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 우연에 노출된 취약한 존재들

지난 7월 26일 고양아티스트 지원 프로젝트로 <이한나: 상대적 우연에 노출된 취약한 존재들> 전시가 고양시립 아람미술관 상설전시장 2에서 오픈했습니다. 운영시간은 화요일부터 일요일 10:00부터 18:00까지이며, 8월 25일까지 개최됩니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고양시립 아람미술관 상설전시장 2'를 지도 앱에서 검색하면 나오지 않습니다. 간단히 설명하면, 지하철 3호선에서 아람누리로 연결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 1층으로 올라오면 보이는 왼쪽 건물에 있으며, 다음 사진에서 보이는 건물입니다.

이한나 작가노트

고양문화재단 홈페이지나 전시장에 작가에 관한 소개문이 없어 전시 홍보 안내장의 '작가노트 발췌'와 전시장 입구에 게시된 '전시 안내문'을 옮기면 다음과 같습니다.

'나는 일상에서 유독 신경이 쓰이는 주제들에 대해 작업을 한다. 모두 그러하듯이 아주 개인적인 정체성에 대한 작업을 시작으로 내가 사는 사회 속 이슈들을 다루고 있다. 이것 외에도 매일 접하는 사물 중 나의 모습이나 상황을 닮아 있는 것을 작품의 재료로 선택한다. 또한 내 작업의 중요한 관람 포인트는 관객과의 소통이다. 나는 작업을 하면서 치유받고, 내 작업을 통해 관객들과 소통하길 바란다, 그 어느 때보다 소통이 절실한 시대에 사는 현대인의 한 명으로서 예술을 통해 소통, 치유 그리고 즐거움을 주고 싶다.'

전시 안내문

‘거리의 길고양이부터 보이스피싱에 노출된 작가들까지, 소수와 약자를 중심에 둔 이한나 작가의 작품들은 미시와 거시의 관점을 넘나들며, 얼핏 그를 열띤 사회 비판자로 비춰 보이게 한다. 그러나 그는 기계적이고 원색적인 비난을 말하고자 하지 않는다. 대신 작가 개인의 정체성에서 비롯된 사회적 이슈에 대한 연민과 공감을 작가의 소통 수단인 시각예술로 만들어내고, 이를 통해 소외된 것들에 대한 대중의 환기를 불러일으킨다.

크게 비인간(길고양이, 비둘기, 거북이), 인간(위안부 할머니, 제주4·3사건 희생자, 보이스피싱에 노출된 작가들)으로 구분된 주제들은 이한나 작가의 개인사와 저마다의 이유로 관계를 맺고 있다. 이번 전시는 그가 2019년부터 현재까지 약 6년간 지속해온 예술 작업에 대한 아카이빙이다.’

신성한 어머니(Divine mother)

작품 설명에 의하면, '신성한 어머니(Divine mother)'는 사람 모양의 파란색 초 54개로 시작되었는데, 이는 2015년 당시 현존해계신 어머니의 수였고, 현재는 여덟 분만 남아계신다. 파란 초는 '지혜, 조화, 내적인 빛, 평화 또는 진실과 인도를 협의하거나 치유, 수면, 직관, 진실, 의리, 꿈 등을 의미하고, 어떤 이들은 신성한 어머니를 뜻하기도 한다. 초를 태우는 과정을 영상에 담고, 다 타고 남은 초들과 함께 영상을 프로젝트로 투사하여 설치한다.'입니다.즉 초 1개는 한 분의 어머니를 뜻합니다.

고양시립 아람미술관 상설전시장 2에 들어서면 약간 허전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전시 안내장 사진의 설치 작품이 없는 데다, 메인 작품 '신성한 어머니(Divine mother)'는 화요일, 목요일 오후 2시 2분간만 촛불을 점등하기 때문입니다. 계속 촛불을 켜 놓으면 초가 녹아서 시간을 정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초가 인체 모양을 하고 있어 바라보고 있으면 생명이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 작가의 의도가 느껴지는 부분입니다만, 점등 시간이 너무 짧아 관람객으로서는 약간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점등 시간 외의 시간에 전시를 관람하게 되면, 스크린의 이미지로 분위기를 상상하면서 전시를 봐야 합니다.

작품 소개문 요약

1. What they have in common, 가변설치, 액자(21Ⅹ30cm) 14개, 기화성 펜 드로잉, 모니터, 단 채널 비디오, 2024, 보이스피싱을 경험한 가난한 예술가 관련

2. 人, 가변설치, 단 채널 비디오, 모니터, 2024, 제주4·3사건 관련

3. BWB(Black Warrior Broadcasting) News 속보입니다, 가변설치, 단 채널 비디오, 모니터, 2023~4, 제주 중문해수욕장으로 더 이상 알을 낳을 수 없게 된 바다거북 관련

전시 소개문을 읽다가 약간의 의문이 들었습니다. 작품명을 굳이 '영문만으로 표기해야 했는가?'라는 것입니다. 인간에 의해 희생되고 또 아파하는 동물과 인간이 자연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다는 전시 취지는 이해됐지만, 한글 작품명도 옆에 적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BWB(Black Warrior Broadcasting) News 속보입니다

작품 'BWB(Black Warrior Broadcasting) News 속보입니다'는 생성과 소멸을 표현하고, 생명의 선순환과 생태에 관해 생각할 기회를 제공하려는 의도의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갤러리 외부에서 모니터로 감상해야 하는데, 요즘 날씨가 덥고 습하다 보니 작가의 의도와는 달리 작품에 집중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BWB Breaking News 2023

일상에서 문화 즐기기

전시를 보면서 든 생각은 환경, 역사, 사회적 이슈 등에 관해 우리가 좀 더 관심을 가지고 또 행동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작가의 의도 또한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아무리 좋은 해결책도 생각만 해서는, 말만 해서는 아무것도 바뀌는 것이 없으므로 각자 작은 행동이라도 지금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요즘 크고 작은 다양한 전시와 공연이 고양시에서 속속 개최되고 있습니다. 고양문화재단의 홈페이지에서 자주 새소식을 찾아보고, 관심이 가는 행사가 있다면 참여하여 문화를 즐겨보면 어떨까요? 아래의 사진을 클릭하면 고양문화재단으로 바로 연결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고양문화재단

제7기 고양시 소셜기자단 박종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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