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떠난 여행길에서 좋은 인연을 만나는 것만큼 설레는 일이 있을까요? 지난 금요일 테미오래에서 행복한 경험을 했답니다. 그 이야기 들려드릴게요.

중구 대표 여행지라면 테미오래를 빼놓을 수 없는데요. 그중에서도 6호 관사는 테미갤러리로 쓰이고 있습니다. 대전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은 개성 있는 작품을 소개하고, 테미오래를 찾은 여행객들은 지역 작가들의 예술세계를 관람할 수 있어요.

지난 20일부터는 김지영 작가의 개인전 <My Favorite Lake 2024>가 절찬 진행 중입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호수’라는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대청호를 주제로 한 작품전인데요. 대청호는 김지영 작가가 매일 산책하고 명상하는, 그래서 가장 사랑하는 장소입니다.

김지영 작가는 대전에서 나고 자라 고등학교까지 다녔습니다. 서울에서 미대를 졸업하고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작품 활동과 전시를 했지만, 장장 9년에 걸친 방황을 겪게 되었다는데요.

그 사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면서 대전으로 돌아왔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잠시 쉬어가려고, 다시 어디론가 떠나가려고 고향을 찾았지만 우연히 대청호를 발견한 이후, 뿌리내리고 살기로 마음먹었답니다.

대전에서 유년기를 보냈지만 당시에는 대청호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는데요. 이제는 자동차로 10분이면 닿을 수 있는 이곳을 매일 걷고 느끼며 살고 있습니다.

덕분에 잠들어 있던 예술혼까지 다시 깨울 수 있었는데요. 하루에도 햇살과 바람에 풍광이 달라지고, 계절과 수위에 따라 또 구간에 따라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대청호를 그리게 된 것이죠.

그리고 지난 2021년에는 9년 만의 개인전, <My Favorite Lake>전을 개최했답니다. 대청호가 말없이 건넨 위로와 희망이 김지영 작가의 손끝에서 새롭게 탄생한 것이죠.

테미갤러리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My Favorite Lake>라는 똑같은 제목에도 결이 다른 작품을 선보이는데요. 지난 전시에서 대청호의 풍경을 아이패드에 그려냈다면 이번 전시에서는 대청호를 산책하면서 느꼈던 느낌을 캔버스 위에 직접 표현했습니다.

캔버스 위에 색색이 물감을 짜고 길이 10cm 정도의 롤러로 문지르면 예상하지 못한 무늬가 생긴다는데요. 한 겹 한 겹 색과 무늬가 겹쳐지는 모습이 우리 삶과도 닮은 것 같아 요즘 즐겨 시도한다고 합니다.

테미갤러리에 방문한 분들이라면 다들 아시죠? 햇살 비춰드는 아늑한 방, 방과 방을 연결하는 반질반질한 마룻바닥, 붉은 벽돌 건물을 따뜻하게 품고 있는 아기자기한 화단에 매료되는데요. 김지영 작가도 이곳이 마음에 들어 두 번째 전시 장소로 정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막상 전시회가 다가올수록 부담도 커졌다는데요. 그때 마음을 달래주고 용기를 불어넣어 준 것도 대청호였습니다.

대청호를 거닐며 찍었던 수많은 사진들을 들춰보고 그중에서 몇몇 장면을 고르고 골라 사인펜으로 그려냈는데요. 덕분에 테미갤러리에서는 대청호의 봄여름가을겨울을 한눈에 담아볼 수 있어요.

일찍 찾아온 더위에 온 세상이 뜨겁게 달궈졌었는데, 이번 주말부터 장마가 시작한다죠? 회색빛 도시 속에 숨어있는 쉼터, 테미갤러리로 오세요. 김지영 작가가 상주하며 대청호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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