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제법 겨울 향기가 나는 12월의 아침입니다.

아침부터 흐린 날씨에 눈이라도 한바탕 쏟아지려나 했더니 작은 진눈깨비가 바람에 솔솔 날립니다.

영천에서 맞이하는 기다리던 첫눈이네요. 어린아이 마냥 펑펑 쏟아졌으면 좋겠다 싶다가도 돌아갈 길이 걱정되는 건 또 무슨 마음인지..

조금이지만 가볍게 쌓여가는 진눈깨비가 고요하고 작은 사찰에 운치를 더해갑니다.

오늘은 통일신라시대에 지어진 삼층석탑이 있는 영천 신흥사를 방문해 보았는데요.

이른 아침 작은 사찰에 울려 퍼지는 목탁소리가 청명하게 가슴 속에 내려앉습니다.

영천에는 우리의 옛 역사를 고스란히 기록하고 있는 많은 유적지과 유물들이 있는데

신흥사는 신라 진평왕 때 세워진 사찰이라는 설이 있지만 그 기록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고 합니다.

보통의 사찰은 마음의 수련과 속세를 비우기 위해 산세가 험한 곳에 지어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신흥사는 처음부터 평지에 지어진 곳으로 오랜 시간이 흐르며 경작지로 변하고 석탑만 남게 되었습니다.

1957년 금호 포교당에 있던 장백현이 이곳을 신흥사로 중창하게 되고 신월리 삼층석탑은 보물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습니다

넉넉한 인심의 포대화상의 석상이 자리하고 있어요.

포대는 중국에 실재했던 전설적인 불승이라고 해요.

포대를 짊어지고 다녔기에 포대라는 별명이 생기고 비린내 나는 것도 시주를 받으며

사람들을 충만하게 만드는 이상한 힘을 지녔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포대화상의 배를 만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하는데요.

아낌없이 나누어 주는 포대화상이 절을 방문하는 모든 이들에게 복을 선물하는 미소로 반깁니다.

화려한 색상의 단청과 날렵한 기와로 단장한 범종각은 맑고 청아한 소리가 마음을 울릴 것 같은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매년 새해가 되면 울리던 범종 소리가 귓가에 은은하게 들리는 것 같은데요.

아침저녁 예불 시간에 맞춰 울리는 범종은 지하에 있는 중생에게 일깨움을 준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빛바랜 나무의 갈라진 틈새로 느껴지는 세월의 흔적은 몸을 부딪쳐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어 내는

긴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속세의 강을 건너 삶의 돌아보게 하는 시간을 가지게 하였을지 감히 짐작해 보게 되네요.

범종 주변 누각 기왓장에는 각자의 염원을 표현한 아름다운 그림들이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시간만큼은 세상의 모든 것과 단절되어 오롯이 붓의 움직임으로 표현되는 세상에

흠뻑 빠져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이 되었겠지요.

그림 안에 보이는 애기 동자승의 표정도 모든 번뇌와 속세의 슬픔은 사라진 해탈의 반열에 오른 표정처럼 보입니다.

대웅전 앞에는 신월리 삼층석탑이 천년의 시간 동안 한자리에서 이곳을 지키고 있습니다.

보물 제465호 삼층석탑은 통일 신라시대의 것으로 높이 4.75m로 이중 기단 위에 3층의 몸돌과 지붕돌을 쌓아 올린 형태를 하고 있어요.

이것은 전형적인 신라 석탑의 양식을 따른 것인데요.

오랜 세월 동안 기단과 탑 신부 여러 곳에 손상을 입었지만 신라시대 석탑의 아름다운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단의 윗부분 면석에는 팔부중상이 돋을 새김되어 있습니다.

불교의 여덟 수호신을 나타내는데 우리나라에서는 8세기 이후 석탑에서 부조상으로 많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흐르며 팔부중상의 모습도 조금씩 변모되어 그려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부처님이나 승려들의 사리가 봉안된 탑이나 본존불, 불화에서 많이 볼 수 있다고 해요.

저는 불자는 아니지만 탑을 따라 천천히 돌며 탑돌이를 해보았습니다.

천년의 세월 동안 한자리를 굳건히 지켜온 보물을 만나게 되는 것 저에게 너무나 큰 영광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마다의 소원을 가득 품은 연등이 대웅전 앞을 화려하게 물들이고 있습니다.

소원이 꼭 이루어질 수 있도록 마음을 다해 저도 빌어 봅니다.

얇게 쌓인 눈이지만 첫눈이라는 즐거움에 발자국도 한 번 담아보았어요.

이리저리 돌아다닌 흔적들이 많이 남아 있네요. ㅎㅎ

사진 찍을 줄 알았더라면 한 방향으로 예쁘게 걸을걸,,

신흥사를 돌아보고 주변에 위치한 탑지도 걸어보았습니다.

절 우측으로 난 작은 밭길을 따라 오르니 꽤 커다란 저수지가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시원한 바람과 함께 탁 트인 전경에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아요.

날씨는 조금 쌀쌀했지만 보이는 풍경이 아름다워 생태공원을 한 바퀴 돌아보았습니다.

가벼운 운동복 차림의 주민분들이 열심히 달리는 중이에요.

햇살 좋은 날 가벼운 산책이나 체력단련을 위한 운동공간으로도 충분한 거리입니다.

못의 둘레길에 데크길이 조성되어 있지만 준설공사로 인해 지금은 출입이 제한되어 있어 들어가 보지는 못했지만 못

주변으로 크게 한 바퀴 돌 수 있어서 통행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후에 데크길이 완성이 되면 좀 더 못과 가까운 위치에서 물바람 맞으며 걸을 수 있게 되겠지요.

멋진 소나무 풍경도 제대로 보게 되네요.

걸으며 보니 사진에서나 볼법했던 요상한 자태의 소나무도 만나게 됩니다.

여름 시원한 소나무 그늘에 앉아 잠시 쉬어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웬만한 동네 헬스장보다 더 많아 보이는 운동기구들

유산소 운동과 근력을 운동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곳이 아닐까 싶은데요.

아,, 영천은 왜 이렇게 시민들의 건강을 챙기는 건지,,

너란 영천은 정말 사랑둥이야 ㅎㅎ

오늘은 신월리에 위치한 천년의 삼층석탑을 품은 신흥사와 주변 탑지 생태공원을 돌아보았습니다.

오랜 역사를 간직한 보물과 아름다운 자연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이곳은 영천의 또 다른 보물입니다.

신흥사와 탑지 생태공원


※ 본 글은 새영천 알림이단의 기사로 영천시 공식 입장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title":"천년의 보물 신월리 삼층석탑을 품은 영천 신흥사와 겨울냄새 그윽한 탑지 생태공원","source":"https://blog.naver.com/yeongcheonsi/223695481675","blogName":"아름다운 ..","blogId":"yeongcheonsi","domainIdOrBlogId":"yeongcheonsi","nicknameOrBlogId":"영천시","logNo":223695481675,"smartEditorVersion":4,"meDisplay":true,"lineDisplay":true,"outsideDisplay":true,"cafeDisplay":true,"blogDisplay":tr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