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선을 타고 찾아가는

당진 합덕 여행 이야기

충남 당진시 합덕읍 도리 16-5


11월 1일 충남 서부 내륙을 잇는 새로운 철도 교통 노선이 새롭게 시작했습니다. 바로 홍성역에서 합덕(당진 합덕읍), 인주(아산 인주면), 안중(평택 안중읍), 향남(화성 향남읍), 화성시청(화성 남양읍), 서화성(화성 남양읍)으로 이어지는 서해선 복선전철입니다. 특히 합덕역은 그동안 철도교통 불모지였던 당진시에 처음으로 철도시대를 여는 상징적인 역입니다. 서해선 복선전철 운행을 시작한 당진 합덕역에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알아보고 싶은 마음에 서해선 복선전철을 타고 떠나는 가을 합덕 여행을 시작합니다.

<서해선 합덕역>

먼저 이번에 새로 만들어진 합덕역을 둘러보는 시간을 갖습니다. 합덕역은 역사 규모는 큰 규모는 아니지만 최신 기차역 시설을 갖추고 방문객을 맞이하는 중입니다. 특히 개인적으로 관심을 갖고 살펴본 것은 합덕역을 기점으로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 정보입니다. 특히 지금까지 대중교통만으로는 쉽게 가기가 여의치 않았던 합덕제 코스(합덕제, 합덕농어촌테마파크), 버그네 순례길 코스(솔뫼성지-합덕성당-신리성지)였는데, 이제부터는 합덕역 기차시간표와 연계한 맞춤형 시내버스 시간표를 이용해 더 편하게 오갈 수 있습니다.

▲ 새롭게 철도시대를 시작하는 서해선 합덕역

특히 합덕 일대를 대표하는 여행지인 합덕제는 합덕역과 2km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은 거리에 있습니다. 앞서 소개한 바와 같이 합덕역을 출발하는 시내버스를 이용해 찾아가도 좋지만, 걸어가도 좋은 거리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합덕역에서 합덕제로 이어지는 길을 직접 걷고 싶은 마음에 합덕역까지 걸어가는 방법을 선택합니다. 길을 걸으면서 주변을 둘러보니 어느새 가을걷이를 다 마치고 겨울 논 풍경으로 바뀔 준비를 하는 드넓은 11월 논 풍경이 계속해서 눈에 들어옵니다.

▲ 합덕역에서 합덕제로 가는 길에 만나는 늦가을 논 풍경

<합덕성당>

합덕 일대는 천주교가 조선에 가장 먼저 들어와 꽃을 피우다 훗날 천주교 박해로 인해 시달리는 우리나라 천주교 역사를 담고 있는 역사적 공간입니다. 그래서 솔뫼성지-합덕성당-신리성지로 이어지는 버그네 순례길 코스는 당진시가 추천하는 당진 테마여행 9선 중 하나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합덕역을 출발해 얼마 지나지 않아 마을 안쪽 길로 들어오면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합덕성당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11월 늦가을 논풍경을 감상하면서 합덕성당을 이정표 삼아서 걷다 보면 첫 번째 합덕 여행지인 합덕성당에 도착합니다. 이곳을 처음 방문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세히 합덕성당을 여유롭게 거니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처음 방문했을 때는 이곳이 중요한 곳인지 몰라서 그냥 지나쳤고, 두 번째 방문했을 때는 해설사 선생님 손에 이끌려 몇몇 주요 해설 장소만 짧게 머물다 갔기에 합덕성당 전체 모습을 다 보지 못했었지요.

버그네 순례길 코스 주요 지점 중 한 곳이자 당진 합덕제와 바로 맞닿아 있는 합덕성당(충청남도 기념물 제145호)은 1929년에 지은 고딕 양식 천주교 성당입니다. 원래 합덕성당 전신은 1890년 예산군 고덕면 상궁리에 있던 양촌성당이었는데, 1899년 초대주임인 퀴를리에 신부가 현 위치에 한옥 성당을 건축하여 이전하면서 합덕성당으로 명칭을 바꾸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지금 만나는 합덕성당 건물은 7대 주임이었던 패랭 신부가 한옥 성당을 허물고 1929년에 새로 지은 성당입니다. 다음 장소인 합덕제로 넘어가기 전에 합덕성당 주변 쉼터에 머물다 가는 시간을 오래 갖습니다. 준비해 간 음료수를 마시며 쉬다 보니 정시에 맞춰 울려 퍼지는 종소리와 음악 소리도 들을 수 있습니다. 합덕성당에 깊어가는 늦가을 풍경을 감상하는 시간을 이렇게 여유롭게 만끽합니다.

▲ 11월에 만나는 합덕성당 주변 풍경

<합덕 농촌테마파크>

농촌 테마파크는 농촌 생활상을 주제로 정하여, 사람들이 즐길 수 있도록 만든 공간입니다. 합덕 농촌테마파크에 오시면 합덕이 품고 있는 자연과 문화, 합덕 농업을 상징하는 조형물을 관람할 수 있습니다. 전통 농경문화를 상징하는 농기구와 더불어 농경사회에 꼭 필요했던 전통과학 유물을 직접 관람하면서 배울 수 있습니다. 아울러 가족단위 방문객이 널뛰기, 윷놀이, 투호, 그네와 같은 전통놀이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함께 운영합니다.

