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님은 중천에 있지만

옷깃을 여미게 하는 찬 기운을 느끼며

‘허준근린공원’에 들렸습니다.

물고기가 노니는 ‘광주암’이 있는

푸른 연못 주변에 빨간 잎으로

가을의 흔적을 간직한

단풍나무가 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불현듯 마주친

도심 속에 멋진 자연을 감상하고

근린공원과 경계를 이루는

‘공암나루황톳길’에 듭니다.

바닥에는 고르게 걷기 좋게 조성된 황톳길이,

최근에 개통한 ‘궁산'과 '서울식물원’을 연결하는

‘도로 횡단, 골목길 통과 없는 안전한 둘레길’과

평행선을 이루며

길게 조성되어 있습니다.

바닥의 찬 기운이

신발을 벗고 걷는다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용기를 내어 뒤에 사람들을 의식하고

첫 발을 내디뎠습니다.

걱정과는 달리

푹신한 감촉이 냉기가 아닌 온기를 담아

온몸에 ‘기’를 전하며

오감을 자극합니다.

자연스레 보폭이 작아지며

'무위자연‘의 경지에 다다른 느낌입니다.

"시몬, 너는 좋으냐 황톳길이?"

길가에 쌓인 낙엽들과 동행하다 보니

문득 가을과 함께 떠나간

‘구르몽’의 연인 '시몬'도 불러내었습니다.

그렇게 황톳길을 걸으며

그동안 무관심했던

내면의 나와의 진솔한 대화를 나누면서

한강 고수부지와 연결된

육교를 올라갑니다.

유유히 흐르는 한강 너머로

왼쪽으론 방화대교와 행주산성이,

오른쪽엔 노을공원과 하늘공원이

그림같이 펼쳐지고

가운데엔 수도 서울의 진산

‘북한산’이 그 위용을 뽐내고 있습니다.

우리 서울의 아름다움에 자존감을 세우고

육교를 걸어

놀이시설이 예쁘게 꾸며진

‘어린이놀이 광장’을 거쳐

‘허준근린공원 약초원’에 닿았습니다.

이곳에서는

‘당귀, 용담, 산수국, 구절초 등

우리의 전통 자연 약재를 찾아보면서

‘신토불이’의 참뜻을 새길 수 있습니다.

약초원과 연결된 통로를 건너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동의보감’의 ‘허준박물관’을 만납니다.

쉼 없이 돌아가는 바쁜 삶이지만

가끔은 한두 시간 시간을 내어

천천히 걸으면서

삶의 여유를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강서까치뉴스 이상돈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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