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구 전시,

대전시립박물관 특별전시

'대전지석 : 돌과 흙에 새긴 삶'

​2024년 9월 12일부터 12월 1일까지 대전시립박물관 A동 3층 기획전시실에서는 '대전지석 : 돌과 흙에 새긴 삶'이라는 새로운 특별전시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지석이라는 단어가 생소했는데요. 장례를 치를 때 돌아가신 분을 기리며 그의 인생을 표현할 수 있는 좋은 글을 정성으로 구워낸 지석을 땅속에 함께 묻었다고 합니다.

​유교 국가였던 우리나라는 <관혼상제>라 하여 일생의 중요한 행사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에 대한 많은 의례서가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특히, 인간의 죽음에 대한 의례인 '상례'는 다른 의례들에 비해서도 특히 중요하게 다뤄졌는데요.

1599년 편찬된 <가례집람>은 이번 전시의 핵심인 지석의 형태와 내용, 무덤 안에서의 위치 등에 대하여 그림으로 자세히 설명하여 지금 우리 시대가 지석에 대해 연구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사대부의 무덤은 앞쪽으로는 비석을 세워 무덤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리고, 땅 아래로 관과 부장품, 지석을 함께 묻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조선 전기에 살았던 성예원이라는 사대부 무덤에 실제로 함께 묻혀있던 지석과 부장품들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죽은 사람에 대한 기록을 묻는 지석이 본격적으로 만들어진 것은 고려시대부터입니다. 고려시대의 지석은 대개 석판을 사용하였고 조선시대부터는 도자기로 만들어지며 처음에는 분청사기로, 백자가 주류를 이룬 후에는 청화백자 위주의 지석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보통 지석은 고인의 인생, 평소의 언행 등을 토대로 인연이 있는 명망 있는 사람에게 부탁하거나 가족이나 친지가 직접 작성하여 묻었다고 합니다.

대부분 장례 절차와 함께 만들어지지만, 때에 따라 제작에 수년이 걸리기도 하고 죽은 이의 사후 평가가 달라지는 등의 일이 생기면 다시 만들어 묻기도 하였습니다.

전시실 중앙에 전시되어 있는 김진규의 지석은 처음에는 첫째 아들 김성택의 부탁으로 정호가 작성하였으나, 그때 불과 열 살도 되지 않았던 둘째 아들 김양택이 수십 년이 흐른 후 아버지의 지석에 쓰여있던 내용 중 정호와 의견이 달랐던 아버지의 본래 의도를 추가로 적어 다시 묻었다고 합니다.

​대부분 타인이 망자의 인생을 돌아본 후 묘지명을 작성하여 지석에 담는데, 다산 정약용은 회갑 때 자신의 인생을 돌아본 후, 스스로 지석에 적을 <자찬묘지명>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총 16인의 지석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각 사대부의 이름이 적힌 지석 뒷면을 보며 그들의 인생이 담긴 다양한 묘지명들을 확인해 볼 수 있답니다.

​나의 지석이 만들어진다면 과연 누가 작성해 주고, 어떤 이야기가 담기게 될지 궁금해지네요. 전시장을 나가기 전 나의 인생을 돌아보고, 지석에 어떤 글이 적히길 바라는지 적어 보는 시간을 가져보시는 건 어떨까요?

내가 적은 내용이 실제로 훗날 나의 평판이 될 수 있도록 내 삶의 목표나 방향을 정하는 귀한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대전지석 : 돌과 흙에 새긴 삶

전시장소

대전시립박물관

전시기간

2024.09.12 ~ 12.01

입장료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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