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별미 ​열무동치미국수와 꾸지뽕 비빔국수

허영만도 반한 맛 백야촌

더위로 입맛이 없을 때는 시원한 동치미나 매콤한 비빔국수가 생각나는데요, 순창에는 의외로 맛있는 국수집이 많이 있습니다. 그중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에 나왔던 순창의 국수 맛집 ‘백야 촌’을 가보았습니다. 이곳은 매일 점심시간(11:00~14:30)만 장사하는 곳이랑 오픈런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도저히 식당이 나올 것 같지 않은 시골길을 들어가니 반가운 현수막 하나가 보입니다. 바로 ‘백야촌꾸지뽕국수’ 입구입니다, 간판도 이 현수막이 하나라 처음 오시는 분들은 당황하시기도 하는데요, ‘꾸지뽕’이라는 글씨를 보셨다면 잘 찾아오셨습니다.

11시부터 문을 연다고 해 여유 있게 11시 10분에 방문했는데, 벌써 손님들이 와계십니다. 마당은 주차장으로 사용되는데, 점심시간 피크 때면 손님들이 꽉 차 주차할 곳도 찾기 힘들 정도입니다. 식사는 평상이 놓인 외부에서 가능한데요. 마당에서 먹는 국수는 오랜만이군요.

백야촌은 꾸지뽕 농사를 짓는 사장님께서 점심시간만 잠깐 운영하는 식당이라 인테리어 근사한 요즘식 식당은 아닙니다. 하지만, 옛 할머니 댁에 놀러 간 듯 편안함이 함께 하는 곳이지요. 허영만 선생님은 백야촌을 방문하고 나서 “한여름 평상 위에서 온 가족이 식사하던 장면에 대한 가마득한 기억이 있는데, 비빔국수와 열무국수가 그 추억을 불러왔다”라고 이야기하셨습니다. 4년 전 이맘때쯤 방문하셨으니 초여름 저와 비슷한 느낌으로 이곳을 찾은 듯합니다.

백야촌의 메뉴는 딱 두 가지! ​열무동치미국수와 꾸지뽕 비빔국수입니다. 주문을 하고 나니 손님들이 하나둘 들어옵니다. 사장님 손길이 바빠집니다. 국수 만드는 걸 보고 비법도 듣고 싶다는 이야기에 흔쾌히 허락해주셨습니다.

“우리 식당은 국수 씻는 물과 끓이는 물, 김치담그는 물까지 모두 지하수만 쓴다. 뜨거운 물에 국수를 씻으면 국수가 다 퍼져버려 못 먹는다. 맑고 시원한 지하수에 국수를 씻어내고, 열무도 지하수로 담근다. 일반 물에 국수를 씻어내면 하얗게 뜨는데, 지하수는 그런 게 전혀 없다.”

사장님께서는 이미 서울에서 국수 장사를 하셨기에 국수 삶는데, 물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계셨습니다. 11년 전 순창으로 내려와 꾸찌뽕 농사와 국수집을 하면서 지하수 관전만 천만원 주고 일부러 파셨다고 합니다.

지하수로 담근 열무 물김치는 일반 물에 담근 열무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새파랗고 아삭아삭한 식감을 자랑하며, 독특한 풍미가 있습니다. 맑은 물이 계속 흐르는 곳에서 물을 받아 국수를 삶고 씻는다며 맛있는 국수 비법이 물에 있음을 강조하셨는데요, 직접 담근 김치와 고명으로 올라갈 김치도 보여주셨습니다. 확실히 색감이 다릅니다.

무를 잘 썰어 만든 동치미 또한 지하수로 담그는데, 4일 이상 숙성시켜 손님상에 올라갑니다. 아삭하게 얼린 동치미 국물은 열무 동치미국수에 넣는 국물로 제격입니다. 음식 만들 때 쓰는 지하수는 계속 틀어놔야 하는데, 물을 안 틀어놓으면 지하수에도 하얀 불순물이 생긴다고 합니다.

비빔국수 만드는 모습도 보여주셨습니다. 잘 삶아진 국수는 지하수에 씻어내고 충분히 물기를 빼내면 쫄깃하고 맛있는 국수가 됩니다. 거기에 꾸지뽕이 들어간 특제 고추장을 넣고 비빈 후 한 번 더 비빔장을 올려주면 맛있는 꾸지뽕 비빔국수가 완성됩니다.

주문하면 바로 국수를 삶아 내기에 시간이 조금 걸리지만 정성이 가득한 국수들입니다. 여름에는 멸치국수를 하고 있지 않기에 ​열무 동치미국수와 꾸찌뽕 비빔국수 딱 2종류만 주문할 수 있는데, 대부분 하나씩 주문하고 있어 저도 각각 주문해보았습니다.

평상에 앉아 잠시 쉬고 있으니 주문한 국수가 나왔습니다.​ 열무 동치미국수와 꾸찌뽕 비빔국수 모두 큰 스테인리스 대접에 담겨 나왔는데, 양이 꽤 많습니다. ​열무 동치미국수는 7천 원, 꾸찌뽕 비빔국수는 8천 원으로 가격도 저렴한 편인데. 양도 많고, 김치도 아주 먹음직스럽게 나옵니다. 손님들에게 인기 많은 배추김치는 매일 담근다고 하는데, 겉절이식으로 제공되며 양념을 아끼지 않아 맛이 기가 막힙니다.

열무 동치미국수와 꾸찌뽕 비빔국수 모두 열무가 들어가는데, 한입 먹어보니 아삭한 맛이 끝내줍니다. 열무 동치미국수는 시원한 국물에 동치미 맛이 느껴지는 국수라 아이들부터 어르신까지 너무 좋아할 맛입니다. 비빔국수는 조금 매운 맛이 느껴지지만, 열무에 감싸 먹으니 입안으로 계속 들어갑니다. 양념맛이 일품입니다. 열무 동치미국수와 꾸찌뽕 비빔국수 둘 다 우열을 가릴 수 없는 맛입니다.

싱싱한 열무와 새콤달콤한 동치미 양념이 조화를 이루는 시원한 열무 동치미국수에 꾸찌뽕 비빔장이 들어간 비빔국수까지 바닥을 다 비웠습니다. 탁 트인 평상에 앉아 먹으니 더 맛있는 것 같습니다. 올여름 순창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다면 백야촌을 방문하여 시원한 국수로 입맛까지 살려보시기 바랍니다.

백야촌

전북특별자치도 순창군 팔덕면 담순로 889-13

063-653-7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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