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의 공간으로 거듭난 '문화장터 예술 나들이'

예술과 전통시장의 아름다운 동행

논산을 대표하는 전통시장인 '화지중앙시장'의 5월은 그 어느 때보다 북적이고 활기가 넘칩니다.

따뜻한 봄바람과 함께 각종 제철 나물, 과일들이 시장을 가득 채우고 있고, 수산물 및 육류 그리고 신선한 재료들로 만든 맛있는 반찬들을 구매하러 시장을 방문한 시민분들이 부쩍 늘어났음을 체감할 수 있습니다. 직접 눈으로 보고, 필요한 만큼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과 함께 넉넉한 인심까지 더해지니 많은 분들이 찾으시는 것 같습니다.

몇 년간 화지중앙시장을 이용하며 느낀 점은 지속적으로 시설 현대화를 위한 노력과 함께 다채로운 문화행사가 진행되며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하나의 문화공간이 되어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를 통해 화지중앙시장에는 자연스럽게 젊은 세대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으며, 다양한 연령층에게 사랑받는 전통시장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위와 같은 노력의 일환으로 지난 주말 화지시장 제1주차장에서 '2024 문화장터 예술 나들이'가 화지중앙시장을 무대로 개최되었습니다.

화지중앙시장 제1주차장 주변으로 다양한 문학작품 및 사진들이 전시되어 문화장터로 가는 길을 안내해 주고 있었습니다. 천천히 거닐며 다양한 주제의 시와 사진, 작품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해당 전시는 문화장터 예술 나들이 종료 이후에도 진행되고 있으니, 화지중앙시장을 들리신다면 천천히 제1주차장 쪽에 있는 옛살비다리 부근을 걸어보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오전 10시부터 진행된 문화장터 예술 나들이는 상설전시, 이벤트 공연, 예술 공연, 체험 프로그램, 먹거리로 이루어졌습니다. 이른 시간이었지만 자리에 착석하여 공연을 기다리시는 분들도 계셨고, 아이들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하느라 분주히 움직였습니다.

올해 문화장터 예술 나들이에서는 제1회 논산 화지중앙시장 어린이 작품 공모전 작품들이 전시되었습니다. 저는 5살 아이를 양육하고 있는데, 5월에 어린이집 친구들과 선생님 지도하에 화지중앙시장에 가서 직접 장을 보는 체험을 다녀왔고 그날의 추억을 그림으로 담은 것 같습니다. 그림 실력은 제각각이었지만 아이들의 시선에서 바라본 시장의 모습이 잘 담긴 것 같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장에서 구매할 수 있는 다양한 과일, 생선 등을 그린 친구, 엄마와 함께 시장을 보러 왔던 추억을 그린 친구, 미소를 띤 상인들의 모습을 그린 친구 등 다채로운 시장의 모습이 잘 담겨있어서 한참을 찬찬히 둘러보았습니다.

5월 25일 토요일 첫 공연은 성동, 황산풍장 풍물패의 길놀이로 시작되었습니다. 관객들과 함께 어우러진 무대로 많은 호응을 받았습니다.

다음으로 개막식 축하공연이 이어졌습니다. 첫 무대는 '화려'라는 타악 퍼포먼스팀이었습니다. 전통과 현대의 장르를 넘나들며 우리나라 전통예술을 기반으로 새롭고 독창적인 퍼포먼스로 주목받았습니다.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 같은 타악기 소리와 화려한 댄스 및 물 퍼포먼스까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팀 이름처럼 '화려'했고 흥미로웠습니다.

다음으로 어르신들의 호응이 남달랐던 국악협회, 무용협회의 축하공연도 이어졌습니다. 비싼 악기, 화려한 무대의상이 아니었지만 풍물패를 비롯해 국악, 민속춤으로 채워진 무대는 우리의 멋으로 가득 찬 신명나는 무대였습니다.

공연장 옆으로는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되었습니다. 체험 프로그램은 클레이 놀잇감, 비누 만들기, 가죽공예, 페이스페인팅&캐릭터 타투, 과일 고무줄총, 양말목 리스, 칠보 액세서리, 캐릭터 블록 등이 있었습니다. 페이스페인팅&캐릭터 타투는 무료 그 외의 체험 프로그램은 일부를 제외하고 1,000원에 진행되었습니다.

체험 프로그램을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팔찌 만들기 체험입니다. 원하는 대로 구슬을 선택하여 원하는 팔찌를 만들 수 있어 여자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았습니다.

다음은 업사이클링 프로그램이었던 양말목으로 리스 만들기입니다. 리사이클링은 폐기물을 단순히 재활용하는 것이지만, 업사이클링은 재활용의 차원을 넘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을 가리키는데요. 프로그램을 진행하신 선생님께서는 양말을 생산할 때 여러 이유로 버려지는 양말목이 많다는 사실을 접하고, 어떻게 업사이클링을 할까 연구하신 끝에 양말목으로 '리스'를 만들게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총 33개의 양말목으로 만들어진 리스입니다. 저와 함께 문화장터에 동행한 아이의 유모차에 걸어줬더니 손잡이처럼 꽉 쥐기도 하고 장난치며 잘 가지고 놀아서 욕심을 내 1개 더 만들었을 정도로 만족스러웠습니다. 리스는 크리스마스 장식품으로도 사용하고, 문 또는 벽에 걸어 인테리어 용품으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리스의 원 모양은 영원한 삶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솔나무 가지, 꽃 등으로 만들지 않았지만 양말목으로 만든 리스가 더 의미 있고 예쁘지 않나요?

