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기자] 울산 남구 실내 데이트 코스 울산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제12회 울산국제목판화 페스티벌 다녀왔습니다!
제7기 남구 블로그 기자단 오준서입니다.
본격적인 여름 더위가 시작되고 장맛비 또한 여러 차례 지나간 이후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부쩍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실내 장소를 찾아 나서기 바쁜데요.
우리 블로그와 함께하고 계시는 이웃 여러분들의 올여름 계획은 어떠하신지 궁금해집니다.
오늘 제가 준비한 내용은 우리 울산 남구에 있는 대표적인 실내 데이트 코스죠.
바로 울산문화예술회관에서 지금 현재 열리고 있는 ‘제12회 울산국제목판화 페스티벌’에 다녀온 내용입니다.
화합과 공감 그리고 소통, 다양성 등을 주제로 하며 특히나 우리 울산의 고대 역사라 할 수 있는 반구천 암각화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기원하며 열린 행사입니다.
그래서 더 뜻깊고, 의미 있다 할 수 있는 ‘제12회 울산국제목판화 페스티벌’엔 총 10개국 작가들의 목판화 작품 170여 점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전시는 오는 7월 28일까지 울산문화예술회관에서 진행될 예정입니다.
그럼 어느 나라 작가들의 어떤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지, 두드러지게 눈에 띈 여러 작품들을 같이 한 번 감상해 보시겠습니다.
제12회 울산국제목판화 페스티벌
■ 관람 장소 : 울산문화예술회관 제1,2,3,4 전시관
■ 관람시간 : 2024. 7. 17.(수) ~ 7. 28.(일), 09:00~18:00
- 매주 월요일은 울산문화예술회관 휴관일로 휴관.
■ 체험행사 :
- (1차) 2024. 7. 19.(금) ~ 7. 21.(일), 11:00~17:00
- (2차) 2024. 7. 27.(토) ~ 7. 28.(일), 11:00~17:00
- 에코백, 부채, 종이에 찍어보기 등(1일 선착순 100명)
■ 도슨트 투어 :
- 2024. 7. 20.(토) ~ 7. 21.(일)
- 2024. 7. 27.(토) ~ 7. 28.(일)
- 오전 11시, 오후 2시
우선 이번 목판화 페스티벌에는 우리나라 작가들을 비롯해 리투아니아, 타이완, 태국, 영국, 호주, 중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 세계 각국에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는 목판화 작가들이 참여했습니다.
울산문화예술회관 제1전시장에서부터 제4전시장까지 모든 전시동을 목판화 작품들로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특히 이번 목판화 페스티벌이 더욱더 의미 있다 할 수 있는 것은 지난 11년간 반구천 관련 작품을 전시함으로써 반구천 암각화의 유네스코 등재를 함께 염원하며 작가의 목판화 작업에 관람객 또는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여 함께 작품을 완성해 나갔는데요.
이는 작가와 시민과의 만남 또한 성사시키는데 그 목적과 목표를 둠으로써 그냥 한 번 왔다가 살펴보고 나가는 통상적인 전시회와는 달라 보였습니다.
먼저 제1전시장에 있는 여러 다양한 작품들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들 몇 가지 소개 드려 보겠습니다.
프랑스 출신 진 로드즈 작가의 인간의 얼굴을 주제로 한 작품입니다.
‘12 Visages’. 12개의 얼굴을 뜻하는 말인데요. 이 작품은 이 세상의 이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각자 얼굴에 지닌 다양한 표정과 다양한 모습을 예술적으로 표현한 작품입니다.
얼굴에 나타나는 외면적 인상과 표정은 비슷해 보일지라도 내면적으로 저마다 품고 있는 사연과 감정은 각기 다름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계속해서 프랑스 출신 아리안 프뤼 작가의 ‘범죄 현장’이라는 작품입니다.
전시장에서 직접 육안으로 봤을 땐 뭔가 스토리가 있는 작품이겠거니 생각했습니다만 작품의 이름처럼 범죄 현장일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는데 작품 제목을 보고 조금은 의아스러웠습니다.
