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시간 전
[블로그기자단] “하하호호 웃으면 걱정도 탈탈” 송파 탈춤 페스티벌 현장 속으로
글·사진: 블로그 기자단 김연지
더할 나위 없이 하늘도 맑고 싱그러워 어디로든 떠나고 싶은 주말이 지나갔네요. 송파구 석촌호수 서호에 자리를 잡은 서울 놀이마당에서는 4월 26일부터 27일까지 “하하호호 웃으면 걱정도 탈탈” 송파 탈춤 페스티벌이 펼쳐졌습니다.
“하하호호 웃으면 걱정도 탈탈” 송파 탈춤 페스티벌
일시 : 2025.4.26.~27. 15:00
장소 : 서울 놀이마당
주최·주관 : 송파구 / 후원 : 송파산대놀이보존회
“하하호호 웃으면 걱정도 탈탈” 올해의 송파 탈춤 페스티벌의 이름이 정겨운데요. 탈탈에서 탈은 탈춤의 탈을 의미하기도 하고, 뭔가를 덜어내고 털어버리는 동작을 상징하기도 하지요. 중의적이면서도 해학적이었어요. 이번 탈춤페스티벌에서는 2022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한 송파산대놀이뿐만 아니라 각 지역의 고유한 문화를 느낄 수 있었던 자리였는데요. 많은 구민분과 귀빈들이 함께 참석해 주셨습니다. 첫 시작은 석촌호수 아뜰리에부터 서울놀이마당까지 이어진 신명나는 길놀이였습니다. 탈춤은 오랜 세월 동안 사람들의 삶과 희로애락을 담아낸 탈춤은 그 자체로 살아 있는 역사이지요. 긴 시간을 넘어 전승된 장면을 보며 한국의 전통을 느껴봅니다.
길놀이에 이어 양주별산대놀이보존회의 양주별산대놀이가 펼쳐졌어요. 양주별산대놀이는 서울 중심의 경기지방의 전통적인 가면극인데요. 남녀의 대립과 갈등, 파계승에 대한 풍자, 양반에 대한 모욕이 담겨 조선 후기 서민 문화의 특성을 볼 수 있었어요. 거드름 춤과 깨끼춤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옴중춤 한 판이 펼쳐졌어요.
애사당 법고놀이의 장면에서는 서민생활의 희로애락과 인신매매 등 당시 사회의 타락상이 적나라하게 보입니다. 우리 조상은 답답한 현실을 이렇게 해학적으로 풀어내며 살아냈겠지요.
다음은 수영야류보존회의 수영야류입니다. 수영야류는 부산시 수영지역에서 전승되는 민속 가면극으로 정월대보름 저녁에 마을 사람들이 함께 즐기던 축제이며, 길놀이와 군무, 4과장의 탈놀음으로 구성된다고 해요. 야류라는 말이 생소했는데요. 부산지방의 수영에서는 탈춤을 한자 들 야(野)자를 써서 야류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길놀이 춤인 셈이지요. 경상도 지역에는 양반문화가 강해서 양반을 풍자하는 놀이가 많다고 해요. 수영야류 속에서 타락한 양반들을 말뚝이가 희롱하는 장면들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26일 “하하호호 웃으면 걱정도 탈탈” 송파 탈춤 페스티벌의 마지막은 경산자인단오제보존회 자인팔광대가 장식하였습니다. 자인팔광대는 경상북도 경산시 자인면에서 전래되어온 탈춤으로 경산자인단오제의 다섯 마당 중 하나라고 해요. 한자리에서 우리의 문화유산들을 볼 수 있다니 신기한 경험이었어요.
신라시대부터 전승되어 온 경산자인단오제에서는 한장군대제를 지내고 나면 마을의 수호신 한장군에 뜻을 추모하며 여원무를 추고 배우잡희를 열었는데 이 배우잡희가 바로 팔광대의 전신이며 8명의 광대가 판을 벌여 팔광대로 부른다고 합니다. 양반과 하인이 대립하며 화해하는 스토리를 통해 계급사회 내 양반의 모습을 폭로하며 제1마당이 시작되었어요. 답답했던 신분제 시대에서 깊은 풍자를 통해 백성들은 마음속에 쌓인 울분을 해소하고, 억눌린 감정을 웃음으로 풀어낼 수 있었겠지요. 특히 인물 간의 관계를 섬세하게 표현해 감동을 주었는데요. 탈 속에 표정을 감추는데도 감정선이 그대로 느낄 수 있으니 신기합니다.
땅바닥에서 줄을 타며 연기자들과 재담을 나누는 줄광대 마당이 펼쳐졌고 마지막은 관객과 함께 어우러져 신명나는 춤판이 진행되었습니다. 이렇게 탈춤페스티벌의 첫날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이번 탈춤페스티벌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 건 전통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구성한 무대였습니다. 마당극은 마당에서 보아야 더 그 느낌이 살지요. 실내공간이 아닌 마당에서 함께 보니 더 생동감이 있었던 거 같아요. 27일에도 길놀이, 진주오광대 예천청단놀음, 송파산대놀이가 이어졌습니다.
서울놀이마당 안쪽에서 무대가 진행되는 동안 바깥에서는 송파산대놀이 탈 만들기, 윷놀이, 팽이 돌리기, 굴렁쇠 등 전통 민속놀이 체험존이 운영되고 있었어요. 아이들과 어른들 모두 좋아하는 전통놀이 시간이었습니다.
탈춤페스티벌은 단순한 공연을 넘어, 우리의 뿌리를 돌아보고 미래를 꿈꾸게 하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신분제 사회 속에서 우리 조상들은 탈을 쓰고 신분과 체면을 넘어 진짜 자기 자신을 드러내며 웃고 울며 삶을 노래했죠. 어려웠던 시기에 비관에 빠져있는 게 아니라 해학으로 풀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시대를 넘어서 그 정신과 마음은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네요. 진정 걱정과 근심을 날리는 탈춤 한판의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송파구에서 전통문화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축제가 더 많이 진행되어 전통이 계승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봅니다.
※ 본 기사는 블로그 기자단이 작성한 글로, 송파구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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