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곡사

-주소: 경남 창원시 의창구 동읍 자여로 459

(지번. 동읍 단계리 7)

은행나무가 유명하다고 해서 가을마다 찾아온 우곡사 주변으로 봄의 전령사인 야생화들이

군락으로 핀다는 소식을 듣고 2월 말부터 몇 차례나 찾아왔었지만 그때마다 헛걸음만 하고 돌아갔었답니다.

3월 중순을 보내고 지인과 함께 우곡사 계곡으로 야생화를 만나기 위해 다시 걸음을 했는데 여러분도 함께 가보실까요?

우곡사에는 두 가지 유명한 것이 있는데, 가뭄이 들어도 마르지 않고 피부병에 좋다고 알려진 약수와

500년 넘는 수령을 가진 은행나무가 바로 그것인데요.

주차장과 인접해 있는 약수터 옆으로 난 길을 따라 계곡을 통하는 길이 있답니다.

등산을 하거나 약수를 길으러 나온 분들이 가볍게 체력단련을 할 수 있는 운동기구 옆으로 걸음을 내딛습니다.

이번에는 꼭 야생화를 만나고 말겠다는 기대와 설렘을 가지면서요.

야생화가 피는 계곡이 있는 우곡사는 신라시대인 837년(흥덕왕 7) 신라 무열왕 8대손인 무염 국사(無染國師)에 의해

창건되었다고 알려졌는데, 자세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지만, 불모산 성주사, 비음산 불곡사와 함께

문화관광부에서 지정한 전통사찰이랍니다.

우곡사의 역사만큼 계곡을 향하는 길은 오래된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는 모습이 낯선 이방인에게

곁을 내어주면서 물오른 가지마다 부드러이 계절의 변화를 침묵의 언어로 보여주고 있어 마음이 푸근해지더군요.

카메라를 드신 세 분이 저희 앞에서 오르막길을 걸어가시는 것을 보고는 길을 맞게 가는 게 맞나 보다 싶었는데

그분들 뒤를 따라가듯 하면서 바닥을 살피면서 올라가다 보니 어느새 그분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고

눈에 보이는 것은 바위들과 사람들이 밟아서 만들어진 길 그리고 그 위를 덮은 낙엽들만 보이는 것입니다.

제가 선 곳에서 바닥을 열심히 들여다보고 낙엽도 치우면서 찾기도 하면서 꽃이라고 생긴 것이 하나라도

제 눈앞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마음으로 바닥을 기듯 찾아다녔네요.

우곡사 계곡에서 만난 야생화

둥근 털 제비꽃

아~~

드디어 꽃을 만났습니다. 둥근 털 제비꽃이 다소곳하게 고개 숙인 모습이 얼마나 반갑던지요.

'진실한 사랑, 순진무구한 사랑'이라는 꽃말을 가진 둥근 털 제비꽃은 주로 산지에서 자라며

3~4월로 같은 지역에서 자라는 제비꽃 중에서 가장 일찍 핀답니다.

꽃의 암술머리는 새 부리 모양이며 꽃색은 연 자주색에서 흰색을 띠며,

꽃잎 안쪽에 털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있는 둥근 털 제비꽃은 식물 전체와 열매에 솜털이 빽빽이 나고,

잎은 뿌리에서 나오며 심장형으로, 가장자리에 둔한 톱니가 있답니다.

여름에는 잎자루와 잎이 크게 자라 키는 20~30cm에 이르며 잎자루의 날개는 거의 발달하지 않고,

식용이 가능하지만 먹지는 않는대요.

산지에 자생하는 둥근 털 제비꽃이 예뻐서 인가 주위에 옮겨심어도 자라지 않기 때문에 따로 재배하지 않는다지요.

노루귀

'파설초', '설할초', '노루귀풀'이란 이름으로 불리는 노루귀가 나무 아래에서 아침 햇살을 오롯이 받으며

봄 노래를 부르는 것 같아 조심스럽게 셔터를 눌러보았습니다.

'인내, 믿음, 신뢰, 자신'이라는 꽃말을 가진 노루귀는 겨우 4~12cm 정도의 키가 작은 야생화랍니다.

봄에 어린잎을 나물로 먹으며 관상용으로 심기도 하는 노루귀는 민간에서는 8∼9월에 포기째 채취하여

두통과 장 질환에 약으로 쓰이기도 한다지요.

