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나들이 가기 좋은

해바라기와 메밀꽃 밭

고창 학원농장

해바라기 · 메밀꽃


창학원농장 해바라기가 활짝 폈어요.

메밀꽃은 10월 중순경부터 보기 좋아요.

비 오는 날에도 산책하기 좋아요.

끝날 것 같지 않았던 폭염도 이제는 지쳤는지 아니면 이쯤이면 됐다 싶었는지 언제 그랬냐는 듯 산더미 같은 먹구름을 불러옵니다.

지난달부터 9월 20일 고창 방문 일정을 고정해 비가 와도 바람이 불어도 고창에 가야 했는데요, 하루 전날 제14호 태풍 풀라산이 온대저기압으로 바뀌면서 제주도에 최대 300mm 물 폭탄을 쏟는 등 전국에 낙뢰를 동반한 장맛비가 내리다 그치기를 몇 차례 반복하며 발걸음을 무겁게 합니다.

그래도 기록적인 폭염을 장대비가 식혀줘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 생태계도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은 것 같아 고창으로 향하는 길은 싱그러운 초록 물결이 반겨주고 있어 기분은 좋습니다. ​

오늘은 고창 가는 날입니다. 장대비가 잠시 숨 고르는 사이 싸목싸목 고창 학원농장 가을꽃 지도를 헤아려 볼 참인데요, 올해 청보리 작황을 빼면 기후변화 스트레스(잦은 폭우)에 제대로 노출된 해바라기 & 메밀은 뿌리형성과 생육이 좋지 않아 제때 꽃을 못 피울 거란 예측에 걸맞게 9월 20일 겨우 해바라기 세상 구경했습니다.

고창 학원농장 해바라기 개화시기

고창 학원농장 해바라기 & 메일 꽃 지도에 비춰 보면 보통 6월 하순 구간별 파종을 시작해 50일이 지난 8월 중순 즈음 해바라기 꽃 향연은 시작되는데요, 비슷한 시기 메밀꽃도 파종돼 단풍이 물드는 10월까지 무려 4번에 걸쳐서 해바라기와 메밀꽃이 너른 들녘에 펼쳐지는데,

올해는 긴 장마와 긴 폭염으로 예측이 빗나가서인지 9월 20일 지나서야 송알 송알 하얀 꽃망울이 잔잔한 메밀꽃 때깔은 얼핏 설핏 용케 세상 구경 나선 초록 잎새에 가려서 예전 모습은 온데간데없습니다.

계절의 변화를 오롯이 말해주는 메밀 꽃 자태는 저 혼자 피는 것 같아도 바람 소리, 빗소리, 새소리, 넉넉한 햇살이 어우러져서야 긴 꽃잠을 뿌리치고 제 숙명을 다하겠지만 긴 폭염에 이길 장사 없다는 것을 눈앞에서 목도해 보니 기후변화 스트레스를 늦출 수 없을까 고민하게 됩니다.

고창 학원농장 메밀꽃 밭

고창 학원농장 메밀꽃은 청보리밭 정류장에서 백합나무 가로수 길로 들어오면 처음 만나는 마중 밭이 절정이라는 안내가 있지만, 보시다시피 키가 작아 소금을 뿌려 놓은 듯한 상황은 아니고요, 대신 나머지 삼각 밭, 중앙 밭, 노을 밭은 파종을 늦게 해서 이제 싹이 트고 있으니 10월 중순 넘어서까지 고창 학원농장 환상적인 메밀꽃밭을 거닐 수 있겠습니다.

따가울 정도로 연신 내리쬐던 가을 햇살은 술래가 되어 숨바꼭질하듯 먹구름 뒤로 숨었는지 그림자도 안 보이고 먹구름만 숨 가쁘게 밀려드는 늦은 아침나절 해바라기 대신 심신을 달래주었던 꽃 백일홍 군락도 이제 해바라기와 메밀꽃에 바통을 넘겨주고 숙명을 다하는 순간인데요, 그럼에도 마지막 정열을 불태우는 꽃망울이 반갑기만 합니다.

빼어난 자태를 뽐내는 형형색색 꽃 백일홍 군락은 늦더위에도 지친 기색 없이 여전히 열일 중이어서 놀멍 쉴멍 멍 때리게 합니다.

9월 20일 풍경이지만, 이 글을 보고 가시는 분들은 꽃 백일홍보다 해바라기가 먼저 반겨줄 것 같은데요, 이제 해바라기 꽃밭으로 가봅니다.

고창 학원농장 해바라기 밭

까슬까슬 보리 수염이 애틋한 청보리 시즌을 지나 시간을 달리해서 해바라기가 피고 지고를 네 번 했다 싶으면 어느 때보다 선명하게 돋보이는 전략을 써서 주목을 받고 하는데요, 저 혼자서 꽃피울 수 없는 자연의 순리에 따라서 오늘도 할 수 있는 한 열일 인증입니다.

파란 하늘을 달궜던 열기는 세찬 소나기에 아스라한 운무 꽃으로 번져 가고 그 사이로 발목 높이 메밀꽃 길이 구불구불 심심할 틈 없이 따라드는 지금 하늘을 곱씹으며 목을 축이는 들녘은 세상 느긋합니다.

매년 해바라기 꽃 파종 위치가 달라 다녀온 사람이 사진을 보면 그해 사진인지 아니면 몇 해 전 사진인지 금방 구분할 수 있는데요, 올해는 청보리밭 손 조형물에서 드라마 도깨비 촬영 세트장까지 쭉 해바라기 세상입니다.

올봄 청보리 수확을 한 후 잠시 황화코스모스가 반겨주던 곳인데요, 그곳에 해바라기를 식재했지만 8월 중순에 꽃피우려고 했지만, 폭염에 제때 피지 않아 다시 파종한 것입니다.

지난해에 비하면 규모로 보나 생육으로 보나 절정은 아니지만 허리춤까지 일렁이며 자태를 뽐내는 해바라기 향연은 절로 응원을 하게 되는데요, 이 더위에 용케도 피워내서 영특하고 오지네요.

비가 와서 더 호젓한 고창 학원농장은 주말로 치는 금요일 마치 전세를 낸 듯 혼자만의 감성 충전 제대로입니다.

메밀꽃이 9월 20일경이면 보기 좋다고 해서 관광버스로 오신 단체 손님들도 있는데요, 비가 장대비가 되었다 이슬비가 되었다 변덕을 부리는 통에 몇몇 분만 내려 해바라기 꽃 감상입니다. 메밀꽃 보러 왔다가 대신 해바라기 꽃에 힐링로드네요.

메밀꽃 필 무렵 드라마 도깨비 주인공 공유의 손에 한 아름 들려 있던 메밀꽃이 추억처럼 피어나는 순간입니다. 아스라하게 멀어져 가는 은은한 꽃향기인 양 세트장 너머 메밀꽃밭은 이제 잠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켜고 있는데요, 지난 추억만으로 아름드리 꽃피우는 메밀꽃 향연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습니다..

비가 축축하게 감싸는 황토 밭길 사이로 기운 없이 고개를 숙이며 이제나저제나 비를 소원하더니 꽃잠에서 금방 눈뜬 아이처럼 몽글몽글 설렘 만발하는 여름 같은 가을 어느 날 여기는 9월 20일 고창 학원농장 가을을 그리는 해바라기의 꿈 에피소드였습니다.



글, 사진=심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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