목판화 페스티벌에 출품된 이 작품은 아리안 프뤼 작가의 실제 작업실을 재현해 그린 것으로, 작업실 바닥 재료를 판으로 활용하여 그 위에 작가 본인이 누워 있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어떻게 여러분들 보시기에 범죄 현장처럼 보이는지 궁금합니다.
이번엔 우리나라 한국 작가의 작품 하나 살펴볼게요.
피노키오와 피아노를 미술과 음악의 상징으로 작업하여 이번 목판화 페스티벌에 출품한 민경아 작가의 작품인데요.
이 작품에서는 거짓말하면 코가 길어지는 피노키오의 코를 주제로 활용하여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와 위 사진 속 나와 있는 인물인 베토벤 등 명화와 명인들에게 피노키오의 코를 접목시켜 작가 본인의 다양한 철학을 표현해 내고 있었습니다.
보통 목판화라고 하면 나무로 된 판자에 쓰임새가 각기 다른 조각칼을 활용하여 판자를 조각한 다음 먹이나 물감 등 색료를 묻혀 한지나 종이에 찍어내는 예술을 생각하기 십상이잖습니까.
하지만 이번 목판화 페스티벌에는 요즘 현대화 문명과 문물에 부합하는 가상공간에서 체험하는 설치형 판화 작품이 출품되어 유심히 살펴보고 왔습니다.
장양희 작가의 작품으로 보통의 판화 전시에서는 보기 어려운 설치 작품을 출품함으로써 울산문화예술회관에서는 가장 넓은 공간인 제1전시장의 공간을 가득 채우는데 일조하고 있었습니다.
작품에 나타난 바를 그대로 표현해 보자면 넓은 잔디마당이나 짙은 녹음의 풀숲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거나 무언가를 찾는 듯해 보였지만 실상은 비실체적인 느낌과 현존과 동시에 부재하는 실존의 불안함과 공허함 그리고 무상함을 느끼도록 표현된 작품이라고 합니다.
역시 이러한 예술작품들은 어떻게 보느냐에 대한 관점에 따라 보이고 느껴지는 바가 다를 수 있음을 절실히 깨닫는 바입니다.
신장식 작가의 ‘상팔담에서 본 금강산’이라는 목판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지난 2018년 남북정상회담 당시에 회담당 내부에 내걸렸던 작품으로, 금강산 상팔댐에서 본 금강산의 풍경을 오방색을 입혀 단순하게 표현한 작품입니다.
첩첩산중을 겹겹이 표현한 것이 인상적이었고, 산 중턱에 자리하고 있는 민가 또는 작은 집들을 표현한 것이 눈여겨볼 만한 이 작품의 포인트였습니다. 살면서 단 한 번도 금강산에 가보지 않았지만 창문 밖의 금강산 풍경을 보는 듯한 느낌도 주었습니다.
계속해서 제2전시장과 제3전시장에 왔습니다. 이 두 전시장에서는 앞서 제1전시장에서 살펴본 위엄 있고 무게감 있는 목판화 전시보다 무언가 더 재밌고 스토리가 있을법한 전시들이 다수 있었습니다.
먼저 둘러본 작품은 이석순 작가의 울산 나들이라는 작품으로, 고래 한 쌍이 나들이를 나와 울산대교와 십리대숲 등 울산의 명소들을 행복하게 여행하는 모습을 담은 작품입니다.
모두에게 소개하고 싶은 마음과 울산으로 여행 오라고 초대장을 보내고 싶어 하는 작가의 의중을 잘 나타내고 있었습니다.
또 봄에 벚꽃 활짝 핀 울산의 모습을 담은 전보미 작가의 살기 좋은 울산이라는 작품으로, 따스한 봄날에 온 지천이 화려한 꽃으로 물든 아름다운 울산을 표현했습니다.
