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사제 김대건 신부를 알고

천주교를 조금 이해하는 계기

충남 당진시 우강면 송산리 108


저는 천주교 신자도 아니고 특별한 종교를 갖고 있지 않은 사람입니다. 그렇지만 오늘은 충청남도 당진에 위치한 김대건 신부의 생가지가 있는 솔뫼성지를 문화유적지 탐방에 의미를 두고 다녀왔습니다.

솔뫼는 소나무 숲이 우거져 있다하여 붙여진 충청남도 당진시 우강면 송산리 지역이고 이곳에서 김대건 신부가 태어난 곳이기도 합니다. 김대건의 증조부인 김진후(金震厚)는 면천군수로 있을 때 내포(內浦)의 사도로 불리는 이존창(李存昌)에게서 복음을 전해 듣고는 벼슬을 버리고 이곳에서 신앙생활에 전념하다가, 1791년(정조 15) 신해박해 때 체포되어 해미감옥에서 10여 년간의 옥고 끝에 옥사한 곳이기도 합니다.

그 뒤 김진후의 셋째 아들 한현(漢鉉)이, 다시 23년 뒤에는 둘째 아들 택현(澤鉉)의 아들 제준(濟俊)이, 7년 뒤에는 제준의 아들 대건이 순교함으로써 32년 사이에 4대에 걸쳐 순교자를 내어 솔뫼는 ‘신앙의 못자리’로 불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시 유성 월드컵 경기장에서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를 마치고 이곳을 방문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그러다보니 당시 유성에서 차량통제 자원봉사를 하던 생각이 나면서 머리가 숙연해지네요.

1946년 후손들이 김대건의 순교100주년을 맞아 김대건이 살던 집터와 소나무가 우거진 뒷동산을 포함한 4,600평을 매입하여 비석을 세웠고 대전교구는 1976년 성역화추진위원회를 결성하여 1977년 김대건의 동상과 기념탑을 건립함으로써 비로소 솔뫼성지가 조성되었다고 합니다.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를 추모하기위해 방문하는 천주교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소가 되었다고 합니다.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의 생가지는 조촐한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김대건 신부님의 초상화가 위치한 생가지 앞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기도하는 모습이 가슴을 뭉클하게 했습니다. 종교를 떠나 교황님께서 우리 대한민국을 방문하여 김대건 신부님 초상화를 바라보며 보여주신 모습에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김대건 신부님의 생가지를 둘러보고 밖으로 나오니 소나무 숲으로 우거진 산이 나타났습니다. 그곳을 올라가니 소나무숲 사이에 김대건 신부님의 입상이 세워져 있었고 그곳을 찾는 참배객들이 끝도 없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이곳을 찾아와보니 솔뫼라는 말이 조금은 알 것 같았습니다.

솔뫼성지는 천주교 대전교구에서 관리하는 곳이라 그런지 대전교구 역사관이 세워져 있네요. 이곳에서 김대건 신부님에 대해 다시 한 번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김대건 신부는 1821년 8월 충청남도 당진에서 출생하였는데 천주교의 박해가 닥칠지 몰라 일곱 살 무렵 조부 김택현에 의해 경기도 용인 ‘골배마실’이라는 산골로 이사를 했고, 16세 때인 1836년 모방신부에 의해 신학생으로 뽑혀 최양업(토마스)와 최방제(프란치스코)와 함께 마카오로 유학하여 신학을 공부했고 상해에서 페레올 주교 집전으로 신품을 받았다. 그러나 1846년 6월 5일 체포되어 9월 16일 새남터에서 25세의 젊은 나이에 군문효수형을 받고 순교하였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신부 김대건 신부님이 25세의 젊은 나이에 그것도 사제 생활 1년 1개월 만에 순교하였다는 것도 가슴이 아팠고 솔뫼성지 곳곳에 세워진 천주교를 상징하는 시설을 둘러보는 마음이 착잡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2021년 유네스코 세계기념인물로 선정되었다고 합니다.

이제는 천주교 성전을 들어가 보았습니다. 천주교 신자가 아님에도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숙연해지는 걸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방문한 곳은 매듭을 푸는 성모님 경당이라는데 천주교 신자들이 방문해서 기도하는 모습이 숙연했습니다.

이어 방문한 곳은 대성전 스테인 글라스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것을 보고 성지답다는 생각이 들었고 2,500명이 예배를 볼 수 있다는 소리를 듣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는데요 유럽의 대성전에 비해 소박하고 규모는 작았지만 한국적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 세계 가톨릭 청년들의 최대 축제인 가톨릭 세계청년대회가 오는 2027년 서울에서 열리는데 이곳 솔뫼성지에 100만 명 정도의 청년들이 방문한다고 합니다. 종교를 떠나 대한민국의 자랑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번 가을여행은 이곳 솔뫼성지를 한번쯤 다녀오시길 추천합니다.

솔뫼성지

주소 : 충남 당진시 우강면 송산리 산 45-3

입장료 : 무료, 주차장 여유

* 취재일 : 2024년 9월 25일

※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 류두희님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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