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점 하나에 담긴 천 개의 풍경, 한수희 작가 개인전 ‘푸른 아리랑’을 만나다

따스한 햇살이 대지를 감싸는 봄날, 이곳 작은 갤러리에서 우리 마음에 조용히 스며드는 전시가 열리고 있는데요

둔산동 전부대전청사 자연마당에 인접한 한 오피스텔 건물 2층에 ZEN이라는 갤러리 겸 카페가 있습니다.​

‘푸른 아리랑(Blue arirang)’이라는 제목으로 3월 31일 개막해 4월 13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대전에서 활동 중인 한수희 작가님의 기획초대 개인전입니다.​

점 하나하나에 사유를 담고, 푸른빛으로 기억을 물들이는 이번 전시는 단순히

‘그림을 감상하는 전시’가 아니라, 관람객 각자의 마음 속에서 오래도록 울림을 남기는 감성의 여행입니다.

“푸르름을 통해 위로받고 싶었습니다”

전시 제목 푸른 아리랑’은 그 자체로도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작가님은 "지금 사회 분위기 속에서 많은 분들이 지치고 힘들어하고 있기 때문에,

검거나 붉은 감정보다 푸른 감정으로 위로를 나누고 싶었습니다”라고 말하며 전시의 방향을 설명해주셨습니다.

작품 대부분은 푸른 계열의 색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새벽녘 푸르러지는 하늘’에서 받은 영감이 화폭 위에 점묘 기법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보는 이로 하여금 어떤 특정한 장소보다는 기억 속 어딘가의 풍경을 떠올리게 만드는 마법 같은 화법입니다.

한수희 작가의 독특한 화법 점묘법

“점 하나에도 수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습니다”

작가님의 작업은 먼저 구상 또는 추상적인 형태로 그림을 완성한 뒤, 그 위에 수천 개의 점을 덧입히는 방식입니다.

이 점들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작가가 느낀 감정을 곱씹으며 천천히 쌓아 올린 감정의 흔적입니다.

“1차로 그린 그림 위에 도트를 찍는데, 오히려 그 시간이 더 오래 걸려요.

그 시간은 저에게 있어서 감정을 다시 되새기고 깊이 머무는 소중한 시간이죠.”

​이렇게 완성된 그림은 멀리서 보면 잔잔한 풍경화 같지만,

가까이 다가가 보면 무수한 점들이 겹겹이 쌓여 그려진 섬세한 사유의 흔적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작품을 바라보는 동안, 마치 작가와 함께 그 풍경을 걸으며 사색에 빠지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작품에 대해 설명해 주는 한수희 작가

“자연은 그림의 재료가 아니라, 감정의 풍경입니다”

한수희 작가님의 작품은 모두 자연에서 출발합니다.

하지만 실제 풍경을 그대로 옮겨 그리는 것이 아니라,

그 풍경을 통해 느낀 감정의 파편들을 색채로, 점으로 표현합니다.

작품 속에 ‘대청호’, ‘제주’, 혹은 ‘지리산’이 있다고 말하지 않지만,

관람객들은 각자 자신의 추억 속 풍경을 투영하며 작품에 깊이 빠져듭니다.

작품 속 풍경이 실제 어디인지보다 중요한 건, 그것이 관람객에게 어떤 감정의 흔적을 남기는가예요.

누군가는 ‘이건 뉴욕의 밤’ 같다고 하고, 또 누군가는 ‘어릴 적 시골집 뒷마당 같아요’라고 말씀하시죠.

작가의 961, 962번째 작품

962번째 작품, 그리고 천 번째를 향해

이번 전시에는 총 11점의 작품이 전시되었으며, 이로써 작가님은 962번째 작품을 완성하셨다고 합니다.

그는 올해 안에 1,000번째 작품 완성을 목표로 매일 아침 9시 반부터 밤 10시까지 작업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주말도, 공휴일도 쉬지 않고 오직 작업에 집중하는 삶. 이것이 바로 진정한 ‘예술가 정신’ 아닐까요?

관람객과 함께

“예술은 어렵지 않아야 합니다, 일상처럼 자연스러워야죠”

인터뷰 말미, 작가님은 예술에 대한 철학도 들려주셨습니다.

사람들은 미술은 어렵다고 생각해요.

해석해야 하고, 정답을 찾아야 한다고 느끼시죠.

하지만 저는 미술이 음악처럼, 영화처럼,

가볍게 마음에 담겼으면 좋겠어요.

그래서일까요. 한수희 작가님의 그림은 감상자의 해석에 따라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킵니다.

정해진 메시지를 강요하지 않고, 오히려 각자의 마음 속 이야기를 끌어내는 힘을 가지고 있죠.​

ZEN GALLERY, 예술과 일상이 만나는 공간

전시가 열리는 ZEN 갤러리는 단순한 전시장 이상의 공간입니다.

카페와 전시장이 함께 운영되어, 커피 한 잔과 함께 예술을 감상할 수 있는 편안한 분위기를 제공합니다.

작가님이 직접 전시장을 지키며 관람객과 대화도 나누시기 때문에,

예술에 대해 좀 더 깊은 이해와 공감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누구나 각자의 기억 속에 하나쯤은 ‘푸른 아리랑’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 풍경을 떠올리고, 그리움과 위로의 감정을 마음껏 누려보시길 바랍니다.

작품 한 점 앞에 서서, 잠시 숨을 고르고 사유의 시간을 갖는 것만으로도, 우리 삶은 조금 더 풍요로워질 수 있습니다.

문화와 예술이 공존하는 대전 서구에서, 삶의 여백을 채워주는 전시를 만나보시길 추천드립니다.

푸른 아리랑 – 한수희 작가 개인전

▶ 기간: 2025년 3월 31일(월) ~ 4월 13일(일)

▶ 장소: ZEN GALLERY (대전 서구 둔산중로 138, 주은오피스텔 2층)

▶ 관람 시간: 오전 10시 ~ 오후 6시 (카페 영업 여부와 상관없이 갤러리는 연중무휴 운영)

▶ 문의 전화: 042-369-4338

▶ 관람료: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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