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 이정구선생묘와 연안이씨 3대 대제학 묘역 문화재기행

단순한 문화재 설명을 넘어 우리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이야기를 덧붙여 문화재를 보다 세세하게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고자 가평의 향토문화재와 더불어 경기도기념물도 함께 안내해드리고 있는 요즘인데요, 오늘은 앞서 안내해드린 조종암에 이어 가평관내에 지정되어있는 경기도기념물 두번째 장소로 가평군 상면에 위치한 경기도기념물 제79호 이정구선생묘와 삼세신도비를 준비해보았습니다. 기자단으로 활동하기 전 이곳에 방문한 적이 있는데 그때와 비교했을때 현재 이정구선생묘는 탐방객을 위한 기반시설이 완벽하게 갖춰진 멋진 장소로 변모하게 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그럼 지금부터 이곳은 어떤 곳이며, 과거와 비교했을때 어떤 부분이 달라졌는지 지금부터 여러분들에게 상세하게 안내해드리는 시간을 가져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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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하초등학교 입구 삼거리에는 사진과 같이 문화재를 안내하는 이정표가 설치되어 있는데요, 과거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기존 이정표에 '연안이씨 3대 대제학묘역'이라는 이정표가 추가되었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대제학이란 조선시대 홍문관과 예문관에 둔 정2품의 벼슬로서 현재 관직으로 치자면 교육위원회 위원장 또는 교육부장관에 해당되는 위치인데요, 이정구선생을 시작으로 그의 아들과 손자까지 연이어 3대가 해당 관직을 거쳐갔다는 건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는데, 이에 대한 설명이 이정표에 반영된 것으로 보여요. 이정구선생묘역에 찾아온 새로운 변화는 이정표에서 끝나지 않는데요, 지난 봄부터 진행되어온 문화재기반시설 조성공사가 완공되어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넓은 주차장과 문화재의 격에 맞는 깨끗한 한옥모양의 화장실, 그리고 방문객들이 쉬어갈 수 있는 커다란 정자까지 생겨나게 되었답니다. 이정구선생묘는 단순히 묘역만 위치한 것이 아니라 삼세신도비, 월사집목판과 더불어 이름모를 비석들과 태실비, 그리고 재실등이 한자리에 모여있어 하나의 문화재단지로 보이는데, 여기에 관광객을 위한 기반시설까지 완벽하게 갖춰지니 가평을 대표하는 문화재로서의 위용이 느껴지는 듯 했어요.

멋스러운 단청과 붉은색의 도료로 칠해진 연안이씨삼세비각을 지나면 이정구선생묘와 함께 경기도기념물 제79호로 지정된 '삼세신도비'와 경기도 유형문화제 제133호로 등록된 월사집목판을 소장하고 있는 전각 하나가 나오는데요, 이정구선생묘를 둘러보기전에 해당 문화재를 구경하시면 이정구 선생이라는 인물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네요. 먼저 삼세신도비는 이정구, 이명한, 이일상(삼대 대제학)의 평생사적을 기록한 비석인데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아름다운 비석에 한글자 한글자 빼곡하게 새긴 글씨들이 인상적인 문화재로 비석에 새겨진 내용을 안내하는 설명판이 없는 것이 조금 아쉬웠지만,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문화재의 소중함을 느끼기에 충분하였습니다. 삼세신도비옆 월사집목판은 이정구선생의 문집을 간행하기 위해 만든 목판을 의미하는데, 현재 내부를 구경할 수는 없지만 해당 전각안에는 1334개의 목판(가로53cm,세로28cm, 두께3cm)이 소장되어 있다고 하네요. 참고로 월사집은 이정구선생의 학문과 사상은 물론 당대 시대적 상황까지 두루 엿볼 수 있어 역사적인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데요, 이 월사집내에는 가평군의 군수로 역임했던 한석봉과 이정구선생이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음을 알 수 있는 내용도 함께 담겨있어 흥미로움이 더해지는 듯 합니다(비록 이를 직접구경할 수는 없지만 현재 가평에서 추진중인 박물관사업이 진행되면 이같은 내용을 담은 월사집 목판의 실물도 구경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이전에 소개해드렸던 이방실장군묘와 유몽인묘역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일반적으로 묘지에 삼대가 함께 안장되었을 경우 선대의 무덤이 가장 상단에 위치하고 있고 이어서 후대의 무덤이 차례대로 내려오지만, 이정구선생의 묘역은 이와 정반대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 굉장히 특이하게 다가왔습니다. 이정구선생묘는 가장 앞쪽에 배치되어 있고 그 위로 아들인 이일상과 이명한의 묘가 차례대로 자리하고 있는데요, 이같은 배치는 풍수지리의 영향이라는 견해가 있으며, 순서대로 묘를 쓰면 역적이 나온다는 이유로 반대로 배치했다고 하니 이 역시도 당시의 시대상을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각 무덤에는 문인석, 망주석, 동자석, 혼유석, 향로석이 동일하게 배치되어 있는데 가평관내에서 이렇게 관리가 잘되고 규모가 큰 묘지는 이정구선생묘가 유일해보이며, 무덤 양옆으로 조성된 아름다운 향나무들과 무덤언덕 끝자락에 조성된 소나무숲이 이곳의 운치를 더욱 멋스럽게 만들어주는 듯 했습니다. 이정구선생묘에 대한 다양한 자료를 미리 확인하고 방문했던터라 인물들의 생애부터 문화재에 숨겨진 다양한 의미까지 깊이있게 구경할 수 있었던 이정구선생묘, 여러분들도 포스팅속에 정리한 내용들을 사전에 확인하시면 이정구선생묘를 비롯한 인근 문화재를 이해하는 시각이 더욱 넓어질것으로 보이니 방문에 참고바라며 이상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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