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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어린 왕자'와 마음을

읽는 시


김정숙 충남대 자유전공학부 교수


나의 많은 시간과 일은 학생들을 만나는 데 놓여 있다. 20대 대학생의 생각과 마음에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가에 기본적인 교육 목표를 두고 그 위에 이론과 지식의 담론을 쌓아 나간다. 이번 학기 ‘인문학세미나’의 목표는 ‘자기 읽기’와 인문학 개념에 대한 새로운 정립이었다.

학생들과 함께한 활동 중 하나는 『어린 왕자』 깊이 읽기였다. 한 번쯤 접해보았을 익숙한 책을 선정한 이유는 한 권의 책은 언제, 어떻게, 누구와 함께 읽는가에 따라 새로운 것들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책 읽기의 방법은 ‘낭독’이었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통한 읽기는 주로 짧은 글과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보는 것에 가깝기에 집중하며 듣기와 긴 글 읽기로 공부에 자극을 주고 싶었다.

3년여의 코로나19 시기를 경험한 학생들은 대학 생활의 절반 이상을 비대면으로 보냈기 때문에 대면 토의와 토론, 조별 활동과 발표를 거의 경험하지 못한 상황도 고려한 방법이었다. 한 학생이 정해진 분량을 읽는 동안 다른 학생들은 듣고 다시 다른 학생이 읽는 과정을 거친 후 인상 깊은 구절과 의미를 발표하며 현재의 자신과 우리 사회에 적용해보는 과정으로 진행되었다.

둥그렇게 둘러앉아 눈을 맞추며 이야기하는 방식에 학생들은 처음에는 낯설어했지만 점차 그 과정에 스며들고 있음을 느꼈다. 같은 내용과 장면에서도 서로 다른 생각과 다양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경험을 학생들은 매우 즐겁고 의미 있게 수용하였다.

‘어린 왕자’와 그가 만난 장미, 행성의 여섯 사람들, 여우를 통해 본 모순 속 조화의 아름다움과 사랑의 다양한 형태, 크고 작은 공동체 내의 이상과 이면의 모습이 공유되었다. 다름 속에서 찾는 특별한 연결 고리와 무상함, 사랑의 녹아듦과 사무침, 관계의 시작, 주어진 것에 감사할 줄 아는 것, 죽음과 운명에 대한 깊은 주제들은 마음을 통해 ‘어린 왕자’를 읽은 덕분이었다.

매 시간 자신들의 경험을 넘나들며 스스로 찾은 질문들은 생각의 품을 한 뼘 크게 해주었다. 진지한 대화를 나누는 학생들을 보며 사람은 그 자체로 하나의 우주임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스스로 정립한 인문학을 통해 “사람을 생각하고 사람을 배우며 결국 그 사람과 살아갈 세상을 배운다.” 고전을 이해하고 자신의 감정을 느끼며 재해석하는 과정을 거쳐 미래를 위한 방향을 찾아볼 수 있는 『어린 왕자』 읽기를 권한다.

학생들과 서로 배우고 함께 성장하며 마음을 읽은 소중한 시간이 고맙고 그립다. 또 다른 그리고 새로운 질문을 품게 해준 『어린왕자』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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