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재고택에서 조선시대의 보물 찾기
나뭇잎이 하나씩, 둘씩 떨어지고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내려가는 걸 보니 이제 겨울이 다가온 것 같습니다.
겨울에는 몸이 움츠려지지만 마음마저 작아지면 안 됩니다. 겨울에 마음을 다스리기 좋은 여행지가 바로 논산의 명재고택입니다.
논산은 유교문화가 융성하게 발전한 곳입니다. 그중에서도 노성 명재고택은 조선 후기 사대부가의 고택이 그대로 남아 있어 조선시대의 정신문화와 아울러 조선시대 건축의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습니다.
명재고택은 조선 숙종 시대에 학자이면서 교육자로 유명한 명재 윤증 선생의 고택입니다. 이 집을 짓기 전에 명재 선생은 이곳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작은 집을 짓고 사셨습니다. 사시는 집이 너무 초라하여 명재 선생을 존경한 제자들이 십시일반 거출하며 지어 드린 집입니다.
집이 완성되자 명재 선생은 제자들이 지어 드린 집이 자신에게 너무 과분하다고 하여 들어와 사시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 집은 명재고택 (明齋故宅)으로 옛 고(古)자 가 아니고 연고 고(故)를 쓴다고 합니다.
명재고택이 다른 사대부 가옥과 다른 점은 대문이 없다는 것입니다. 사랑채도 담장 없이 마당과 열린 상태이며 안채로 들어가는 중문만 있습니다.
명재고택에 들어서면 화려하지는 않으나 그렇다고 누추하지 않은 명재고택 사랑채가 나타납니다. 고택의 사랑채는 화강암으로 아랫단은 4단, 윗단 2단의 2층 기단 위에 튼튼하게 지어졌습니다. 사랑채는 조선시대 고택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는 정면 4칸으로 한 칸은 누마루 두 칸은 방 그리고 한 칸은 마루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처마 끝이 하늘로 날아가듯 높은 기상이 나타난 팔작지붕은 바라보면 볼수록 화려하지 않으면서 단정한 느낌을 줍니다. 사랑채 앞에 있는 널찍한 마당이 있어 답답함이 전혀 없습니다.
명재고택에는 근래에 지은 초가집이 두 채가 있습니다. 한 채는 초가 삼간집이며 또 한 채는 노서서재라는 현판을 달고 있는 작은 도서관으로 쓰이는 건물입니다. 노서는 명재 선생의 아버지이며 우암 송시열과 동문수학을 한 윤선거 선생의 호입니다.
명재고택의 아름다움은 반원형 모양의 장독대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장독대와 고택 그리고 고목이 조화를 이루어 매년 사진 애호가들이 많이 찾은 곳이기도 합니다.
보호수로 지정된 400년 자란 느티나무가 호위하듯 서 있어 아름다움은 배가 됩니다.
명재고택 우물은 정말 깨끗합니다. 주위에 향나무를 심어 여인들을 가려주었다고 합니다. 조선시대의 유교 사상 중 남녀유별을 나타낸 듯합니다.
조선시대 고택 앞에는 연못이 있습니다. 이는 고택이 목조 건축이라 불이 나면 연못 물로 불을 껐다고 합니다. 연못 안에 원형의 작은 섬이 있습니다. 이 조형은 동양의 우주관이 나타나 있습니다. 땅은 네모나고 하늘은 둥글다는 하늘과 땅의 모양을 나타낸 천원지방 (天圓地方)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합니다.
사랑채 앞에는 돌에 표준일영 (標準日影)이란 글자를 새긴 해시계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 돌로 만든 형상이 있는데 마치 산을 그대로 옮겨온 것 같습니다.
은행나무가 멋지게 나뭇가지를 편 사이로 보이는 명재고택 사당은 조상의 제사를 지내는 곳답게 엄숙해 보입니다.
명재고택에는 고택만 보고 가기 아쉬운 마음을 달래주는 사색의 길이 있습니다.
사색의 길은 두 개의 코스가 있습니다. 1코스는 20분 정도 걸리고, 2코스는 40분 정도 걸립니다. 사색 길을 걸으며 나를 찾는 시간을 가져 볼 수 있습니다.
전망대에는 명재 선생의 아버지 노서 윤선거 선생의 한시가 있어 의자에 앉아 시를 읽으면 저절로 힐링이 됩니다.
명상길은 천천히 걸으면서 자연과 아울러 맑은 공기로 도시의 찌든 때를 말끔히 없애줍니다.
선비계단은 다소 조금 경사가 있지만 천천히 오르다 보면 운동도 되고 정신건강에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명재고택 근처에는 꼭 들러봐야 할 문화유산이 있습니다. 가까운 곳에 명재 어머니 공주 이씨의 정려입니다.
병자호란 때 오랑캐의 손에 죽느니 차라리 목숨을 끊으리라 하고 강화도에서 순절하였습니다. 그 후 1681년 (숙종 7년) 공주이씨 정려를 세웠다고 합니다.
명재고택은 지붕 없는 박물관입니다. 조선시대 고택의 아름다움과 아울러 조선시대 유교 문화가 남아 있는 곳입니다. 그리고 겨울에는 시간이 허락할 때 명재고택 사색의 길을 여유를 갖고 걸으면서 조선시대 정신문화도 알아보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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