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영 기자]

경기도미술관에서 8월 8일부터 10월 20일까지

<사라졌다 나타나는> 전시회를 개최합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6인 6색의 개성 있고

독창적인 작품을 전시합니다.

사라졌다 나타나는 전시회는

낯설음과 새로움을 모색하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위주로 전시합니다.

제목인 ‘사라졌다 나타나는’은 사라지면서 나타나는

가능성과 동시성을 의미합니다.

소멸과 생성이 하나로 일어난다는 개념은

플랑크의 별에서 실마리를 얻었습니다.

플랑크의 별은 루프 양자 중력 이론에서

거대한 별이 블랙홀로 응축하다가

입자 크기 정도로 작아진 별을 말합니다.

이 한계치 크기에 도달한 플랑크의 별은 이내 폭발해

새로운 별들로 탄생합니다.

이번 전시는 플랑크의 별이 소멸하기 직전

대폭발을 일으키는 도약의 가능성과

또 별의 죽음 끝에 새로운 별이 시작된다는

끝과 시작을 함께 내포한 동시성에 주목했습니다.

전시는 작품 하나하나를 플랑크의 별로 보고

완전한 것보다는 불완전함 속에서 움트는

창조의 순간과 새로운 변화의 가능성 그리고

그 동시성을 함께 생각해 보고자 기획된 것입니다.

그럼, 6명 작가의 작품을 만나보겠습니다.

최지목 작가

최지목 작가의 ‘나의 태양’ 시리즈와 ‘인상, 일몰’,

‘태양 그림자’ 시리즈, ‘해바라기’를 전시합니다.

최지목의 작품은

전체적으로 일맥상통하는 통일성이 있습니다.

작품마다 여러 가지 색상이

자연스럽게 그라데이션 되는 듯한 옅은 바탕색에

작은 동그라미 빈 공간이 있습니다.

아무 색상을 칠하지 않은 동그라미는

태양을 형상화한 것으로 보입니다.

보기에 단순한 그림 같아 보였는데,

작품 설명을 보니 태양의 그림자가 만들어낸

일루젼을 형상화하기 위해

작가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엿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영상을 통해

작가의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과정을 보니

작품보다 한편으로 더욱더 감동적이기까지 했어요.

최지목 작가는 전통적인 회화의 개념과

형식에 질문을 던지며 자신만의 새로운 시선과 방향을

제시하는 작업을 계속 해왔습니다.

시각예술에서 자주 나오는 빛과 빛의 감각에 대한

작가의 경험과 실험을 작품에 녹여 냈습니다.

잔상은 외부 자극이 사라진 후에도

감각의 경험이 지속되어 나타나는 상을 말합니다.

우리가 생각하기에 무엇인가를 보려면

반드시 빛이 필요하지만,

잔상은 빛이 없는 어둠에서도 볼 수 있는 일루전으로

한순간도 고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또한, 그 색채는 태양 아래에서 본 색과

반대인 보색을 비롯한 다양한 색상으로 변합니다.

최지목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잔상을 집요하게 관찰하고

캔버스에 그 모양과 색채를 표현했습니다.

캔버스에 포착된 빛의 잔상은

찰나의 지각된 시각 현상을 기록한 것이며

자연과 몸이 함께 만들어내는 생성과

소멸의 섭리를 함축한다고 설명합니다.

강수빈 작가

‘Untitled’ 시리즈와 ‘매일의 가장 가운데’ 시리즈,

‘약간의 진실’, ‘뒤섞인 신체가 될 가능성’

거울을 소재로 완성 여러 작품을 전시합니다.

강수빈 작가의 여러 가지 작품의 공통점은

바로 거울입니다.

우리가 매일같이 들여다보는 거울은

실제 모습을 투영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왜곡하기도 하죠.

강수빈은 거울을 활용해 보는 것과 보이는 것의 차이와

인지하는 것과 실재의 차이를 돌아보게 합니다.

우리가 보고 있는 것과 그에 따른 경험과 생각이

얼마나 불확실한가 보여줍니다.

전시장에서 보는 각도에 따라 거울 속 풍경과

거울이 만들어내는 바닥 그림자의 모양이 달라집니다.

작품은 움직이면서도 계속 변화하는 풍경과

그 위치를 돌아보게 하네요.

그레이코드, 지인

그레이코드, 지인 작가의 ‘파이퍼’,

‘파이퍼 에디션’을 공개합니다.

그레이코드, 지인 작품의 공통점은

소리를 매개체로 한 작품이라는 점입니다.

