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이 넘은 역사의 현장, 성공회강화성당을 가다
길고 길었던 여름이 가고 어느덧 가을이 되었습니다.
점점 더 짧아져서 아쉬운 어느 비 내리는 가을날,
대한성공회 강화성당을 찾았습니다.
성공회 강화성당은 1893년 선교 시작 이후 성당을 건축해
1900년 성당으로 축성한 유서 깊은 성공회 성당입니다.
국가유산 사적으로 지정된 강화성당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건립한
한옥 형태의 성공회 성당이기도 하죠.
용흥궁공원을 지나 고즈넉한 관청길을 걸으면
독특한 건축양식을 지닌 강화성당을 만나게 됩니다.
외부는 우리나라 전통 한옥 양식이지만
내부는 기독교 바실리카 양식을 충실히 따르고 있어요.
고대 로마에서는 공공건물로 사용되던 바실리카 양식은
주열에 의해 세 칸으로 나눠진 직사각형 모양의 건물입니다.
이후 교회 양식으로 많이 사용되었죠.
강화성당은 한국의 대표적인 바실리카 양식 건물이자
한국과 서양 건축 양식의 절충을 보여주는
독특하고 중요한 가치를 지닙니다.
정문으로 올라가는 계단에도
강화성당의 역사이자 우리나라의 근대사가 깃들어 있습니다.
1943년 일제 강점기 말기 전쟁 물자 공출을 위해
일본 제국은 강화성당 정문 계단 난간과 종을 강제로 압수했습니다.
한일강제병합 100년을 맞이한 2010년,
일본 성공회 성직자와 신자들이 화해와 평화의 마음을 담아
정문 계단 난간을 복원하여 봉헌했다고 합니다.
성공회는 16세기 영국의 종교개혁에서 시작된 그리스도교단 중 하나입니다.
영국, 영어권 국가, 과거 영국 식민지였던 국가에 주로 분포합니다.
건축 양식이나 미사, 주교, 사제(신부), 부제 등의 직제는
가톨릭과 유사해 보이는데요.
그래서인지 천주교 성당에서 볼 수 있는
성수를 담은 그릇, 십자가의 길 그림을 볼 수 있었습니다.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홈페이지에 따르면
‘개혁된 가톨릭’, ‘교황 없는 천주교’,
‘교리에 너그러운 정교회’
또는 ‘가톨릭 전통을 유지하는 개신교’라는 표현으로
성공회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성당 내부에는 강화와 성당의 역사를 담은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1900년 준공 당시, 1921년 성당 내부의 모습도
사진으로 남아 있는데요.
지금의 모습과 비슷하죠?
몇 차례 보수를 했지만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그럼 대한성공회 강화성당의
아름다운 내부 모습 잠시 감상하실까요?
입구에 있는 종은 일제가 공출해 간 후,
다른 종을 임시로 사용하다
1989년 교우들의 봉헌으로 한국 전통 범종을 만들었습니다.
본당 옆에는 사무실로 사용되는 한옥이 있습니다.
한옥 위에 십자가가 성당 부속건물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네요.
원래는 사제관으로 사용되던 건물인데요.
성당과 함께 지어진 사제관이 1985년 화재로 소실되어
당시 재건축하였다고 합니다.
100년이 훌쩍 넘은 강화, 그리고 조선과 대한민국으로 이어지는
한국의 근대사의 아픔과 희망을 품고 있는
성공회 강화성당을 함께 만나 보았습니다.
너무 빨리 지나가 아쉬운 이 가을날,
한국 최초 한옥식 성공회 성당인 강화성당을 방문해 보는 건 어떨까요?
아름다운 역사의 현장에서 다시 만나길 희망합니다.
🚶♂️
100년이 넘은 역사의 현장, 성공회강화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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