다음은 직접 고른 캐릭터 시안을 보고 나노 블록을 조립하여 액세서리를 만드는 체험입니다. 집중력을 제법 요하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야무진 손길로 뚝딱 캐릭터를 완성하는 모습을 보니 뿌듯한 미소가 절로 지어졌습니다.

무더운 날씨로 인해 어른들에게도 인기가 좋았던 클레이로 손 선풍기 꾸미기 체험 그 외에도 가죽공예 체험, 과일 고무줄총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가득했습니다.

이후로도 익스트림 벌룬 쇼, 제1회 논산 화지중앙시장 어린이 작품 공모전 시상식, 요들 누나 동혜, 다원 오카리나,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의 문화공연이 무대를 가득 채웠습니다.

마지막 무대를 장식해 줄 샾엔플렛의 무대가 세팅되는 동안에는 사회자와 관람객 간의 가위바위보 게임을 통해 1등에게 상품을 주었습니다. 이렇듯 무대 중간중간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관람객들와 소통하는 시간들도 있어 더욱 즐거웠던 공연이었습니다.

샵엔플렛의 무대를 끝으로 문화장터 예술 나들이가 종료됨과 동시에 옆 구역에서 2024년 5월 마지막 옛살비 야시장이 열렸습니다.

역시나 다양한 장르의 버스킹 출연진들로 축하공연이 18시부터 21시까지 가득 채워졌습니다. 첫 무대는 열어줄 청소년들의 댄스 무대가 펼쳐질 예정이었는데 미리 와서 서로 동선을 체크하며 안무를 맞춰보는 열정적인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지막 날이어서 그런지 야시장 시작 시간이었던 18시가 되기 전에 자리가 만석이었습니다. 고소하게 구워지는 삼겹살과 시장에서 맛볼 수 있는 다양한 먹거리가 입소문이 났는지 옛살비 야시장을 즐기기 위해 가족들과 강경에서 오신 분들도 있었습니다. 동료, 지인, 가족들과 즐거운 식사와 함께 화지중앙시장에서의 좋은 추억을 만들었으리라 생각합니다.

5월 26일 일요일 오전 10시에 맞춰 화산벌노인, 계백 풍물패의 길놀이로 문화장터 예술나들이 이튿날 행사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감미로운 포크박 색소폰연주단, 광석합창단의 하모니, 통기타로 듣는 추억의 7080 선율, 논산 전통국악연구소의 흥겨운 우리 가락, 맑고 청아했던 늘푸른오카리나의 연주 등 멋진 무대들이 이어졌습니다.

체험 프로그램 옆쪽에는 비빔만두, 도토리묵, 치즈스틱, 부추전, 와플 등 간단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는 공간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축제에서 먹는 음식들은 더 맛있는 거 아시죠? 저 역시도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비빔만두와 김치전을 먹었습니다. 오카리나 연주 무대를 보며 맛있는 음식을 먹으니 이게 무슨 호강이냐 싶었을만큼 행복했습니다.

아쉽게도 당일 오후 비 예보가 있어서 날씨가 다소 흐렸습니다. 하지만 흐린 날씨와는 다르게 프로그램을 체험하는 아이들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고, 공연을 즐기시는 어르신들의 표정도 밝았습니다. 다행이었습니다.

무료로 체험 가능했던 페이스페인팅은 이튿날에도 인기가 많았습니다. 본인의 순서를 기다리며 신중하게 그림을 고르는 학생도, 완성돼가는 토끼를 보며 연신 미소를 보였던 학생도 귀여웠습니다.

계란 판을 업사이클링 하여 장미꽃 작품을 만드시고 있으셨던 공예 선생님이 운영하신 과일 고무줄총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입니다. 선생님께서 직접 딸기 모양의 나무총을 준비해오셨고, 아이들이 직접 채색을 하고 딸기씨를 찍어서 완성하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귀여운 딸기 총 모양 때문인지 아이들 모두가 관심을 보였는데요, 아이들이 가지고 놀 것이기에 섬세하게 사포로 부드럽게 테두리 등을 작업하신 게 느껴졌습니다. 사람에게는 절대 쏘면 안 된다는 말씀과 함께 자상하게 아이들을 지도해 주시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오후가 되자 바람이 거세지고 더욱 흐려지기 시작했습니다. 19시 40분까지 예정되었던 공연들은 단축하여 빠르게 진행되었습니다. 빗방울이 조금씩 내리기도 했지만 날씨에 연연하지 않고 끝까지 멋지게 무대를 이어간 예술인들도, 끝까지 자리를 지켜가며 응원하던 시민분들도 멋졌습니다. 내리는 비가 야속했지만 안전이 최우선이기에 다음을 기약하며 문화장터 예술 나들이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이렇게 이틀간 진행되었던 문화장터 예술 나들이는 끝났지만 화지중앙시장을 가득 채웠던 다양한 공연 소리, 어르신들과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화지중앙시장에 활력을 주는 에너지원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이와 같은 축제를 통해 지역 예술인들이 무대에서 재능을 발휘하고, 전통시장에는 활력을 불어넣고, 시민들은 힐링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화합의 장이 많아졌으면 희망하며 마무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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