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신상 미술관 겸 카페 '뮤지엄 호두'

연중무휴 미술관

천안 뮤지엄 호두

충남 천안시 동남구 광덕면 광덕리 174

보통 월요일에는 대부분의 박물관, 미술관은 쉬는 경우가 많다. 우연찮게 가족들과 월요일에 시간이 맞아도 박물관, 미술관이 열린 곳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여기, 뮤지엄 호두 이곳은 연중무휴라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뮤지엄 호두는 동시대 미술의 동향을 읽는 전시 개최 및 다양한 예술 프로그램 운영, 양질의 작가 지원 프로그램 확대를 통해 충남 뿐만 아니라 한국 예술 발전에 기여하고자 2023년 11월 천안 광덕면에 개관하였다.

한적한 시골길을 드라이브 삼아 30여 분을 달려가면 주변 산새와 어우러진 하얀색의 미술관이 보인다. 한쪽의 주차 공간에 주차를 하고 주위를 둘러보니 화이트블럭 천안 창작촌이 보이고 카페 호두와 그 앞에 잔디가 펼쳐있다.

뮤지엄 호두, 현재는 2024.7.10.(수)~2024.11.10.(일)까지 김희라 개인전<열매를 맺지 않겠다>이 열리고 있다.

김희라 작가의 기획전 <열매를 맺지 않겠다>는 일상에서 쉬이 접할 수 있는 ‘당연함’을 들여다보고 건네는 ‘반문’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전시장을 채운 작품들은 주변에서 접하기 쉬운 옷과 천, 실, 액자 등으로 제작되어 있었고, 무슨 의미를 하고 있는 것일까 궁금해 하며 우리는 관람을 하기 시작했다.

▲ 당연한 것은 없다

▲ 어쩔 수 없는 시간

▲ 절대 가지고 가지 마세요 ▲ 뒤집어 놓지 마세요

김희라 작가는 오랜 기간 옷장 안에 쌓여있던 옷들을 잘라내기 시작했다. 동시에 그 옷에 담긴 추억을 회상하고, 그 때의 목소리를 기록했다. 입는 것에 지나지 않았던 옷을 감상과 관찰의 대상으로 전환시켰다.

작가는 일상 속 넋두리, 잡스런 생각, 우연한 경험 등 생활 이야기를 실제 옷과 사물에 담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일상 속 경험과 같은 생각 조각들을 재료 삼아 바느질하다 보면 처음과는 전혀 다른 상상의 산물이 되기도, 경험과 생각이 구체적으로 담긴 이미지가 되기도 한다.

작가는 사라지기 쉬운 사소한 것들이 주는 즐거움을 온 몸으로 맞이하면서도, 그 사이에서 고민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 빨래줄에 잘!

갤러리를 좋아하는 우리는 종종 미술관을 찾곤 한다. 내가 예상하는 생각의 한계를 벗어나 창의적인 작품을 보며 전혀 새로운 생각의 반전을 느끼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미술관에 가면 입구에 비치 되어 있는 팸플릿을 찾아 읽어보며 또는 작품 옆에 설명되어 있는 글들을 읽어보며 작품을 둘러보곤 한다.

처음에는 내 눈으로 본 느낌 그대로 이해해보고, 그 다음 작가의 설명을 읽으며 작가가 만든 의도를 짐작하고자 하는데 작품 하나하나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없어서 조금은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딸아이가 이러한 작품을 만드는 데에 엄청난 시간과 정성이 들어가는데 너무 짧은 시간 안에 둘러보고 나오면 좀 아쉽다는 듯이, 꼼꼼하게 보고 가자는 이야기를 했다.

어느새 이렇게 생각이 자랐는지 기특했다.