그레이코드, 지인은 소리라는 매체 혹은

그 현상 자체의 특성과 그 여러 층위를 탐구합니다.

작가들은 소리를 단순히 듣는 행위가 아니라

시청각의 스펙트럼 안에서

우리에게 다양한 예술적 시청각 경험을 제공

절대적 현재성을 부여하는 작품을 선보여 왔습니다.

작품이 설치된 공간 속 스피커와 여러 장치는

서로 연결되어 상호작용을 하며

이 떨림을 만들어냅니다.

작품은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것들이

사실은 우리가 속한 공간,

또는 이 세상안에서 얼마나 제한적인지

반대로 우리는 얼마나 풍부한 소리와 빛의 진동 사이에

존재하는지 화두를 던집니다.

권현빈 작가

권현빈 작가의 작품 ‘물루’.

수많은 벽면의 돌이 작품 하나를 이룹니다.

콘크리트 깨진 돌 같아 보이는 작품들이

벽면에 일렬로 부착되어 있습니다.

일맥상통하는 돌 같지만, 자세히 보면 크기, 색깔,

모양이 다양하고 두께감도 약간씩 차이가 납니다.

권현빈 작가가 조각의 안으로 파고들고자

잉크가 새어 들어가게 하는 작업으로

완성시킨 작품들입니다.

처음 관람할 때는

그저 흔한 어느 공사장에서 볼 수 있는

콘크리트 깨진 조각들 같다고 생각했는데,

작가의 의도와 작업 과정을 알고 나니

내가 참 무지한 관람객이구나 싶더라고요.

만약 다시 광물로 태어난다면 등대나 돌로 태어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작품을 한참 보다가

전시장을 나왔습니다.

이혜인 작가

이혜인 작가의 ‘마음의 영원한 빛’, ‘나무와 혜우와 나’,

‘폐허에 사는 남자_메르겐탈러링 작은정원구역, 흐림’,

‘기도하는 사람’을 전시합니다.

이혜인의 작품을 보는 순간 아마 작가가

고흐의 팬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잠시 했습니다.

역동적이고 거친 붓 터치와 강렬한 색감에서

고흐의 그림이 연상됐거든요.

이혜인의 작품 소재는 기억과 경험이 많으며

작품 속 인물들은 작가의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입니다.

작가는 자신에게 가장 뚜렷한 기억,

가장 많이 생각하고 마음에 담아둔 대상과

공간을 작품에 담았습니다.

코어메모리는 영화 인사이드 아웃에 등장하는 개념으로

삶의 주요한 경험과 감각,

그에 대한 기억을 말하며 그 인물의 성향, 태도,

가치관 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데요.

작가의 코어메모리는

풍경과 요소들로 작품마다 등장합니다.

장서영 작가

이번 전시회에서 만난 장서영 작가의 작품은

‘서클’, ‘폴딩 오퍼시티’입니다.

장서영은 삶과 죽음의 과정에서 한계가 있는 존재에

주목하며 다양한 영상과 설치 작품을 선보입니다.

그의 작품은 육체, 삶, 제도, 제안, 세계의 한계,

신체에서 우리가 존재하는 공간에 이르기까지

유한함을 인지하고 느끼게 합니다.

작가는 태어나는 순간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중간지점 어딘가에서 자신의 작품을 마주하는 관객에게

이야기를 건넵니다.

서클은 장서영이 그동안 지속적으로 탐구해 온 신체와

반복 키워드를 잘 드러내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멈춰서서>

경기도미술관 주변에는 다양한 작가의 설치미술작품

곳곳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경기도미술관 주변 화랑유원지 곳곳에 있는

설치작품을 통털어 <멈춰서서>전시회입니다.

걷다가 우연히 만난 미술작품이 화랑유원지의 자연과

하늘과 오버랩 되어 무척 인상적입니다.

오래도록 그 자리에 한결같이 있는 예술작품을

여러 번 반복해 보는데도 계절의 변화에 따라

볼 때마다 다르게 보이네요.

여러분, 경기도미술관에서 현재 전시 중인

<사라졌다 나타나는> 전시회와

상설 야외전시회인 <멈춰서서> 설치미술 전시

잘 보셨나요?

자연 속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잠시 산책하고,

경기도미술관에서 미술전시를 관람하면

알찬 반나절 코스가 될 것입니다.

경기도미술관에서 문화충전하며

힐링되는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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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졌다 나타나는> 전시

주소

경기 안산시 단원구 동산로 268

운영시간

10:00 ~ 18:00

휴무일

매주 월요일

입장료

무료

문의

031-481-7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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