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황톳길을 걸으며 여유를 즐기는 '석장승 마실길'

이리저리 둘러보면 어디든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드는 따스한 봄날의 햇살이 자꾸만 밖으로 나오라고 끌어당기고 있습니다.

주말에 날 잡아서 멀리 가지 않더라도 잠시 눈을 돌려 주변을 살펴보면 가볍게 걸으며 산책할 수 있는 좋은 길이 많은데요. 오늘은 봄꽃으로 가득한 대덕구 걷기 좋은 길로 석장승길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오랜만에 찾아간 석장승은 머리에 금줄과 흰 종이를 달고 있었는데 이건 제를 지낸 것처럼 보였습니다.

원래 음력 시월에 산신제를 지냈으나 근래에는 음력 정월 열 나흗날 자정쯤 산신당에 제를 지내고 석장승으로 와서 거리제를 지낸다고 합니다. 장승과 선돌에 금줄을 두르고 그 앞에 황토를 깔아 놓고 부정한 사람의 접근을 막는다고 합니다.

본래 이 장승은 법동 법천골마을 한복판을 흐르는 냇가를 중심으로 오른쪽에 천하대장군, 왼쪽에 지하대장군으로 있었는데 이 일대가 재개발되면서 현재는 법동 입구 도로 양쪽에 세워져 있게 되었습니다.

도로를 사이에 두고 바라보는 모습에 살짝 미소가 번져 있습니다.

이 돌장승은 원래 고려 시대에 만든 나무 장승이었는데, 약 300여 년 전에 돌장승으로 바꾸었으며 대덕구청으로 옮겼다가 현재는 동춘당로 양쪽으로 다시 이전되었다고 합니다.

이 장승은 선돌이 같이 있는 점이 특이하며 조선 시대의 장승과 비교해 볼 수 있는 가치 있는 문화재로 인정받아 1989년 3월 18일 대전광역시의 민속문화재로 지정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스토리가 흐르는 정려의 길"에 법동 석장승에 대한 이야기가 적혀 있습니다.

석장승 마실길 안내도는 법동시장 북문으로 들어가는 곳의 표지판과 함께 세워져 있습니다. 접근성이 좋은 도심의 도로변 옆에 자리하고 있어 따로 시간 내지 않고 가볍게 산책하며 걸을 수 있습니다.

봄이 시작되자 얼어붙어있던 땅이 녹듯 잠자고 있던 많은 생명이 살아있음을 알리며 고개를 들고 다시 초록색으로 물들이고 있는데요.

산사나무꽃이 피기 시작한 이곳은 하얀 꽃송이를 보며 벌이 연신 날아다니고 있습니다.

하얀 꽃망울이 촘촘히 모여 피는 게 꼭 수국과 비슷해 보이지만 수국보다는 꽃이 작아 작은 꽃다발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꽃을 보면서 걸으니 정말 꽃길을 걷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잔디에는 민들레 씨앗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바람이 불면 씨앗을 날리며 퍼져 가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이곳은 작은 꽃 터널로 주변에는 넝쿨로 자라는 장미와 능소화 나무가 심어져 있는데 장미보다는 능소화가 아름다워 능소화가 피는 여름에 더 화려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바닥이 도심에서 보기 힘든 황토로 되어 있어 부드러운데요. 그래서인지 제가 걷는 시간에 맨발로 걷는 사람도 볼 수 있었습니다.

조금 걷다 보니 다시 표지판이 나왔습니다. 다른 길로 가면 은진송씨정려각과 송애당이 나온다고 합니다. 전 계속 석장승 마실길을 걸을 예정이라 앞으로 쭉 계속 걸어갔습니다.

소나무가 우거진 숨겨진 마실길에는 현재 철쭉이 아름답게 피어있습니다. 하얀색의 철쭉과 분홍색의 다양한 철쭉이 화사함을 감추지 않고 피어 있습니다.

눈이 시원해지는 초록 바탕에 아름답고 화려한 꽃송이가 멋진 봄 풍경을 연출하고 있어 걷는 내내 즐거운 기분입니다.

철쭉은 걷기 좋은 마실길과 그 앞에 인도 중간쯤 심어있어 마실길을 걷는 사람도, 인도로 걸으며 지나가는 사람 모두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습니다.

꽃이 지고 나면 초록 잎만 남겠지만 그래도 현재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음에 기분이 좋아집니다.

석장승 마실길에서 다시 중리동 걷기 좋은 산책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산책길이 짧지 않아 천천히 걷기 좋고 또한 조용하고 한적해서 봄기운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한낮에는 나무 그늘에서 여름처럼 뜨거운 햇살을 피할 수 있으며 꽃향기를 맡으며 부드러운 황톳길을 걷다 보면 봄과 같이 마음이 여유롭고 부드러워질 것 같습니다.

오늘은 대덕구 석장승 마실길에서 봄의 여유를 느껴보시는 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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