원래는 합덕 농촌테마파크를 관람하려고 했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합덕 농촌테마파크 일원에 펼쳐지는 특별한 가을꽃 이벤트인 ‘제15회 당진 국화전시회 축제’ 이야기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원래는 11월 2일에 종료할 예정이었으나 전시회를 11월 10일까지 연장하면서 운 좋게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화사한 국화꽃에 이끌려 걷다 보니 농촌테마파크 전시물을 공부하는 일은 뒷전으로 미뤄집니다. 몇 해 전부터 합덕제 명물이 된 백조(큰고니) 형상을 따 꾸민 국화 조형물은 방문객이 사진을 찍고 가는 멋진 포토존입니다. 국화 터널을 걷는 동안에는 눈으로는 국화꽃 색감에 빠져들고 코로는 은은한 국화꽃 향기에 취하는 시간을 만끽합니다. 꽃이 있는 곳에는 벌과 나비들이 찾아들기 마련이지요? 곤충 친구들을 만나는 시간도 즐겁게 가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구경을 마치고 나니 내년에는 일정을 잘 맞추어 ‘당진 국화전시회’ 이야기를 제대로 관람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울러 꽃구경에 밀려 오늘 둘러보지 못한 합덕 농촌테마파크 이야기를 다음번 기회에 꼭 제대로 배워볼까 합니다.

▲ 합덕 농촌테마파크에서 열린 제15회 당진 국화 전시회 연장 전시

<합덕제>

몇 해 전에 여름 합덕제는 제대로 둘러봤는데 가을 합덕제 이야기를 제대로 만나는 일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여름 합덕제를 대표하는 연꽃이 다 사라지고 난 자리는 어느새 가을빛으로 완전히 바뀌어 있습니다. 단풍이 깊어가는 11월 늦가을 산책로 풍경도 정말 예쁘고 화려합니다. 그리고 산책로 주변에 쉴새 없이 지저귀는 작은 산새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데, 쑥새와 같은 겨울철새가 벌써 합덕제를 찾아와 이곳에서 겨울을 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산책을 하는 도중에 야생동물을 만날 때 취해야 하는 올바른 태도에 대해 알려주는 '놀람주의 안내문'이 참 인상깊고 정겹게 느껴집니다.

▲ 합덕제 야생동물 놀람주의 안내문

어느덧 큰고니가 겨울 합덕제를 대표하는 주인공 역할을 한지 몇해가 지났습니다. 늦가을에 접어든 합덕제에는 큰고니를 비롯한 겨울 철새를 맞이하기 위한 물이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호수 주변을 거닐다가 적당한 위치에 자리를 잡고 어떤 야생조류가 이곳에 와 있는지 살펴보는 시간을 이어갑니다. 텃새인 흰뺨검둥오리와 논병아리가 헤엄치며 노는 와중에 성질 급한 겨울철새인 흰죽지도 어느새 이곳에 와 있는 걸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반가운 만남은 천연기념물인 겨울철새 큰고니를 만난 순간입니다. 큰고니 성체와 유조는 몸 색깔로 구분하는데 어른 고니는 흰색이고 어린 고니는 회색입니다. 자세히 관찰해 보니 아빠 고니, 엄마 고니, 그리고 아기 고니 세 마리 이렇게 큰고니 가족 다섯 마리가 합덕제 호수에서 유유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큰고니 한 가족이 이곳에 와 있는 덕분에 드디어 큰고니가 야생에서 활동하는 모습을 근거리에서 자세히 관찰하는 순간을 생애 최초로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 합덕제를 찾아온 천연기념물 겨울철새 큰고니 가족

<서해선을 타고 떠나는 가을 합덕 여행을 마치며>

홍성역으로 되돌아가는 기차 시간을 맞추기 위해 가을 합덕 여행을 마치고 합덕역으로 되돌아갑니다. 오는 길에는 이정표인 합덕성당을 찾으라 몰랐는데, 되돌아가는 길에 보니 드넓은 논 한가운데 우뚝 서 있는 합덕역이 한눈에 쏙 들어옵니다. 이제 막 철도시대를 열기 시작한 합덕역과 그 주변은 지금부터 앞으로 긴 시간을 두고 크고 작은 변화가 계속 생길듯 싶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여행을 다니는 개인적인 입장에서도 지금까지 당진 합덕을 찾아오는 일이 마냥 쉽지 않았는데 이제는 편하게 찾아올 수 있게 되어 정말 반갑습니다. 앞으로 틈나는 대로 서해선을 타고 찾아가는 당진 합덕 여행 이야기를 계속해서 이어가 볼까 합니다.

▲ 합덕성당 인근에서 바라보는 서해선 합덕역 전경

서해선 합덕역

충남 당진시 합덕읍 도리 16-5

* 방문일 : 2024년 11월 9일

※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 경명님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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