한국과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하며 카멜레온처럼 자기가 처한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알려진 노루귀지만,

간혹 자신만이 노루귀의 예쁨을 독차지하려는 욕심으로 이 작은 아이를 사진으로 예쁘게 담고 난 후

뽑아버리거나 밟아 뭉개버리는 등 자연의 생명을 함부로 훼손하는 몇몇 나쁜 사람들이 있기에 걱정도 되더라고요.

부디 허락된 생명의 시간 안에서 무사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봄을 노래하는 것처럼 보이는

노루귀의 보송보송한 털조차 사랑스럽게 보입니다.

꿩의 바람꽃

흰빛에 자줏빛이 도는 꽃이 피는 꿩의 바람꽃은 꽃대 위에 한 송이가 달리는데,

사실 꽃에는 꽃잎이 없고, 꽃받침 조각은 8~13개이며 긴 타원형이고 끝이 둔하며

길이 2cm 정도의 백색이지만 겉은 연한 자줏빛이 돈답니다.

좀 이른 아침에 들러서 그런지 꿩의 바람꽃에 이제 닿기 시작한 모습이 보석처럼 반짝이는 것이 참 사랑스럽습니다.

못 만나면 어떻게 하나 싶었는데 제법 많은 수의 바람꽃을 보면서 봄이 가슴안으로 스며드는 것 같았습니다.

'덧없는 사람, 금지된 사랑, 사랑의 괴로움'이라는 꽃말을 가진 꿩의 바람꽃은 숲속 양지와 반그늘에서 잘 자라며

뿌리를 죽절향부라고 하여 약용한다는군요.

얼레지

아, 이번에는 얼레지도 보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계곡 전체가 얼레지 천지더라고요.

겨우내 얼었던 땅이 녹고 포슬포슬한 틈을 놓치지 않고 열심히 시간의 질서를 따라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려는 얼레지들이 이파리를 먼저 내고 있었습니다.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잎부터 나오는 얼레지에도 개화의 꿈을 안고 고개를 내민 꽃봉오리가 숨바꼭질하듯 세상 밖으로 나오려 합니다.

이파리에 얼룩무늬 반점이 있어서 이 같은 이름이 붙여졌으며 꽃 안쪽에 W자 모양의 선명한 무늬가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꽃잎이 말려올라가는 모양새가 여인이 치마를 들어 올린 것 같다 하여 바람난 여인이라는 재미난 꽃말을 지니고 있지요.

곧 우곡사 계곡이 보라색으로 가득할 시간에 다시 찾아와 활짝 핀 얼레지의 모습을 담아야겠어요.

3월 20일 방문했던 창원시 동읍 단계리의 전단산 기슭에 위치한

대한불교조계종 제14교구 본사 범어사의 말사인 우곡사의 계곡에서는 봄을 알리는 야생화들이 봄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울 시간을 꿈꾸며 제 허우룩한 시 한 편 남기며 글을 맺습니다. 감사합니다.

꿩의바람꽃 피는데/조윤희

부지런히 달려온 계절은

여전히 사위를 지나며

그저 책임질 일이라

꽃을 피워 내는데

그대는 어데를 그리

헤매십니까

짙어진 봄날 봄 볕 살에

쌓일 연둣빛 추억들

햇살 고이 다가온 언덕에 기대어

그리움으로 피는데

그대는 어데를 그리도

다녔다 오십니까

#창원시 #창원여행 #창원야생화 #창원시가볼만한곳 #창원시의창구여행 #천년고찰 #우곡사 #우곡사계곡 #3월창원야생화여행

#동읍야생화 #우곡사노루귀 #우곡사꿩의바람꽃 #동읍얼레지군락지 #우곡사얼레지 #자작시


{"title":"[3월 창원 여행/창원의 야생화] 천년 사찰로 알려진 우곡사 계곡에서 야생화가 들려주는 봄소식","source":"https://blog.naver.com/cwopenspace/223810315312","blogName":"창원시 공..","domainIdOrBlogId":"cwopenspace","nicknameOrBlogId":"창원시","logNo":223810315312,"smartEditorVersion":4,"meDisplay":true,"lineDisplay":true,"outsideDisplay":true,"cafeDisplay":true,"blogDisplay":tr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