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전
<서구여행> 희망이 피어오르는 대전 정뱅이 마을
[1월 소식] #대전서구 #대전서구소식 #1월소식
희망이 피어오르는 대전 정뱅이 마을
글·사진 안성진 여행작가
대전의 정뱅이마을은 삼국시대 소정방이 머물렀던 역사적 공간으로, 2024년 여름 홍수 피해로 깊은 상처를 입었습니다.
주민들의 따뜻한 온기 속에서 다시 희망을 찾아가고 있는 정뱅이 마을의 모습을 소개합니다.
희망의 무지개가 피어오르는 대전 정뱅이마을 이야기
어느덧 겨울이 찾아왔습니다. 2024년이 눈 깜짝할 새 지나간 이 시점에서 지난 여름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대전시에서 가장 큰 홍수 피해를 입었던 정뱅이마을. 삼국시대, 당나라 소정방이 머물렀다고 하여 ‘정방 마을’로 이름 붙여진 이곳은 한때 정겨운 벽화와 골목길 예술로 사랑받던 곳이었지만, 폭우와 갑천 제방 붕괴로 상처를 입었습니다. (‘정방마을’ 보다 ‘정뱅이마을’로 불리기를 좋아하는 마을 주민의 이야기를 따라 이하 정뱅이마을로
칭합니다.)
갑자기 찾아온 수해로 무너진 평화
약 15년 전, 정뱅이마을은 ‘100년 후에도 살기 좋은 마을’이라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변신했습니다. 벽화가 골목을 물들이고, 오래된 생활 용품과
예술작품이 주택과 담장을 채웠습니다. 그 시절 카메라를 들고 이곳을 찾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흑백 텔레비전과 석유곤로 같은 물건들,
고즈넉한 시골 풍경, 그리고 마을에 비치된 타슈 자전거를 타며 즐겼던 순간들. 하지만 지난 7월의 폭우는 많은 것을 바꿔 놓았습니다. 갑천 제방이
터지고, 물길은 순식간에 마을을 집어삼켰습니다. 침수된 집과 농지가 처참한 모습을 드러낸 그날, 주민들은 눈앞의 재난에 속수무책이었습니다.
물길이 열어 준 희망의 조각들
수해 복구 작업이 시작된 정뱅이마을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안정을 찾아갔습니다. 복구가 대부분 진행 후 마을에서는 ‘물길이 열어 준 희망의 조각들’이라는 주제로 재난복구 감사 예술제를 열었습니다. 이 행사는 마을 주민과 예술가들이 힘을 모아 만든 새로운 시작의 장이었습니다.
이번 예술제의 중심에는 수해 현장에서 발견된 물건들이 있었습니다. 낡은 사진첩, 오래된 그릇, 침수된 집에서 나온 소품들. 그것들은 단순한 유물이 아니라 주민들의 기억과 이야기를 담은 시간의 조각들이었습니다. 특히, 터진 둑과 가장 가까웠던 한 집은 재난의 흔적을 그대로 간직한 채 전시장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여상희 작가, 오리 솟대… 예술이 숨쉬는 마을로
이곳에서 만난 ‘여상희’ 작가는 대전과 부산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사라져 가는 도시와 그 속의 기억을 기록하는 예술가였습니다.
그녀는 재난 속에서도 희망을 찾아내는 작업을 통해 정뱅이마을 주민들과 함께했습니다.
“재난은 누구에게나 상처를 남기지만, 그 안에서도 희망의 싹을 틔울수 있습니다.
저는 그 역할을 예술로 하고 싶었어요.”
‘여상희’ 작가
그녀는 재난의 흔적을 그대로 살리며 마을을 새롭게 재해석하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또한, 침수된 농가 주택의 벽에는 무지개 띠를 그려 주민들에게 희망을 전달했고, 전시장에서는 진흙 속에서 돋아난 새싹이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재난을 딛고 일어난 주민들의 꿈과 마을의 미래
마을 주민들과 나눈 대화에서, 그들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마을 재난복구에 주축이 된 한 주민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 마을은 이제 평화롭고 안정된 생활을 이어가는 데 초점을 맞추려고 합니다. 요양원에 가지 않고 이곳에서 노후를 편안히 보낼 수 있는 시설을 마련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이 마을은 단순히 재난을 극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가고 있었습니다. 주민들은 서로에게 의지하며 새로운 희망을 일구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지금 나아가는 중입니다.”
재난을 딛고 일어난 정뱅이마을은 이제 더 큰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아픔을 예술로 승화시키고, 희망을 이야기하며, 다시 한번 삶의 터전을
일구고 있습니다. 정뱅이마을의 이야기는 단순히 한 마을의 재난 극복 기록이 아닙니다. 그것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함께 나아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아닐까요? 앞으로도 여행 작가로서, 이 마을의 변화하는 모습을 응원하며 계속해서 기록으로 남기겠다는 다짐을 해 봅니다.
위 블로그 발행 글은
"대전광역시 서구청 소식지" 원고를 바탕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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