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무릇이 만발한 반야산 관촉사로 떠나는 가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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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꽃무릇이 만발한 논산시 반야산 관촉사에 다녀왔습니다.

가을로 접어들면서 고창 선운사, 영광 불갑사, 함평 용천사 등 꽃무릇으로

유명한 사찰에서는 '꽃무릇 축제'가 열렸는데요.

저는 멀리 갈 수 없어 관촉사로 꽃무릇을 보러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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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야산 관촉사 천왕문의 사천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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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촉사를 찾으면 항상 일주문 앞에 차를 세우고 걷습니다.

걸어서 일주문을 통과해야 비로소 사찰로 들어서는 느낌이 들기 때문인데요.

그런데 일주문 근처에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서 천왕문 옆 주차장에 차를 세웠습니다.

그리고 불법을 수호하는 사천왕과 눈 맞춤한 후 관촉사 경내로 이어지는 계단을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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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을 오르는 동안 울창한 나무들 사이로 꽃무릇이 얼핏 보이기 시작하자 저절로 발걸음을 재촉하게 됩니다.

명곡루 앞에 이르자 만발한 꽃무릇이 마치 붉은 융단을 깔아놓은 듯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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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사찰 주변에는 꽃무릇을 많이 심었습니다.

그 이유는 뿌리에 방부제 성분이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뿌리를 찧어서 탱화나 단청을 그리는 물감에 넣으면 색이 오래도록 유지되고 좀도 슬지 않는데요.

지금은 대부분 관상용으로 심고 있지만 사찰에 핀 꽃무릇을 통해서도 조상의 지혜를 엿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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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무릇은 석산(돌마늘), 개난초 등으로도 불리는데요.

종종 상사화로 착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꽃무릇은 꽃이 피었다가 진 후에 잎이 나지만

상사화는 반대로 잎이 난 뒤에 돋아난 꽃대에서 꽃이 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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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곡루로 오르는 계단길 양쪽에 만발한 꽃무릇을 한참 동안 보고 나서야 관촉사 경내로 들었습니다.

반야산 관촉사의 경내에서 첫 번째로 대면하게 되는 건물은 대광명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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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광명전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주불로 비로자나불을 모시고

양쪽에 노사나불과 석가여래불이 협시보살로 있습니다.

사찰의 중심이 되는 전각의 이름과 주불을 알면 그 사찰의 추구하는 바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반야산 관촉사는 비로자나불을 모신 대광명전이 있으니 화엄종 계통 사찰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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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야산 관촉사 미륵전과 은전미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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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광명전 다음 전각은 미륵전입니다.

미륵전은 내부에 불상을 모시지 않고 창문을 통해 은진미륵을 주불로 바라볼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미륵전 앞에 자세를 낮추고 무릎을 꿇으면 은진미륵과 눈 맞춤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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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산 관촉사는 많은 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최근에 보수를 끝내고 장막을 걷어낸 충청남도 유형문화재 배례석과 오층석탑,

보물로 지정된 석등, 국보 논산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은진미륵)을 바라보는 일은

불자가 아니더라도 저절로 불심이 생겨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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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야산 관촉사 명부전과 삼성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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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산 관촉사의 주인공은 언제나 은진미륵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꽃무릇이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명부전 옆 삼성각에 오르면 꽃무릇을 배경으로 앉아서 잠시 사색을 즐길 수 있는데요.

개인적으로 관촉사에서 제일 좋아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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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무릇의 꽃말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고 합니다.

불국사의 무영탑 이야기처럼 관촉사에도 꽃무릇의 꽃말처럼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전설이 있을까요?

기독교인으로서 사찰을 찾은 저의 입장도 꽃무릇과 비슷한 것 같다는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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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야산 관촉사 석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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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촉사의 경내로 들어설 때 이용했던 옛 석문을 통해 발길을 되돌리면서 다시 꽃무릇과 마주했습니다.

관촉사를 찾아 오를 때 보았던 꽃무릇과 내려설 때 마주한 꽃무릇이 사뭇 달라 보입니다.

전국의 꽃무릇 축제는 끝났지만 반야산 관촉사를 찾아 아직 저물지 않는 꽃무릇과 마주하는 시간이 참 좋았는데요.

가을여행을 계획하고 계신 분이라면 논산 11경 중 제1경인 관촉사 은진미륵과 함께 꽃무릇도 구경해 보시기 바랍니다. [서포터즈 장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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