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어린이를 위한 전시, 용인포은아트갤러리 <어린이나라>
[안선영 기자]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들어서면
특유의 분위기에 위축될 때가 있습니다.
이런 까닭에 아이와 함께 문화생활을 즐기고 싶어도
망설이게 되는데요.
경기도 용인시에 자리한 ‘용인포은아트갤러리’에서
어린이 특별 전시회를 만났습니다.
한글 잡지 『어린이』의 창간 100주년을
기념하여 마련된 <어린이나라> 전시는
9월 26일부터 11월 23일까지 열립니다.
용인시를 대표하는 문화시설은
용인문화재단이 운영하는 포은아트홀 공연장과
포은아트갤러리가 있습니다.
좋은 공연이나 전시회를 저렴한 가격에 관람할 수 있어
종종 방문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무료인데다가
어린이를 위한 기획 전시회라서
경기도민 여러분들에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1923년부터 1935년까지 쉬운 한글로 쓴 잡지,
혹시 『어린이』라는 잡지를 아시나요?
‘어린이’와 ‘어린이문화’라는
개념이 만들어진 과정에 대해
크게 3가지 코너로 나눴습니다.
잡지의 창간 배경과 제작 과정, 참여한 이들과
어린이 독자 등 그때 그 시절
잡지가 자랑스럽게 다가옵니다.
볼거리와 함께 중간중간 놀거리가 있어서
미술관 나들이지만 가볍게 놀기 좋았어요.
초등학교 5학년 아이와 관람했는데
‘어린이’와 ‘미술관의 역할’에 대해
새롭게 느끼는 기회가 됐다는 사실!
자 그럼, 전시장 곳곳을 소개해 드릴게요.
1부 : 어린이 잡지의 탄생
‘어린이’라는 말을 처음 사용하고
‘어린이날’을 제정한 사람,
방정환 선생 이야기는 많이 들어 보셨을 겁니다.
선생은 1920년, 개벽지에 어린이 노래를 번역하면서
‘어린이’란 단어를 소개했습니다.
‘젊은이’나 ‘늙은이’와 대등한 의미로
존중하기 시작한 것이에요.
잡지 『어린이』는 1923년에 발간되었습니다.
일제에게 나라를 빼앗긴 시기,
3·1독립운동을 계기로
미래를 이끌어나갈 아동과 청소년에게
민족정신을 고취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1925년 8월호부터 1931년 2월호까지
방정환 선생이 편집과 발행을 맡았습니다.
전시장에는 그동안 박물관이나
개인소장으로 가지고 있던 잡지를 직접 볼 수 있답니다.
책이란 제목, 표지, 그림 등을 보면
어떤 기획으로 만들어졌는지
그 가치를 알 수 있습니다.
잡지 『어린이』가 탄생하기까지
많은 이들의 노력이 느껴지네요.
1920년대와 1930년대 잡지 『어린이』의 제작과정은
편집실 콘셉트로 꾸며져 있습니다.
『아이들보이』, 『새별』, 『신소년』, 『학생』 등
아동 잡지와 학생 잡지의 역사를
한자리에서 확인하는 과정이 재미있네요.
제2부 : 놀고 웃으며 평화로운 세상
자고로 아이들이란 뛰어놀면서 자라는 법!
두 번째 코너는
미디어아트를 활용한 게임을 할 수 있습니다.
전시를 보다가 몸이 근질근질해질 무렵인데
딱 좋은 체험 전시회가 됐어요.
창작동화 <사월 그믐날 밤>을 재해석한
영상에서 놀이를 즐겼습니다.
해마다 어린이날이면 특별판 기념호를 선보였습니다.
해, 달, 별의 이야기와 사계절 꽃 이야기, 동물 이야기 등
소개한 기사를 읽어볼 수 있어요.
어린이날은 1923년 5월 1일 처음 만들어졌으며,
1945년 광복 이후 5월 5일로 제정됐답니다.
어린이들이 한데 모여서 뛰노는 너희들만의 명절
그 시절 아이들에게 어린이날이란 얼마나 좋았을까요?
전시장에서는
‘어린이 대운동회 말판’ 게임을 즐길 수 있는데요.
한국방정환재단에서 소장하고 있던 것을
미디어아트로 만들었습니다.
배경으로 나온 그림은 조선 금강산부터 중국 만리장성,
미국 자유의 여신상, 프랑스 에펠탑 등
20여 개 국가의 세계 일주 사진입니다.
세계 여행은 아이는 물론
어른도 접하기 힘든 정보였을 겁니다.
어린이 잡지가 여행책의 역할도 했을 그 모습은,
지금 보아도 충분히 아름다운 전시회였답니다.
열심히 몸을 움직이면서 놀았다면?
자, 이제는 두뇌를 움직일 시간이죠.
2부에서 3부로 넘어가는 이동 공간에서
재미난 게임을 즐길 수 있었는데요.
잡지 『어린이』 에 실렸던
‘독자 이벤트’ 문제를 풀어봤어요.
이런 소소한 재미가 있기에 그 시절 잡지가
발간되기를, 아이들이 애타게 기다렸을 듯합니다.
제3부 : 읽고 쓰고 말하는 세상
잡지 속에는 독자 참여 코너가 있습니다.
<독자담화실>, <어린이 세상>,
<지상 현장 소년 토론회> 등
아이들끼리 정보와 의견을 주고받는 코너입니다.
세계 명작을 번안해서 실은 동화책이나
국내 창작 문학 작품을 읽어볼 수도 있어요.
일명 ‘읽고 쓰고 말하는 세상’을 꿈꾸었던 것이
어떤 의미가 되었는지
전시장에 서서 잠시 가늠해 봤습니다.
어린이 한글 잡지가 있던 그 시절,
아이들 세상의 기준이 되었을 거란
생각도 하게 되는군요~!
마지막 코너는 놀거리가 많습니다.
아이와 함께 퀴즈를 풀고 기념사진을 찍어서
메일로 보냈어요.
잡지책을 나눠 읽고 희망 우체통에 넣을 편지도 쓰며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참 소중했습니다.
전시를 보고 느낀 점을 얘기했다기보다는
평소에 하지 못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꺼낼 수 있었어요.
전시회에서 다양한 경험을 한 일들이 모여서
어느 날 문득, 쑥쑥 자라난 생각으로
삶에 도움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
창간 100주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이곳, 용인포은아트갤러리에서 전시회를 관람하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내일을 꿈꾸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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