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역사의 현장의 전등사와 삼랑성

국내 사찰 중에서 가장 오래된 절은 강화도의 전등사입니다.

오랜 역사를 간직한 곳답게 유물의 수도 많습니다.

전등사가 위치한 장소도 특별한데요, 단군의 세 아들과 관련된 설화가 남아있는 정족산성, 즉 삼랑성 안에 있기 때문입니다. ​

삼랑성은 동서남북에 사대문을 두었기에 전등사로 들어가는 입구 역시 네 곳입니다.

그중에서 저는 동문으로 들어갔습니다. ​

동문을 통과하면 성벽을 따라 정족산을 오를 수 있습니다.

성을 쌓은 연대는 확실치 않으나 단군이 세 아들에게 성을 쌓게 하고 이름을 삼랑성이라 했다는 기록이 '고려사'에 남아 있다고 해요. ​

성안에는 삼국시대에 창건된 전등사가 남아 있지만, 고려시대에는 임시로 지은 궁궐인 가궐이 있었다고 합니다.

조선시대에는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하는 사고와 왕실의 족보를 보관하는 선원보각이 있었고요. ​

1866년(고종 3)에는 프랑스 군대가 침공한 병인양요 때 양헌수 장군이 이끄는 군대가 동문과 남문으로 공격해 오던 160여 명의 프랑스군을 무찌른 곳으로도 유명합니다. ​

성벽을 따라 오르다 보니 강화도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곳까지 올라왔습니다. ​

뒤를 보니 정족산 정상까지는 한참을 더 올라야 하더라고요.

그래서 산성 따라 걷는 것은 이쯤에서 그만하고 다시 동문으로 내려가 전등사로 향했습니다. ​

동문으로 내려가니 바로 앞에 양헌수 승전비가 있습니다.

앞서 설명했던 병인양요 때 프랑스군을 물리친 바로 그 장군입니다.

양헌수 장군은 1848년(헌종 14)에 무과에 급제한 후 벼슬을 지내다

병인양요 시 프랑스군을 패퇴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입니다. ​

전등사로 가는 길목은 산속에 있는 절인 만큼 나무들이 가득합니다.

그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것이 있는데요, 보호수로 지정된 700년이 넘은 은행나무입니다.

가을이 깊어지고 단풍이 들면 더욱 멋진 모습을 선사할 것 같아요. ​

수령이 400년 가까이 되는 또 다른 은행나무도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두 그루의 은행나무에 전해내려오는 이야기도 볼 수 있었어요.

조선조에 들어오면서 사찰은 조정으로부터 여러 가지 박해를 받게 되었는데요,

전등사 입구에 서 있는 은행나무에서 수확의 두 배를 공물로 바치라고 했대요.

이에 스님들이 두 그루의 은행나무가 앞으로 천년만년 열매를 맺지 않게 해달라고 축원했고

축원이 끝나자 스님들은 사라지고 은행나무는 더 이상 열매를 맺지 않았다고 하네요. ​

멋진 보호수를 보며 걷다 보니 전등사 입구인 누각식 2층 건물 대조루입니다.

기록에 의하면 전등사는 381년 아도화상이 세운 진종사가 기원이라고 합니다.

13세기 몽골군의 침입을 피해 강화도로 수도를 옮긴

고려 왕실의 지원을 받아 사찰의 규모와 위세가 더욱 확장되었습니다. ​

대조루를 지나면 석가모니불을 모신 대웅전입니다.

우리나라 보물 제178호이기도 합니다.

지금 보수공사 중인데요,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기도는 멈추지 않고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

대웅전은 보수 중이라 외관을 볼 수는 없었지만 그 옆에 위치한 약사전도 거의 같은 양식의 건물이라고 합니다.

보물 제179호입니다. ​

보물 제393호로 지정된 전등사 철종은 중국 송나라 때 만든 중국 종으로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종과는 그 형태가 판이합니다.

그 밖에도 목조석가여래삼불좌성, 목조지장보살삼존상 및 시왕상 일괄, 묘법연화경 목판 등 경내 곳곳에 보물이 보존되어 있습니다. ​

경내에도 보호수가 한 그루 있는데요, 수령이 450년 정도 된 느티나무입니다.

전등사를 찾는 이들의 쉼터로 사랑받는 나무로 문화관광 해설이 시작되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

전등사 뒤편으로 가면 인천광역시 기념물 정족산성진지가 있습니다.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하던 정족산 사고를 보호할 목적으로 설치한 군사 주둔지 정족진이 있던 곳입니다.

1907년 방화로 소실되었으나 2009년 발굴 조사하여 11개소의 건물지를 포함해 대규모의 유구가 발굴되었다고 해요. ​

정족산성진지에 오르면 전등사가 한눈에 내려다보입니다.

단군에서부터 병인양요까지 역사의 현장인 삼랑성과 그 안에 위치한 전등사는 종교와 무관하게 꼭 가봐야 하는 곳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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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역사의 현장의 전등사와 삼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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