특히 태화루를 부각시켜 그 주변의 풍경을 담고 울산의 기상을 담은 고래의 형상을 나타내며 역동적이고 희망적인 울산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어 홍진숙 작가의 태초의 기원과 상상이라는 작품입니다.
아무래도 이번 목판화 페스티벌이 반구천 암각화의 세계유산 등재를 기원하는 좋은 취지로 열리는 행사인 만큼 일부 작품들로 하여금 반구천과 조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태초의 반구대 암각화에는 인간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으며 이 작품을 통해 그들의 기원을 함께 찾아보고자 하는 작가의 깊은 뜻이 있습니다. 물이 가득한 반구대 암각화의 원초적 이미지를 통하여 선사시대적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이번엔 반구천 암각화에 색상을 입힌 작품 바로 김현진 작가의 존재#20202라는 작품입니다.
인류의 공통적인 열망은 바로 기록과 표현입니다. 선조들은 자신들의 존재를 여러 기록으로 남긴 바 있는데요.
김현진 작가 역시 무언가를 기록하는 것을 좋아하며 기록을 통해 선조를 만나고, 우리는 기록을 통해 서로 만나며 창조한다는 작품 세계관으로 무언가를 창조하고 공유하기에 존재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답니다.
앞서 서두에 이번 목판화 페스티벌 행사 정보에서 언급했듯이 작가의 목판화 작업에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며 작가와의 조우의 시간과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씀드렸었죠.
목판화 페스티벌, 목판화 축제라는 행사답게 에코백과 부채, 종이에 찍어보기 등의 여러 체험행사도 다채로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또한 여러 작품들에 마련된 빈칸에 스탬프로 작품의 빈 공간을 채우는 작품 참여 체험 등 평소 접해보지 못한, 또는 접하기 힘든 이색적인 체험들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중국 츠이 샹후아 작가의 북방의 시라는 목판화 작품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이 작품은 시적인 분위기로 광활하면서도 고요한 중국의 북방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저는 이 작품을 보면서 처음에 당연히 독수리겠거니 했던 이 새는 바로 종달새라고 합니다.
또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 너머로 울려 퍼지는 메아리와 하늘과 땅은 하나가 되며 별빛 아래 언덕은 굽이지는 중국 북방을 모두 8장의 목판화 작품에 담아낸 멋진 작품이었습니다.
구한말 고종이 미국 외교관에게 하사한 태극기가 90여 년 후 국내로 다시 기증된 원형의 태극기에 매료된 배남경 작가는 천안 독립기념관에 소장된 여러 박물 자료 등에 영감을 받아 작가 마음에서 우러나온 태극기를 제작하게 되는데요.
그 태극기의 이름은 애국가의 한 소절인 ‘하느님 보우하사’로 지금 보고 계시는 작품입니다.
마지막으로 제4전시장에서는 시대가 요구하는 많은 부분들, 삶도 다르고 생각도 다름을 의미하는 다양성에 관한 작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세계가 마주하는 다양성 속에서 서로 소통하고 공감할 때 우리의 갈등은 치유되는데요.
판화는 바로 이러한 치유의 진정성을 회복하는 예술임을 잘 보여주는 작품들은 또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호주 출신 클레어 험프리스 작가의 인생의 비극과 내 인생 어딘가의 당신이라는 작품으로, 중요한 가족의 사망 후 물려받은 섬유를 탐구한 작가는 장례 의식에서 사물의 역할이나 물건이 상실을 중재하는 힘에 대해 고찰하였습니다.
천은 마치 보물 상자에서 꺼내거나 주머니에서 꺼낸 것처럼 구겨지고 주름진 상태로 묘사되는데요.
접히고 펼쳐진 흔적은 친밀하고 열고 닫는 몸짓을 암시하면서도 죽은 사람들의 물건이 할 수 있는 존재와 부재를 나타내는데 그 움직임을 불러일으킨다고 전합니다.
이언정 작가의 늦은 밤 운전하며 보았던 흐드러진 꽃들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작품입니다.
