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이 강처럼 흐르는 진해 소사마을로의 겨울 여행

소사마을

-주소: 경상남도 창원시 진해구 소사로 43번 길 6 일대

-주차장 있음(공영/ 임시 주민 주차장)

겨울이 일상이 된 1월의 시간이 강처럼 흐르는 소사마을로 드라이브 겸 마실을 다녀왔네요. 누군가 살갑게 다가와 말이라도 건넬 것 같은 마을을 향한 길을 따라 오른쪽으로 웅동1동 행정복지센터, 마천 시장 등이 있으며 왼쪽으로 소사교를 지나면 김씨박물관, 김달천 생가, 문학관이 있는 소사마을이 있는데 추억을 꺼내고 싶을 때 찾아오면 좋을 것 같은 소사마을로 방향을 잡았네요.

대장천을 끼고 형성된 소사마을 입구에는 지계석처럼 '문학의 향기 소사마을'이라는 안내석을 봅니다.

전형적인 농촌 마을 같은 소사마을의 들판은 부지런했던 시간을 뒤로하고 지금은 잠시의 여유를 누리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나락이 빽빽했었던 논바닥은 까치와 까마귀들의 먹이터가 되어 있었고 푸른 채소들이 꽃처럼 농부의 손길을 기다렸던 밭에는 물뿌리개와 장화가 쉬는 시간이라고 알리는 것 같습니다.

소사동 마을의 역사와 함께 오래도록 한자리에서 버팀목이 되고 있는 나무 한 그루의 모습이 앙상한 가지를 드러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리지 않게 보이는 것은 분명 겨울임에도 따뜻한 기운이 시간과 공간을 데우고 있기 때문일 테죠.

주민들의 편의와 체력 증진을 위한 소사마을회관이 마을의 중심을 잡고 있는 것 같았고요.

창원시 진해구 소사동이라는 행정명으로 불리기 전의 소사마을은 1905년 일제가 진해에 군항 건설을 본격화하면서 군항 용수와 전기를 보급하기 위해 웅동 수원지를 조성하면서 이곳에 있던 7개의 마을 주민을 강제 이주시키며 만들어진 마을이랍니다.

1900년대 초 일제가 진해 군항을 건설할 때 인근의 주민들이 강제 이주를 당하면서 생겨난 소사마을의 역사를 보여주는 사진들도 전시돼 있는데 근대사를 지나 오늘까지 이어져 있기 때문에 역사의 과도기 현장에 서 있는 것 같기도 하답니다.

골목이 놀이터가 되었을 당시에는 까까머리, 단발머리, 코흘리개, 검정 고무신 등이 예사롭게 삶의 일부가 되었을 테고 그런 환경을 추억으로 품고 자라난 아이들은 지금은 허허 백발이 되어 마을을 지키고 있겠지요.

때 묻은 벽화들이 마주하고 있어도 오히려 낭만으로 다가오는 것이 소사마을입니다.

벽과 벽에 그림이 예쁘게 그려진 거리를 지나면 어느새 흑백사진으로 소사마을의 역사를 무언(無言)으로 대변하고 있는 곳도 만날 수 있어서 처음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도 마을을 쉽게 이해하며 돌아볼 수 있답니다.

특히 레트로 감성 충만하신 분들이 오면 좋아할 만한 공간도 소사마을에 있으니 아이들과 함께 오셔도 좋을 테고 사랑하는 사람과 데이트하면서 마을을 돌아보고 감성이 짙게 베인 김씨박물관이나 김씨공작소를 둘러봐도 좋을 테지요.

오래된 가게와 골목 그리고 폐허가 된 채 길 잃은 집들도 그림이 되고 풍경이 되는 소사마을은 언제든지 방문이 가능하답니다.

소사동 191번지에 위치한 웅동 수원지는 진해에 일제가 해군 군항을 건설할 때 평창, 심동, 용잠, 관남, 들말 등 여러 마을을 밀어내고 둑을 쌓아 아홉냇골, 분산골, 달판 개울 등에서 흐르는 물을 모아 1914년에 완공한 저수지랍니다.

수원지 인근 25,000㎡에 달하는 면적에 벚꽃이 식재되어 있으나, 1968년 무장공비 김신조 사건으로 폐쇄되어 오늘까지 민간인 통제구역으로 되어 있지만, 진해구에서 웅동 수원지의 벚꽃 군락지를 시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하여 최대한 빠르게 웅동 수원지를 시민에게 개방할 예정이라고 하니 올해 봄부터 볼 수 있을까 하는 기대를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