을입니다. 한옥문화센터가 있는 이곳은 옛 오도재마을입니다. 작은 계곡을 따라 길게 형성된 마을이지요.
잘 가꾸어진 집들은 카페나 펜션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펜션마다 물놀이 시설을 갖추고 있어 조용히 피서를 즐기고 싶은 사람들이 좋아하겠습니다. 국악인 부부가 사는 집 입구에는 배롱나무꽃이 환하게 피어 있는 지나는 이를 즐겁게 해줍니다.
마을 끝 즈음에는 식당도 있습니다. 시원한 계곡을 품고 있는 식당이라서 그런지 점심시간이 가까워지면서 사람들의 발걸음이 잦아지고 있습니다. 작은 마을이지만 다양한 모습을 품고 있어 소양문화생태숲 산책 코스에 포함해서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이렇듯 소양문화생태숲은 오성제의 아름다운 풍경과 숲길 산책 코스는 물론 카페, 펜션, 식당까지 갖춘 복합문화공간입니다.
글, 사진=김왕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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