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자 명예기자

‘전세 난민’, ‘주택 영끌족’ 등의 단어를 뉴스에서 접할 때 가장 먼저 청년들이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미래를 준비하는데 열정을 쏟아도 겨를이 없는데, 생활의 기본인 주거 공간 마련에 걱정거리를 한 아름 안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지역의 기존 주거공간을 활용해 재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며 청년들에게 쉼의 공간을 제공하고 있는 동구의 청년공유주택이 주목받고 있다. ‘동구 고향사랑기부금’을 활용해서 청년 입주자에게 임대보증금과 월 임대료 80%를 지원하고 있다. 동구는 동구의 청년들이 주거 걱정 없이 힘차게 꿈을 펼쳐나가길 바라는 바람으로 올해부터 청년공유주택을 운영하고 있다.

동구 전하동 전하만주 오피스텔이 청년노동자공유주택으로 운영중이다 (사진 제공 : 최선자)

울산 동구 바드래1길 45에 위치한 청년공유주택은 기존 ‘전하만주 오피스텔’이 ‘고향사랑기부금’으로 마련된 재원을 활용해 청년만의 보금자리로 재탄생 된 곳이다. 2024년 32호실에 청년들이 입주했고, 2026년까지 오피스텔 전체 57호실을 동구 청년공유주택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최근 지역 경기가 좋아지면서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 동구에 오고 있는데, 이들이 동구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기를 바라며 청년들의 주거비 부담을 덜어주고자 하는 동구청의 마음이 담긴 사업이다. 특히 동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손수 기부한 ‘고향사랑기부금’으로 지원되는 주거 공간이다 보니, 입주하는 청년들이 느끼는 감회는 사뭇 남다를 것이다.

지난해 5월 7일 청년노동자 공유주택 입주 개시 후 첫 입주한 청년을 만나러 갔다. 그는 전종찬 씨로, 남목에서 문화체험공간인 ‘스토리원하우스’를 운영하는 대표이다. 도자기 체험과 원예 공간을 운영하면서 청년 공연기획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가수로 직접 공연 무대에 서기도 한다.

그에게 청년노동자공유주택에 입주한 소감을 묻자, 망설이지 않고 “정말 편안하게 휴식을 누릴 수 있는 집, 소중한 공간 그 자체다.”라고 말하면서 밝은 빛이 더 많이 들어오게 창에 드리워진 커튼을 걷으면서 넓은 창을 보여 주었다.

문득 ‘고립·은둔 청년 51만 6000명 추정’이라는 뉴스 기사가 떠올라 입주한 청년에게 “방이 밝아서 우울증 생길 일은 없겠습니다.”라는 말이 불쑥 나와 버렸다. 웃으면서 그는 “맞아요. 너무 밝고 창도 넓어 누워서 하늘도 잘 보이고 푸른 나무도 보면서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어요”라며 밝은 햇빛이 주는 긍정적 심리변화가 분명히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전하동 청년노동자공유주택 주변엔 아파트 등 주택 단지와 병원, 스포츠 센터, 산책로 등이 있고 청년노동자공유주택 건물엔 주차장, 빨래방, 편의점과 카페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비록 청년의 삶이 힘들다 할지라도, 희망과 꿈을 키워나갈 수 있는 에너지를 청년노동자공유주택에서의 충분한 휴식을 통해서 얻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입주자 “주변 편의시설 많아 생활하기 좋아”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당신에게 집은 어떤 의미인가요?’라는 질문에 대부분이 ‘휴식 공간’이라고 답했고, 뒤를 이어 ‘두 발 뻗고 편히 누울 수 있는 공간’, ‘가족을 의미하는 공간’의 순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즉, 집은 가장 편안하고 아늑하고 포근한 휴식 공간의 역할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겠다. 입주한 청년 전종찬 씨도 서울을 비롯한 몇 군데의 지방에서 살아 본 경험을 바탕으로 일에 집중하고 잘하려면,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의 의미가 크다고 했다.

그는 전하동의 청년노동자공유주택에서 남목의 일터까지 자전거를 타고 다니기도 했다. 현재 39.669㎡(약 12평형)에 살고 있는 그는 혼자 살기에 넓은 편이며, 붙박이장과 부엌, 화장실이 편리하게 잘 갖춰져 있어서 옷만 챙겨 와도 될 정도라고 했다. 눈에 보이는 냉장고, TV, 벽면 옷장과 화장실도 깔끔했고 마룻바닥의 촉감도 경쾌했다. 그는 일터에서 도자기를 빚고 체험 수업을 하거나 공연을 한 뒤 지친 몸을 이끌고 와서 청년노동자 공유주택에서 잠을 푹 잘 잔다고 한다. 더군다나 같은 세대인 청년들이 모여 있는 공간이어서 더 좋고, 주위의 편의시설 인프라가 정말 잘 갖춰져 있어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주거공간으로 만족한다고 했다.

요즘 청년들은 고민이 깊다. 우리 시대 공통의 문제인 저출산, 고령화, 고물가, 양극화 확대에다 자신들의 미래에 대한 불안도 더해지고 있기에 더 챙겨봐야 할 세대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는 “무분별한 청년 지원 정책이 오히려 왕성하게 노동의 가치를 실현해야 할 청년 세대들을 무기력하거나 나태하게 만들지 않도록 정책 지원이 현명하게 이뤄졌으면 좋겠다”라며 “청년에 대한 지원이 타 세대의 박탈감을 자극해 세대 간의 갈등을 일으키지 않으려면 지원받는 만큼 청년들의 노력도 필요하다”라며 깊은 속내를 보였다.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문화예술 관련 일을 하고 있는 그는 앞으로 동구의 문화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아울러 열심히 일하는 미래 세대, 청년들에게 제공되는 동구 ‘청년노동자공유주택’이 따뜻하고 편안한 주거 휴식처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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