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래동'이라는 이름보다 '비래골'이라는 이름 더 익숙한 것은 아무도 모르는 골짜기의 의미로 더 각인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경부고속도로 굴다리를 지나면 도시라는 이미지를 느끼지 못하는, 시골 어느 개울이 있는 마을 정도로 느껴지는 대전의 숨겨졌던 여행지이기도 합니다. 옥같이 맑은 물이 흐른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 ’옥류각‘ 외에도 거대한 고목의 느티나무와, 고인돌까지 챙겨볼 수 있는 비래골로 여행을 떠나 봅니다.

꽃과 작은 폭포와 계곡물이 어우러지고, 그 위에 고택의 고즈넉함이 더해지니 풍류를 즐기기에는 손색이 없습니다. 조선시대 수양을 쌓고 시문을 즐기던 곳으로 시간 여행을 하면서, 도심 속에서의 바쁨을 잠시 잊고 온전한 휴식 속으로 들어가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옥류각은 건물 아래로 계곡물이 흐르는 낭만이 있는 주택 구조라서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대전 여행 명소이기도 합니다.

비래골 여행은 대전 선비마을 아파트 5단지 뒤쪽의 무료주차장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적당한 크기의 무료주차장이 있어서 차량 주차가 편리하다는 것이 장점이고요. 인근 주민들에게는 가벼운 산책을 즐기기에 좋은 곳이기도 합니다.

도심 속에 있으면서 경부고속도로 굴다리를 지나는 순간 바로 만나는 것은 아주 거대한 고목 느티나무 두 그루입니다. 대전광역시 보호수로, 수령은 약 600년이 넘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성인 네 사람 정도가 팔을 벌려야 할 정도로 아주 거대한 고목인데요. 한 그루가 아닌 두 그루의 고목이 마주하고 있는 것은 대전에서 유일한 느티나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래골'이라는 이름부터 시작하여 신앙적 부분으로 접근하여 볼 수도 있는데요. 아주 오래된 느티나무에 소원을 빌기도 하고, 옥류각을 품고 있는 비래사까지 소원을 빌어보는 곳들이 많이 존재합니다. 느티나무 바로 앞쪽으로는 잘 인식되지 않아서 지나칠 수 있는 고인돌이 두 개가 있습니다. 청동기시대의 대표적인 무덤인 고인돌 앞에는 설명이 잘 나와있으므로 한 번씩 읽어보고 가시면 좋고요.

시작부터 웅장한 스케일로 고인돌과 느티나무를 보았기 때문에 옥류각에 오르기까지 약 10분 정도의 가벼운 오르막 등산로는 편하게 주변 풍경을 감상하면서 올라갈 수 있습니다. 올라가는 전 구간에 벚꽃나무가 촘촘히 있어서 봄꽃을 구경하는 즐거움도 있습니다.

특히 3월과 4월에는 벚꽃과 계곡물이 어우러져 즐거움이 더해지는데요. 옥류각 초입부터 옥류각을 거쳐 절고개 중반까지 이어지는 계곡물을 따라 걷는 등산 코스도 옥류각을 오르는 즐거움을 더해줍니다.

조금 오르다 보면 동춘당생애길 조형물이 있는데요. 옥류각에 대한 설명이 나와 있는데요, 동춘당은 조선시대 송준길의 호입니다. 대전에서는 3송(동구의 송시열, 대덕구의 송준길과 송규렴)이 유명한데, 송시열의 우암사적공원, 송준길의 동춘당공원, 송규렴의 제월당과 취백정 등 각각의 명소는 한 번쯤 여행을 즐겨보는 것도 좋습니다.

옥류각에 오르는 중간에도 작은 정자가 하나 있는데 오르는 걸음, 피곤함을 잠시 쉬어가는 것도 좋겠죠. 앞쪽으로는 벚꽃이 만개하고, 그 앞으로는 계곡물소리가 들리니 조선시대 속으로 들어가서 휴식을 즐겨볼 수 있는 곳입니다.

계곡을 따라 걸어 올라가는 것도 좋습니다. 큰 도로를 따라 편하게 걸어도 되고, 데크길로 걸어도 되고, 험하여도 계곡물 옆길로 걸어봐도 좋습니다. 작은 폭포가 있었던 자리는 지금은 조금 무너져서 폭포를 연상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하늘을 바라보면 벚꽃이 뒤덮고 있어서, 잠시 감성여행 떠날 준비를 하기도 하고요. 복잡한 벚꽃 명소를 찾는 것도 좋지만, 제대로 꽃구경을 하기 위해서는 한적한 곳으로의 여행도 좋겠죠.

그리 높지 않고 멀지 않기 때문에 아침, 저녁 산책 코스로도 좋은 곳입니다. 10여 분 걸어서 올라가면 드디어 옥류각이 보이는데요. 옥류각 데크길이 시작되기 전에 작은 돌비석의 글귀를 읽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가슴에 새길만한 좋은 글이 담겨 있습니다.

아마도 대전 여행 명소를 이야기할 때 사진으로 한 번쯤 볼 수 있었던 곳이기도 한데요. 거대한 바위를 흘러내리는 폭포수가 너무 멋진 곳입니다. 특히 비가 내린 다음에는 폭포수가 장관을 이룹니다.

물줄기는 계족산 어느 부분에서 시작되어 두 곳이 합쳐지는 곳이기도 합니다. 한 곳은 산세가 험하여 거슬러 올라가기 어렵고, 다른 한 곳은 옥류각 아래, 그리고 절고개를 오르면서 만날 수 있는 약수터까지 이어져 있습니다.

이곳에도 두 개의 고목이 있습니다. 느티나무에 대한 설명과 역사적인 부분의 설명들이 옥류각 바로 앞에 있습니다.

옥류각은 몇 해 전까지는 직접 마루에 올라가 볼 수 있었는데, 지금은 많이 낡아서 출입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1989년 3월 18일 대전광역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었고요. 송준길이 학문을 갈고닦던 곳임을 기념하기 위해 제월당 송규렴 등 제자들이 세운 누각입니다. 현판은 김수증의 글씨이고, 옥류각 앞쪽에 바위에는 '초연물외' 라고 하는 송준길의 글씨가 암각으로 새겨져 있습니다.

조금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서 옥류각의 모습을 조금 크게 촬영해 보았습니다. 석가탄신일이 얼마 남지 않아서인지 연등이 준비되어 있네요.

옥류각 옆으로는 비래사가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초입의 느티나무부터, 비래사에서도 소원을 빌어볼 수 있는 곳들이 있으므로 고민이 있는 분들은 한번 찾아가 보시기 바랍니다. 비래사를 지나 담장 너머에는 이름은 알 수 없는 3층 석탑이 있습니다. 이곳으로부터 산 쪽으로 더 올라가면 절고개와 계족산성 등으로 산행을 즐겨볼 수 있습니다.

물론 여기서부터는 본격적으로 계곡물을 따라 산행을 시작하게 됩니다. 물소리가 꽤 듣기 좋습니다.

담장 안쪽의 비래사의 모습입니다. 사진의 우측으로는 바위 앞에 기도를 할 수 있는 야외 법당도 있습니다. 봄꽃도 구경하고, 소원도 빌어보면서 산행까지 할 수 있는 비래사 옥류각으로 여행을 한번 떠나보세요. 아는 만큼 즐길 수 있는 역사여행으로도 분명 만족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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