고요하고 시원한 공간에서 흩날리는 매화나무의 모습과 청량한 도시에 아기자기한 공간들은 작가의 상상에 의해 탄생하였고, 밤의 어두움과 낮의 밝음을 비교한 듯 같은 공간, 다른 느낌을 여실히 잘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이어 김동기 작가의 곶자왈 프로젝트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곶자왈은 제주도에 있는 특정한 숲 지대를 일컫는 말로, 지형이 울퉁불퉁하고 나무와 덩굴 그리고 양치류 등이 우거져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죠.
김동기 작가는 제주도 곶자왈의 거대하고 웅장한 장면을 목판화로 재현하여 목판화 페스티벌에 출품된 곶자왈 프로젝트는 가로 4조각, 세로 6조각 등 총 24조각으로 점진적으로 연결시켜 무성히 번성하고 생동하는 자연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한 폭의 그림이라 해도 믿을 정도로 신기하고 멋졌습니다.
다음은 중국 장 다오홍 작가의 돔둥지 도시라는 작품인데요.
공정과 기계, 부러진 벽과 장벽, 영어 신문 등으로 구성된 기석 가산이 포함된 작품입니다.
전체라는 한 장면 속에 부분과 부분을 계속하여 건설하고 건축하는 장면들을 삽입시켜 건설자가 이러한 좋고 나쁨과 옳고 그름을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그 속에서 발견한 우리나라 현대건설기계의 중장비 한 대가 보입니다.
영어로 적힌 HYUNDAI라는 글자가 유독 눈에 들어온 것은 아마 울산에 살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여기서 잠시 제주도의 또 한 곳을 목판화로 표현하고 있는 작품 하나를 만나게 됩니다.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강정동에 위치한 대한민국 해군의 군항인 강정해군기지가 들어서기 전에 있었던 구럼비 바위라는 곳을 표현한 작품입니다.
조국의 평화를 지킨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평화의 풍경을 깨부수고 해군기지를 조성한 것에 대한 작가의 의중을 나타낸 작품이었습니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곳이지만 이 작품을 통해서 보건대 정말 구럼비 바위 정경 그 자체가 평화였네요.
이어서 일본 준 요시다 작가의 붓꽃 병풍의 이미지라는 작품입니다.
준 요시다 작가는 일본에서 예술이라는 개념이 현대에 정립되기 전 그리고 장르가 세분화되기 전 양식의 잠재성에 초점을 맞추고 판화와 같은 사고방식을 포함하는 혼합적인 구성을 지향한 바 있는데요.
시각적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만들어진 빽빽한 층을 이룬 이미지는 순수한 아름다움에 대한 갈망에서 비롯되었고요.
창작 과정에서 여러 차례 변형되는 등 현대 사회의 여러 독소로 인해 악화되고, 왜곡되며 스스로를 소진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특히 이미지에 나타나있는 것들이야말로 아름답지만 회복을 향하는 길잡이인 희생의 제물로서 이미지의 존재를 표현하고자 했답니다.
이로써 울산문화예술회관 제1전시장부터 제4전시장까지 모든 전시장을 판화 작품들로 가득 채우고 있는 ‘제12회 울산국제목판화 페스티벌’ 현장을 모두 둘러보았습니다.
분명 목판화 페스티벌로 알고 갔는데 우리가 익히 아는 일반적인 목판화가 아닌 목판화라는 장르에 예술을 더한 전시였는데요.
둘러보는 내내 말 그대로 예술작품을 보는 듯했습니다.
7월 28일까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습니다만 이렇게 좋고 멋진 전시회는 빨리 다녀오는 것이 상책이죠!
잠시 더위를 피해 울산문화예술회관에 오셔서 반구천 암각화의 유네스코 등재를 함께 기원하는 좋은 취지로 열리고 있는 ‘제12회 울산국제목판화 페스티벌’을 관람하시며 목판화라는 장르의 매력에 흠뻑 취해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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