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한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대덕구의 농촌 마을 '용호마을'

2024년 7월 장마는 강하고 거칠게 지나고 있습니다. 장마의 끝 무렵이지만 새롭게 형성되어 다가오는 태풍으로 인해 아직 조금 더 견뎌내야 한시름 놓게 될 것 같습니다.

잠시 장맛비가 소강상태인 틈을 타 폭포처럼 쏟아부은 장맛비로 인해 걱정하는 마음으로 '용호마을'에 다녀왔습니다.

이곳 용호동은 윗마을을 '상 용호동'이라고 하고 금강과 가까운 구석기 유적이 있는 곳은 '하 용호동'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이곳 상 용호동은 계족산 자락 안쪽에 자리 잡고 있어서 매우 조용하고 평화로운 농촌 마을입니다.

71번 시내버스 종점으로 '대전 동신 과학고'에서 시작하여 종점인 이곳에서 잠시 머물며 버스 기사께서 한숨 돌리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버스정류장 옆에는 할머니 할아버지 탑이 있는데, 선돌을 할아버지 탑 또는 장군석이라 하고 막돌로 쌓아 놓은 탑을 할머니 탑이라 합니다.​

본래는 두 탑 모두 잡석을 원추형으로 쌓아 올린 것이었으나, 수십 년 전 큰 장마로 탑이 떠내려가자 그 자리에 현재의 장군석을 깎아 세운 것이라고 합니다.

주민들은 마을 입구에 서 있는 선돌과 탑에서 매년 음력 정월 열나흗날 저녁이면 나쁜 병마나 재앙이 들지 않고 동네가 잘되게 해 달라는 의미로 거리제(탑제)를 지내고 있습니다.

모내기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허벅지 높이 가까이 벼가 자라고 있었습니다. 염려한 것과는 달리 배수 기능이 잘되어 전혀 피해를 보지 않은 것 같아 가슴을 쓸어내렸답니다.

제법 습한 날씨에 땀 흘리며 용호마을을 살펴보던 중 갑자기 장대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하더니 바람마저 거세게 불어 빗방울이 사선으로 땅에 내리꽂히기 시작했습니다. 커다란 우산을 들고 카메라 셔터 누르려고 하면 바람이 훅 불어와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바람이 사진 촬영을 방해했습니다.

그래도 힘으로 버티면서 마저 둘러보지 못한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장맛비로 용호천의 물색은 황톳빛으로 흐르고 있었고 어딘가에서 비를 피하며 움츠리고 있던 왜가리 두 마리가 잠시 장맛비의 소강상태로 거센 물살이 잦아든 시점에 식사하는 듯했습니다.

하천 주변을 둘러보니 밤새 많은 물이 가득 차올라 찰랑거리며 흐른 흔적이 남아있었습니다. 그나마 얼마 전 하천 보수공사를 한 이유에서인지 범람하지는 않아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장마 기간에도 벼를 비롯해 많은 식물은 쑥쑥 자라 호박도 앙증맞고 예쁘게 열려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호박잎을 쪄서 된장에 밥을 싸 먹었던 기억이 언제였는지 가물가물할 정도로 현재의 식단이 많이 바뀐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맘때쯤이면 호박 된장국에 고춧잎무침 등으로 밥 한 공기를 뚝딱 해치울 정도로 맛있었던 기억에 갑작스레 침이 고이고 있습니다.

비가 내리는 날이면 온통 녹색 빛이 가득한 세상이 더욱 싱그럽고 촉촉해져 또 다른 힐링으로 다가옵니다. 다만, 인류가 무분별하게 자연을 훼손한 덕에 현재는 홍수와 가뭄 등으로 자연이 주는 잔소리를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 당연한 시기인 것 같습니다.

봄이면 이곳 상용호동 마을 천변 가로수는 아름다운 벚꽃이 활짝 피어난답니다. 몇 차례 소개한 적이 있으니 한 번쯤 찾아오거나 기억하는 대덕구민이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배롱나무꽃이 피는 계절입니다. 배롱나무꽃도 올해 비가 많이 와서 그런지 예년에 비하면 풍성하게 꽃핀 모습을 대전에서 찾기 어렵다는 사진가들의 볼멘소리가 들려옵니다.

용호마을 한 바퀴를 거닐고 공영주차장에 도착하니 다시 거센 비바람이 불고 있었습니다.

이곳 용호마을은 마을주민의 노력으로 벌써 두 권의 책이 발행되었는데, 한 권은 용호동 주민의 행복한 배움의 일상을 담은 '용호일기'와 우리네 인생 이야기 한번 들어보실래유? 의 '꼬순내' 책이 대덕문화원의 주체로 발간 되어있었습니다.

대덕구 계족산 자락 조용하고 아름다운 대덕구의 농촌 마을 '용호마을'을 비 오는 날의 풍경으로 소개해 봤습니다. 가끔 조용한 산책이 필요할 때나 농촌 마을로 귀농이나 귀촌을 꿈꾸시는 분들께 이곳 상 용호동 '용호마을'을 추천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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